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가 사상 최고 영업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미국 테슬라(Tesla)의 배터리 내재화 추진, 애플(Apple)의 전기자동차(EV) 진출 선언 등 불확실성 요인이 다수였으나 전기자동차 시장이 계속 성장함으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사상 최초로 연간 흑자를, 삼성SDI는 분기 첫 흑자를 기록하고 후발 주자인 SK이노베이션 역시 호조를 누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이 3분기에 분사를 앞두고 처음으로 잠정 영업실적을 발표한 바 있으나 4분기는 잠정실적을 따로 내놓지 않고 LG화학의 다른 사업부문과 함께 영업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4분기 영업이익 7000억원대를 기록하고 LG에너지솔루션이 2000억원대를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배터리 사업 영업이익이 2분기에 흑자 전환하고 3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함으로써 1-3분기 2725억원에 달했기 때문에 4분기를 포함하면 전체 영업이익은 4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SDI는 4분기 배터리 3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SDI가 4분기에 중대형 전지부문에서 영업이익 720억원을, 소형 전지부문은 1283억원을 거두면서 전체 배터리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SDI는 3분기 영업실적 발표 당시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에서 손익분기점 달성이 근접했고 2021년에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단독으로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아직 흑자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우나 영업적자를 4분기에 900억원대로 크게 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분기에 배터리 사업 매출이 48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5배 증가했고 영업적자는 989억원까지 줄인 바 있으며 2022년 배터리 매출 5조원 중반대를 달성하고 흑자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배터리 3사는 2021년에도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전기자동차 지원을 강화하며 전세계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이 우려 요소로 지적되고 있으나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 판결이 예정대로 2월에 나오고 양사가 합의하면 불확실성이 해소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새로운 우려 요소로 떠오른 완성차기업들의 배터리 내재화 움직임은 오히려 국내 배터리 3사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등장했다.
SK증권 김영우 연구원은 “완성차기업들이 자체 배터리 생산을 시작해도 실제 기존 배터리 생산기업보다 우수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지 매우 불투명하다”면서 “경쟁력 있는 배터리 양산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완성차기업들이 배터리 생산기업과 비즈니스를 더욱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