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머지않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한다.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진은 2035년쯤 중국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을 추월할 것으로, 중국 국무원 산하 국무원발전연구중심은 3년 빠른 2032년 미국을 앞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서 가장 빨리 탈출한 후 경제회복에 매진한 결과 2020년 3분기 GDP 성장률이 4.9%에 달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1분기에 마이너스 6.8%로 곤두박질치고도 2분기에 곧바로 플러스 3.2%로 반등했고 3분기에는 2분기의 2배가 넘는 성장률을 달성했다.
최근 석유화학기업들이 반색을 넘어 눈이 휘둥그레지는 이유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내내 적자를 면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어떻게 질곡을 넘겨야 하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와중에 고민을 한방에 날려버렸으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에틸렌은 반등했으나 하락추세가 분명하니 논외로 하고, 프로필렌은 900달러 근처에서 초강세 행진을 거듭하고 있으며, 부타디엔은 폭등을 넘어 대폭등 현상이 나타나면서 1300달러에 육박했다. 벤젠도 다시 500달러를 넘보고 있고, SM은 공급과잉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연속 폭등하면서 900달러를 넘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폴리머는 더욱 심해 PE는 폭등을 거듭한 끝에 900-1200달러 사이에서 안착한 느낌이고 PP도 900-1000달러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PVC는 장기 약세 예상을 뒤엎고 1200달러를 돌파할 기세이고, PS는 폭등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ABS는 폭등과 대폭등 현상이 번갈아 나타남으로써 20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폴리에스터 체인인 MEG, P-X, PTA, PET만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모두 초강세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고 표현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이다.
그러나 석유화학 현물가격 대폭등 또는 초강세 현상이 중국의 경제성장률 회복만으로 가능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석유화학기업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가동률을 낮춘 것은 사실이나 손익분기점 가동률 85-90%를 상회하고 있어 중국 수요 증가가 대폭등 현상을 유도하기에는 역부족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부에서 무역상들과 석유화학 메이저들이 카르텔을 통해 수급을 조절함으로써 폭등을 유도했다고 주장하는 근거이다. 석유화학 현물가격은 미국이 중국 견제를 본격화하면서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크게 둔화됨으로써 2019년 하반기부터 폭락현상이 나타났고, 반대로 중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폭등현상이 나타날 수는 있으나 예상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수입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급률을 급격히 높이고 있고, 국제유가가 50달러를 돌파하면 미국의 셰일가스 베이스 신증설이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국제경제 석학 로버트 배로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중국이 2030년대에 총 GDP 면에서는 미국을 앞설 수 있지만 1인당 GDP는 추월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0년 중국의 1인당 GDP가 1만839달러로 미국 6만3051달러의 20%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정유‧석유화학기업들이 냉철히 되새겨보아야 할 요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석유화학 수요가 총 GDP의 영향을 받는 것인지, 아니면 1인당 GDP가 좌우하는 것인지 정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