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박찬구 회장 측과 기싸움을 벌였다.
박철완 상무는 3월25일 입장문을 내고 회사측이 3월10일 공시한 주주총회 소집 공고에서 다른 의안들에는 회사측과 박철완 상무의 제안이 양립 불가하므로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으나 사내이사 선임 안건만 동일한 취지의 기재가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소집공고를 보면 사내이사는 회사측이 제안한 백종훈 후보와 박철완 후보 둘 다 선임할 수 있는 것처럼 읽힌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철완 상무는 “공고문을 읽는 주주들은 사내이사 선임에 있어 백종훈 후보와 박철완 후보 선임이 모두 가능하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며 “회사측이 유리한 쪽으로 표결을 진행하기 위해 의도를 갖고 미리 작업한 꼼수이자 주주들을 오도하는 의결권 행사 기만 행위”라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주주총회 안건 전부에 대해 박찬구 회장 편을 들었으나 사내이사 후보에 대해서만 회사측과 박철완 상무의 안건 둘 다에 찬성표를 권고했다.
박철완 상무는 “회사측이 국민연금에 사내이사 후보 안건은 경합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결국 1명만 선임이 가능하다고 하는 것은 현 경영진과 이사회에 대한 견제 필요성을 언급한 국민연금의 취지를 퇴색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박철완 상무의 주장에 대해 성립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3월9일 이사회와 주총 소집공고 시점까지 법원에서 박철완 상무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단순히 사내이사 후보 안건에 대해서 기재를 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에 대한 의견 표명서 등에서 사내이사는 1인을 선임한다고 명확하게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3월26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박철완 상무가 10%, 박찬구 회장은 자녀 지분을 합쳐 14.84%이며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은 8.16%, 국내 기관 투자자가 12%, 외국인 투자자가 28%, 개인 소액주주가 8% 등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2대 주주 국민연금 등이 박찬구 회장 손을 들어주면서 주주총회가 박찬구 회장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박철완 상무가 사내이사 진입에 성공할지는 주목되고 있다. 국내외 일부 자문사가 박철완 상무 손을 들어주었고 국민연금도 사내이사 선임에 찬성했기 때문이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