일본, 화장품 시가총액 최대 9배 폭등 … 화학은 1-2배 확대
화학저널 2019.12.23
일본기업들은 화학·섬유부문 시가총액 순위에서 화장품기업들의 위상이 확대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상장기업의 주가에 발행완료 주식 수를 곱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지표로, 최근 일본 화학·섬유 관련기업 사이에서는 시가총액 순위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원래 상위를 차지하고 있던 전통적인 화학 메이저들과 대항할 수 있을 수준으로 시세이도(Shiseido)나 코세(Kose) 같은 화장품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및 일상용품 소비액은 일반적으로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편이어서 과거에는 관련기업들의 수익과 자산규모에 비해 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과거와 전혀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화장품기업들은 주로 2013년과 2015년 시가총액이 상승했으며 상당히 급속도로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2013년 3월과 2019년 3월 월간주가(종가)를 비교하면 시세이도(Shiseido)가 1327엔에서 7987엔으로 약 6배 뛰었고, 카오(Kao)는 3080엔에서 8718엔으로 3배 정도 상승했다.
코세(Kose)는 2179엔에서 2만3300엔으로 9배 급상승했으며, Pola Orbis는 747엔에서 3530엔으로 4.7배 상승하는 등 약진했다.
반면, 주요 화학기업들은 약 1-2배 상승하는데 그쳤다.
화장품기업들이 급성장하게 된 것은 화장품과 일상용품 등을 주로 공급하는 사업기반을 갖춘 가운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 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게 된 시기적 배경이 겹쳐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얼굴이나 몸에 직접 사용하는 화장품과 화장실용 일상용품은 식품과 마찬가지로 안심할 수 있고 안전성이 높은 것을 추구하는 소비자 심리가 강한 분야이며, 최근의 수요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카오는 2013년부터 중국 수입업자들이 종이기저귀 브랜드 Merries를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경제가 급성장하며 해외 브랜드를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수입기업들도 해외 브랜드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고가제품일수록 좋은 물건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른 종이기저귀와 달리 프리미엄 노선을 추구하고 있는 카오의 Merries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14년 10월에는 화장품을 포함한 소모품들이 일본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들의 면세대상으로 지정됐고 2015년 1월에는 일정 경제력을 갖춘 중국인과 가족들에 대한 비자발급 요건이 완화되는 등 시장환경도 양호하게 조성됐다.
시가총액 상승이 2015년부터 이루어졌다고 답변한 화장품기업들은 주로 인바운드 수요에 수혜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은 초기까지만 해도 화장품을 병행수입할 때 고가제품 대신 중가제품을 주로 취급했으나 날이 갈수록 고가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화장품기업들은 해외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관광객들이 자신의 국가에 돌아가거나 다른 곳을 방문했을 때에도 일본 화장품 브랜드를 구입할 수 있도록 공급체제를 확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업실적이 계속 개선되고 있고 국내외 투자자들이 화장품기업에 대한 투자를 계속함에 따라 시가총액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2018년 하반기부터는 미국-중국 무역마찰로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코세 등은 화장품이 이미 일상용품의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어 타격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카오는 오히려 중장기적인 시장 변화를 예측하고 아시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거나 새로운 기술 이노베이션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화장품은 다른 산업의 진출도 용이한 분야이며 최근에는 전자상거래 발전으로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표, 그래프: <일본기업의 월간주가 변화(화장품·일상용품>
<화학저널 2019년 12월 23·3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