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아 자체생산으로 수출처 상실 우려 … 아시아 공급과잉 전환
무수프탈산(Phthalic Anhydride)은 아시아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고 있다.
아시아 무수프탈산 가격은 2020년 2월 애경유화가 원료 O-X(Ortho-Xylene) 생산량 축소로 가동률을 일부 낮춤으로써 일시적으로 강세를 나타냈으나 인디아가 자체생산을 강화하고 있어 조만간 상승행진이 종료될 것으로 판단된다.
인디아가 무수프탈산을 자체생산하게 되면 그동안 인디아 수출에 주력했던 한국‧중국‧타이완의 공급물량이 수요처를 상실함으로써 아시아 가격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존 인디아 수출물량을 어느 정도 동남아 수출로 선회할 수 있을지가 가격 수준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되나 수급구조로 볼 때 동남아가 전량 흡수할 수 없기 때문에 공급과잉 전환이 확실시되고 있다.
무수프탈산은 애경유화가 21만톤, 한화케미칼 8만톤, OCI 7만톤, 타이완 Nanya Plastics은 23만톤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절반을 유도제품 가소제 생산에 투입하고 나머지 절반은 수출하는 등 외부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한화케미칼과 OCI가 수출에 의욕적이며 과거에는 전무했던 중국 수출량이 2017년 이후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무수프탈산 수출량은 2019년 18만4392톤으로 전년대비 3.6% 증가했으며 중국이 3962톤으로 66.4%, 인디아 수출은 8만2546톤으로 61.5% 급증했다.
중국도 전체 수출이 2019년 4만3319톤으로 63.4% 증가했으나 타이완은 1-10월 기준으로 8만1935톤으로 전년동기대비 1.3%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디아 수입시장에서는 한국산이 40% 이상, 중국과 타이완산이 약 30%를 차지하고 있고 동남아 수입시장에서는 한국산이 약 20%, 중국산 약 30%, 타이완산이 약 40%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인디아가 자체생산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는 물론 중국, 타이완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인디아는 무수프탈산 내수가 40만톤으로 추정되며 연평균 5% 증가가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2019년에는 생산능력 15만톤을 갖춘 TCL이 증설 투자에 나섰고, IG Petrochemicals의 17만톤 프로젝트는 지연되고 있으나 2020년 4월경 디보틀넥킹을 통한 5만톤 확대 공사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디아의 자체생산이 본격화되면서 한국‧중국‧타이완기업들이 동남아 수출에 주력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나 주요 소비국인 인도네시아조차 내수가 10만톤 미만이고 성장률도 2% 수준이어서 인디아만큼의 흡수력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2018년 자금난으로 원료를 조달하지 못하고 감산했던 생산능력 7만톤의 PDW가 2019년부터 안정가동체제를 회복함에 따라 아시아 공급과잉 심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무수프탈산 현물가격은 2월 중순 CFR China 850달러, CFR SE Asia 880달러로 각각 20달러 하락했다.
가소제 DOP(Dioctyl Phthalate) 현물가격이 CFR China 940달러로 40달러, CFR SE Asia 역시 1130달러로 40달러 급락한 가운데 원료 O-X 현물가격이 2월 초 CFR China 750달러로 70달러, CFR SE Asia 760달러로 55달러 폭락한 영향이 겹쳤기 때문으로, 2월 말에는 폭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무수프탈산 생산기업들은 수요처들이 공급가격을 톤당 30-40달러 추가 인하할 것을 요구함에 따라 대응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우한(Wuhan)에서 발생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DOP 수요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직면해 춘절연휴를 2월9일까지 연장한데 이어 2월 중순에도 플래스틱 가공공장이 정상 가동하지 못함으로써 PVC(Polyvinyl Chloride)를 중심으로 폴리머 수요가 줄어들어 가소제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이 자동차, 전자, 섬유, 건축·건설 등 산업 생산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4월 말 또는 5월 말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나 수요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