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기업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종식된 이후 디지털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도 디지털 트랜스포매이션(DX: Digital Transformation) 추진을 준비해온 화학기업이 많았고 기존의 판단만으로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급변하는 니즈를 파악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가 무엇보다 시급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특히, 2030년은 유엔(UN)의 SDGs(지속가능한 개발목표) 실행을 위한 마지막 해이기 때문에 앞으로 10년 동안 관련 노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시장환경이 조성되고 있고 중시되는 가치까지 달라지고 있어 화학기업들의 발빠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DX 가속화로 인간의 역할도 변화
일본 화학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은 2030년 미래사회에는 디지털화,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진전이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DX가 급속도로 발전해 제조현장에서 수집한 정보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창의적인 업무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츠비시가스케미칼(Mitsubishi Gas Chemical)의 후지이 마사시 사장은 DX가 가속화되고 고도의 디지털 사회가 실현돼 사람들이 직접 참여할 필요가 없는 스마트공장이 자리를 잡음으로써 화학기업들은 개별기업 사이의 벽을 뛰어넘은 연계사회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NC의 야마다 게이조 사장은 AI가 사회 전반에 적용되고 바이오테크놀로지 진전으로 건강은 물론 업무도 AI가 일상적으로 지원하는 사회가 펼쳐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고령화가 심각해 노동력이 대폭 줄어들지만 IT기기를 사용해 설비를 자동으로 감시하는 기술 등이 산업계를 지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베코산(Ube Kosan)의 이즈미하라 마사토 사장은 DX 진전이 가속화되면서 민주주의가 현재와는 다른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NOF의 미야지 다케오 사장은 IT를 중심으로 한 기술 진보로 사람들의 행동 양식과 가치관이나 지향하는 바가 크게 바뀌고 사회도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오치 히토시 사장은 DX의 중요성, 편리함 등이 널리 인식되면서 세계 각국에서 급속도로 진전된 디지털 사회가 형성되고 의료, 헬스케어 시스템 고도화가 진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GC의 시마무라 다쿠야 사장은 제조현장에서 DX화가 진행되면서 AI, IoT를 활용한 정보 수집 작업을 기계에게 맡기고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창의적인 업무를 하는 것이 인간의 중요한 역할로 뒤바뀌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의 이와타 게이이치 사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돼 AI가 전기, 가스, 수도 등 사회 공공 인프라처럼 취급되기 시작하고 화학산업도 AI를 활용하는 산업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사회적 과제 해결과 환경보호는 여전히 “중요”
디지털화 뿐만 아니라 화학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유니티카(Unitika)의 우에노 슈지 사장은 디지털화가 진전되는 가운데 SDGs 기여도와 환경보호 등이 더욱 중요시되면서 화학기업에게도 사회적 책임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사회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aiichi Kogyo Seiyaku(DKS)의 사카모토 류지 사장은 2030년이 SDGs 목표연도라는데 주목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경종을 울리면서 서플라이 체인이 더욱 합리적으로 정비되고 B2B(Business to Business), B2C(Business to Consumer)로 구분하던 흐름은 디지털 가치가 확산되면서 C2B(Consumer to Business)로 변화할 것이라는 새로운 전망을 제기했다.
DIC의 이노 카오루 사장은 앞으로 사업규모와 상관없이 화학기업들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보유하고 있는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과제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의 하시모토 오사무 사장은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소재를 공급하는 화학기업들은 계속 세상의 변화에 맞추어 새로운 솔루션을 내놓기 때문에 사회가 기대하는 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덴카(Denka)의 야마모토 마나부 사장은 화학기업 가운데 SDGs를 중시하지 않는 곳은 점점 투자 대상에서 밀려날 것이라며 플래스틱 리사이클, 재생에너지,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화학기업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라카와케미칼(Arakawa Chemical) 우네 다카시 사장은 화학기업에게 SDGs로 대표되는 지구, 환경, 인간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욱 강력하게 요구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SDGs 뿐만 아니라 사회적 과제 전반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테이진(Teijin)의 스즈키 준 사장은 △환경가치 △안심‧안전‧재난방지 △저출생‧고령화 및 건강지향 등 테이진이 그동안 추구해온 3가지 솔루션에 대한 기대는 변화하지 않고 오히려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일본페인트(Nippon Paint)의 다나카 마사아키 회장 겸 CEO는 현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과제를 제기하고 지구온난화로 대표되는 환경문제, 고령화 사회 진전에 따른 연금 등 사회보장 문제, 에너지와 식량 문제 등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자국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지구적 과제 해결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택근무 일상화가 새로운 문화로…
코로나19 사태로 빠르게 정착한 재택근무 체제가 더욱 일상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3월부터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화학기업은 물론 대부분이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화학기업들은 이전부터 출근할 수 없는 특별한 상황에 놓인 직원들에게만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등 관련체제 정비를 마친 곳이 상당수였기 때문에 빠른 대응이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본기업의 코로나19 비상사태 속 재택근무 전환율이 90%에 육박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시하라산업(Ishihara Sangyo)의 다나카 겐이치 사장은 대부분 화학기업들이 코로나19 여파로 급히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하게 됐으나 결과적으로 직장 내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닛산케미칼(Nissan Chemical)의 기노시타 고지 사장은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화학은 물론 일본기업들의 전체적인 풍경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직원들이 직접 출근하기 위해 직장에서 가까운 도심으로 이동하거나 교통이 편리한 주택가에서 살아야 했으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재택근무가 일상화된다면 무리해 도심에 살 필요가 없어지고 주거지가 분산되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결혼‧출산‧육아 등으로 가로막혔던 여성들의 사회활동 기회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는 물론 유통‧소매‧결제가 자동화 혹은 무인화되면서 대다수 산업현장에서 온라인 활용이 가속화되고 정보기기와 통신 사업이 빠르게 고도화되기 때문이다.
닛폰케미칼(Nippon Chemical)의 다나하시 준이치 사장은 재택근무가 정착되면서 사내 회의는 물론 외부회의도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있고 앞으로는 더 넓은 지역을 배경으로 연계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위드코로나 시대에도 성장을 추구한다!
일본은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것이 변화하고 있고 투자를 자제하거나 변경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이미 정한 비전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화학기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소다(Nippon Soda)의 이시이 아키라 사장은 앞서 책정해둔 장기비전에서 제시한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시대에 맞추어 계속 변혁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도레이(Toray) 역시 기존의 비전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도레이의 닛카쿠 아키히로 사장은 앞으로 10년 동안의 변화를 파악해 비즈니스 모델 변혁을 추진하면서 지속가능하면서도 건전한 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장기 경영비전을 설정할 방침이라고 천명했다.
도카이카본(Tokai Carbon)의 나가사카 하지메 사장은 탄소로 사회를 책임지는 글로벌기업이라는 도카이카본의 비전을 강조하고 2030년에는 글로벌화, 디지털 이노베이션,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을 위해 기여하는 화학기업으로 성장해 있을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장기비전을 변화시키는 화학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화약(Nippon Kayaku)의 와쿠모토 아츠히로 사장은 최근 전사 차원에서 미래에 어떠한 화학기업으로 자리를 잡을지에 대해 다시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고, 세키스이케미칼(Sekisui Chemical)은 기존 장기비전에서 제시한 대로 ESG 경영을 실천하면서 사회적 과제 해결에 주력함으로써 사업규모를 2배로 확대하고 더 중요한 화학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도아고세이(Toagosei)의 다카무라 미키시 사장은 2020년부터 시작한 중기경영계획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도 수익원 창출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후지필름(Fujifilm)은 2030년까지 추진하는 CSR 계획을 바탕으로 환경, 건강, 생활, 일하는 방식, 서플라이 체인, 거버넌스 등을 경영 전반에서 중시하는 6개의 분야로 설정하고 있다. 스케노 겐지 사장은 사회적 과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가치관을 계속 발굴하고 변화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다이셀(Daicel)의 오가와 요시미 사장은 신규 장기비전에서 제시했던 이상적인 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IoT와 AI를 활용한 버추얼 컴퍼니 활동을 추진하고 위드 코로나에 맞추어 신속하면서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조직을 개편할 방침이다.
화학기업의 사회적 공헌 역할 “강화”
도요잉크(Toyo Ink)의 다카시마 사토루 사장은 지속가능성, DX, 생명과학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사업 뿐만 아니라 경영도 글로벌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Taiyo Nippon Sanso(TNSC)의 이치하라 유지로 사장은 10년 후에도 사업의 기본을 이루는 가치는 변화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도 기존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더욱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사회를 실현하는데 주력하고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는 화학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의 고보리 히데키 사장은 지속가능한 사회 구축을 위한 공헌과 아사히카세이 그룹의 지속가능한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데카(ADEKA)의 시로즈메 히데타카 사장은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의식주라는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아데카를 뉴노멀 시대에 맞추어 사회적 요구에 일치하는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경영과 CSR 일체화를 추진함으로써 사회적 과제 해결에 기여할 방침이다.
코로나 사태에도 신제품 개발과 통합 “기대”
일본 화학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신제품 개발이나 경영상 시너지를 중시하는 경향이 대두되고 있다.
쿠레하(Kuraha)는 앞으로도 독자적이면서 차별화된 기술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신제품을 창출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고바야시 유타카 사장은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세계 1위 혹은 온리원제품과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마루젠석유화학(Maruzen Petrochemical)의 나베시마 마사루 사장은 앞으로도 사회에 필요한 신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이전은 물론 이후에도 사회기반을 지탱하는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화학기업의 역할에는 변화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윤택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Nippon Steel Chemical & Material(NSCMC)의 사카에 도시하루 사장은 선택과 집중을 강화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성장 분야에서 독자적인 개발을 가속화하고, 특히 환경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신제품을 발표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체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산요케미칼(Sanyo Chemical)과의 경영통합을 준비하고 있는 Nippon Shokubai(NSC)는 새로 출범한 신포믹스(Synfomix)가 2030년경 단순한 소재 판매기업을 넘어서는 화학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NSC의 고토 유지로 사장은 신포믹스가 사회적 과제 해결을 위한 기능과 가치를 제공하고 화학기술을 기반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산요케미칼의 안도 다카오 사장은 신포믹스로 출범한 이후 강점인 솔루션 사업과 NSC의 강점인 경쟁력 높은 소재 밸류체인을 융합시켜 세계적으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는 화학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질을 정비할 방침이다.
히타치케미칼(Hitachi Chemical) 인수에 나선 쇼와덴코(Showa Denko)는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의 통합에서 얻을 수 있는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쇼와덴코의 모리카와 고헤이 사장은 히타치케미칼과의 통합을 통해 반도체, 모빌리티 등의 분야에서 생산제품군을 확충하고 서플라이 체인을 통합시킴으로써 원스톱형 첨단소재 파트너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를 표명했다.
아울러 세계 1위 수준의 기능성 화학기업으로 성장함으로써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페이스북(Facebook), 애플(Apple) 등 GAFA로 대표되는 거대 플랫포머의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
표, 그래프: <화학사업 회복을 저해하는 요소, 앞으로 경영자원을 투입할 분야, 코로나 사태로 얻은 교훈, 코로나 사태가 던진 경제과제, 코로나19 사태로 새롭게 창출될 사업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