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탄올(Methanol)이 장기간 상승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아시아 메탄올 거래가격은 6월부터 오름세를 시작해 12월 초에는 톤당 320-330달러로 8월에 비해 135달러 정도 폭등한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메이저인 캐나다 메타넥스(Methanex)가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북미 및 중남미 플랜트를 풀가동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동의 메탄올 생산기업들이 다수 가동을 중단한 반면 중국, 동남아, 인디아 수요가 회복됨으로써 수급이 타이트해진 영향으로 판단된다.
메탄올, 300달러 돌파 직전으로 상승
메탄올 현물가격은 12월11일 CFR Korea 톤당 325달러, CFR SE Asia는 315달러, CFR Taiwan 325달러로 폭등했다. CFR India도 249달러로 급등했다.
중동산 유입이 줄어드는 가운데 중국이 천연가스를 난방용 중심으로 공급하면서 원료 공급이 부족해 메탄올 생산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CFR China는 280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중국은 메탄올 재고량이 총 210만톤 이상으로 증가함으로써 현물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중국 Luxi Chemical이 11월26일 MTO(Methanol to Olefin) 플랜트를 재가동했고 곧바로 풀가동한 것으로 알려져 중국 수입가격도 300달러 넘어설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중동 및 동남아 메탄올 생산기업들이 중국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오퍼가격을 크게 올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현물가격 강세를 주도했던 국내 종합상사들은 CFR Korea가 11월 말 295달러로 300달러에 육박하자 국내 공급가격을 kg당 360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10월 말에는 330원에 불과했다.
국내 메탄올 시장은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 생산기업들이 정기보수를 앞두고 있어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동남아 가동 불안으로 수급타이트 전환
아시아 메탄올 시장은 봄철까지 약세를 계속했다.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한 직후 중국 수요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전 수준을 되찾았으나 동남아는 바이오디젤용 수요 부진이 여전했고 인디아는 봉쇄조치로 수요가 줄어들어 수입을 줄였기 때문이다.
인디아 수출에 주력해온 이란이 중국 수출을 확대한 것도 하방압력으로 작용해 4월에는 170달러를 형성함으로써 12년만에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6월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말레이지아 페트로나스(Petronas)가 단기간이지만 가동을 중단했고 7월에는 브루나이도 일시적으로 가동중단에 나섬으로써 공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을 재개해 휘발유 수요가 회복되면서 MTBE(Methyl tert-Butyl Ether)가 되살아났고 중국이 MTO 가동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자 8월에는 190달러로 반등했다.
8월 이후에도 이란이 230만톤 플랜트를 1개월 동안 가동중단했고 카타르는 품질 악화 문제로 10-11월 90만톤 플랜트를, 오만 역시 9월 말부터 수주 동안 100만톤 플랜트를 가동중단했다.
동남아에서는 브루나이가 앞서 셧다운했던 설비를 안정적으로 재가동했으나 페트로나스 설비는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반면, 유도제품 수요는 계속 증가함으로써 수급타이트가 장기화되고 있다.
MTO는 메탄올과 올레핀 스프레드가 축소됐으나 수익성을 충분히 올릴 수 있는 수준이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겨울철을 맞아 천연가스를 난방용 위주로 공급하면서 메탄올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메타넥스, 생산 확대에도 불확실성 여전
메탄올은 글로벌 최대 메이저인 메타넥스가 공급 확대를 준비하고 있어 조만간 수급이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메타넥스는 최근 글로벌 수요 및 시황이 회복됨에 따라 미국 루이지애나 가이즈마(Geismar) 소재 100만톤 플랜트를 디보틀넥킹해 생산능력을 10%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이즈마 플랜트는 원래 칠레에서 가동하던 100만톤 플랜트 2기를 이전한 후 2015년부터 상업가동해 미국 현지의 천연가스를 원료로 투입함으로써 우수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4월1일부터 가동을 중단했던 칠레 No.4 80만톤 플랜트도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메타넥스가 당초 계획했던 대규모 신증설 투자는 축소할 가능성이 제기돼 수급타이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되고 있다.
메타넥스는 최근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전체 생산능력 감축 및 설비투자 축소를 단행하고 있다.
칠레 No.4 플랜트는 재가동했지만 가이즈마에서 신규 건설을 준비하고 있던 180만톤 프로젝트는 투자액을 줄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넥스는 3분기 매출액이 2분기에 비해 증가했으나 2019년 3분기에 비해서는 대폭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감소세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일본, 1-9월 수입 118만톤으로 8.2% 감소
일본은 메탄올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일본은 메탄올 수요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2020년 1-9월 수입량이 118만8512톤으로 전년동기대비 8.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6월 코로나19 사태로 POM(Polyacetal), 포르말린, MMA(Methyl Methacrylate) 등 유도제품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7월 이후 상황이 개선됐으나 회복속도가 느려 코로나 이전 수준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사우디산은 1-9월 수입량이 58만9800톤으로 13.4% 감소했으나 1위를 유지했다. 사우디 플랜트의 가동률 저하가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말레이지아산은 여름철 가동중단 사태 영향으로 6만4406톤으로 36.6%, 트리니다드토바고산은 10만2642톤으로 38.2% 급감했다.
반면, 미국산 수입은 23만338톤으로 24.9% 급증했다. 메타넥스가 미국산 수출을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베네주엘라산은 13만5028톤으로 2.1배 폭증했다. 베네주엘라는 주로 유럽에 수출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현지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일본 수출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물을 중심으로 수입하는 오만, 카타르산은 0톤을 기록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