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부터 메탄올‧아닐린‧초산 추가 … 정밀화학 원료는 수출 적극화
인디아가 메탄올(Methanol), 아닐린(Aniline), 초산(Acetic Acid)을 공업규격(BIS) 규제 대상으로 지정한다.
인디아 정부는 2020년 8월부터 메탄올, 아닐린, 초산 등 3개 석유화학제품을 BIS 규제 대상으로 지정하고 BIS 당국에 품질증명서 등 필요서류를 제출하고 수입을 허가받은 수출업자로부터만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화학제품을 BIS 규제에 포함시킨 것은 2019년 가성소다(Caustic Soda)에 이어 2번째이며 앞으로 대상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디아 정부는 화학을 중점육성 산업 가운데 하나로 설정하고 수입제품으로부터 자국산을 보호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메탄올 등 3개 품목은 8월3일부터 강제등록 대상에 포함되며 품질을 인디아 BIS 규격에 맞추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절차가 의무화된다. PAC(Polyaluminum Chloride)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닐린은 염료, 고무 가공, 각종 화학제품 원료로 사용되며 인디아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메탄올은 연료에 혼합해 사용하는 바이오메탄올 수입에 대해서도 별도 인‧허가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했다.
2019년 가성소다가 화학제품 가운데 처음으로 BIS 규제 대상이 돼 주요 수입제품이었던 일본산 유입이 차단되며 아시아 시황 하락에 일조한 바 있다.
국산 가성소다도 인디아 수출이 과거 4만-12만톤대에서 2016년 1만4841톤, 2017년 1만8674톤, 2018년 0톤으로 급격히 줄어들었으나 인디아가 2019년 8월경 BIS 등록을 허가함으로써 2019년에는 4만2100톤으로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일본이 2019년 하반기에 BIS 인증절차를 마치고 인디아 수출을 재개하면서 2019년 12월과 2020년 1월에는 인디아 수출이 0톤에 그쳤다.
메탄올, 아닐린, 초산도 규제 초기에는 시장의 혼란이 예상되고 있으며 수습에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인디아는 앞으로 화학제품 관련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화학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한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인디아에서는 비료 메이저를 모회사로 둔 민간기업 Deepak Phenolics이 2018년 인디아에서 최초로 페놀(Phenol)과 아세톤(Acetone) 등을 상업화했다.
특히, 석유화학 메이저인 릴라이언스(Reliance Industries)가 PVC(Polyvinyl Chloride)와 원료 EDC(Ethylene Dichloride)를 대량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MEG(Monoethylene Glycol) 등 합섬원료도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어서 새롭게 BIS 규제 대상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화학제품 외에 BIS 규제 대상이 된 소재 및 부품도 상당수 있으며 대부분 인디아 정부가 Make in India 정책을 중심으로 제조업을 육성하면서 규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디아는 전체 GDP(국내총생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까지도 15%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나 정부는 25%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시부의 실업률이 9%에 달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매년 1500만명 이상 증가하는 노동가능 인구를 흡수하기 위해서라도 제조업 강화는 긴급한 과제로 파악되고 있다.
인디아 정부는 제조업 보호 및 육성을 위해 앞으로도 관세정책과 BIS 규제 등 비관세장벽을 활용해 수입의존도 낮추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디아는 석유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수입규제를 강화하는 한편으로 정밀화학 원료는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인디아 기초화학제품‧화장품‧염료 수출촉진 협의회 CHEMEXCIL에 따르면, 인디아는 최근 중국의 뒤를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화학제품 원료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일본에 대한 수출액을 2019년 4-12월 전년동기대비 20% 확대한 것을 계기로 수출을 적극화하고 있다.
CHEMEXCIL은 1963년 인디아 상공부가 설립한 협의회로 △염료와 염료 중간체 △기초 무기‧유기 화학제품(농약 포함) △화장품‧비누‧화장실용품‧정제유 △기능 화학제품 및 윤활유, 피마자유 등 4개 위원회로 구성돼 있으며 생산기업과 무역상사 등 4000곳 이상이 가입돼 있다.
인디아는 중소 화학기업이 많고 중국만큼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추지는 못해 정부가 원하는 대로 수출량을 30% 정도 늘리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는 물론 대대적인 설비투자가 요구되고 있으며, 인디아 정부가 규제 완화와 설비투자 지원에 나서고 있어 조만간 중국 수준으로 중요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중국산 기초원료 수입이 정체되는 문제가 부상했으며 원료의약품(API)은 중국의 생산 차질이 중국산을 수입해 원료의약품을 제조한 후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는 인디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료의약품 외에는 인디아가 중국산 원료 의존품목이 드물어 타격이 크지 않으나 대부분의 원료가격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20-25% 정도 상승해 수익성 보전이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