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에서 박찬구 회장의 손을 들어 주목된다.
ISS는 주당 보통주 4200원, 우선주 4250원을 제안한 금호석유화학의 배당 안건과 박종훈 사내이사 선임,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을 포함한 사외이사 선임 등 쟁점이 되는 모든 안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반면, 박철완 상무 측이 제안한 주당 1만1000원 배당 안건과 박철완 본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에는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박철완 상무 배당안은 시장 환경이 어려울 때 재무적 부담을 줄 수 있고 이사선임 안건은 대체로 과격하고 충분한 설득력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ISS는 보고서에서 금호석유화학 측이 제안한 정관 변경과 이사회 후보 안건이 장기적으로도 지배구조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찬성 이유를 밝혔다.
또 재무제표와 이익 배당 안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의 총 주주수익률(TSR)과 이익창출 능력이 동종업계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금호석유화학이 제안한 CEO(최고경영자)와 이사회 의장 역할을 분리하는 정관변경에 대해서도 ISS는 이사회의 책임과 독립성을 충분히 강화할 수 있다며 찬성 권고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 의결권 행사를 자문하는 ISS가 금호석유화학 안을 지지하면서 3월26일 주주총회 표 대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가 금호석유화학 안건에 100% 찬성을 던진 것은 의미가 크다”며 “ISS 외에도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를 통해 제시안의 합리성과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에 박철완 상무의 장인인 허경수 코스모 회장까지 가세한 것으로 파악된다.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은 3월12일 금호석유화학 지분 0.05%를 약 30억원에 매입하고 박철완 상무의 특수관계인으로 등재됐다.
허경수 회장은 고 허만정 LG그룹 공동 창업주의 손자로, 허태수 GS그룹 회장과는 사촌 사이이다.
최근 박철완 상무의 모친도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소폭 매입하고 특별관계인으로 편입됐고 허경수 회장의 지분 매입까지 더해 박철완 상무 측의 지분율은 10.12%에서 10.16%로 소폭 늘어났다.
모친과 장인의 지분은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없으나 박철완 상무 측은 꾸준한 지분 확대를 통해 주주총회 이후 행보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