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일본산 수입에 의존해온 반도체용 에폭시(Epoxy) 밀봉재를 국산화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 쓰이는 에폭시 밀봉재 제조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12월16일 밝혔다.
반도체 패키징은 회로가 새겨진 반도체 칩에 전기적 연결을 해주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밀봉 공정으로, 에폭시수지는 반
도체 칩을 밀봉해 열이나 습기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대부분 일본산을 수입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규모가 1조5000억원 정도로,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유기소재 가운데 가장 크지만 일본산 의존도가 87%에 달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일본산보다 열팽창 제어 성능이 우수한 에폭시 밀봉재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반도체 패키징 공정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에폭시의 열팽창 계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나 일본산 상용 에폭시는 반도체 칩보다 훨씬 높은 열팽창 계수 때문에 패키징 과정에서 부품이 휘는 등 불량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새로운 화학구조의 에폭시를 설계해 세계 최고수준의 낮은 열팽창 계수를 가진 에폭시 소재를 제작했다.
기존에는 보충재인 실리카(Silica) 함량을 높여 열팽창 계수를 낮추려는 연구가 시도됐으나 점도가 지나치게 높아 공정이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에폭시수지 자체의 구조만 변화시켜 공정을 쉽게 진행하면서도 열팽창 계수를 반도체 칩과 거의 유사한 수준(1도당 3ppm)까지 조절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에폭시 밀봉재는 일본산의 한계였던 12인치 이상 대면적 패키징이 가능해 앞으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자동차용 고성능 반도체 제작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은 2018년 10월 삼화페인트에게 이전됐고, 삼화페인트는 최근 에폭시수지 4종을 톤 단위로 양산할 수 있는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