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상무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완패한 뒤 수일 동안 휴식을 취하고 주변 이해당사자들과 의견을 교류하며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3월26일 진행된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는 당초 박철완 상무 측이 승산이 있다고 기대했던 사내이사 선임 뿐만 아니라 이사회 개선, 사외이사 선임 등을 포함해 모든 안건에서 박찬구 회장 측이 승리하며 마무리됐다.
박찬구 회장의 과거 위법행위와 이사회의 견제 부족 등 문제점이 지적됐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 사상 최고 영업실적을 거둔 현 경영진에 대한 지지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박철완 상무도 처음으로 대외에 존재를 알리며 주주제안에 대해 주요기관으로부터 호평을 받아 세력 확대기반을 어느 정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박철완 상무가 시작한 경영권 분쟁 때문에 회사측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배당과 이사회 구성을 개선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박철완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한 찬성 비율은 57.2%로, 회사측에 밀렸으나 결의 요건을 충족하는 성과도 올렸다.
박철완 상무는 주주총회 후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계속 경영진과 이사회 견제 역할을 하면서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추후 거취에 대해서는 박철완 상무가 박찬구 회장과의 특수관계 해소를 선언하며 경영권 분쟁을 시작한 만큼 박찬구 회장의 조카라는 기존 특수관계에서 가능했던 사내 지위와 결별해 금호석유화학을 떠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박철완 상무가 현재처럼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면서 사내에서 경영진·이사회 견제 역할을 자처하며 후일을 도모할 것이라는 예측도 등장했다. 현직에 있어야 사내정보 파악 등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박찬구 회장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만큼 조카인 박철완 상무를 일부러 해임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박철완 상무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이 없는 지분을 소폭 확대한 바 있다. 모친과 장인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도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사들이며 박철완 상무의 특별관계자로 추가됐다.
박철완 상무 스스로가 “지분 추가 매입은 금호석유화학과 운명공동체라는 뜻”이라고 밝힌 바 있어 박철완 상무의 다른 가족들도 경영권 분쟁에 가세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