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효력 정지를 청원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에서 배터리를 수입하거나 판매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한 ITC의 구제명령을 유예해달라고 청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ITC는 2월10일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의 핵심인력을 빼가는 방식으로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인정하고 구제명령으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와 부품을 10년 동안 미국으로 수입하거나 판매할 수 없게 했다.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을 예정이었던 포드(Ford)와 폭스바겐(Volkswagen)에게도 각각 4년, 2년의 유예조치를 내렸다.
SK이노베이션은 청원에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해 전기자동차(EV)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며 “ITC의 명령은 결국 조지아 배터리 공장을 포기하게 만들고 조지아 공장이 창출할 수천개의 일자리와 환경적 가치도 상실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폭스바겐 전기자동차 플랫폼(MEB)과 포드 전기트럭 F-150에 유예조치가 내려졌지만 SK이노베이션의 설비투자에서 유의미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조지아 공장 건설을 종료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ITC 결정이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 효과 등을 고려해 연방순회항소법원 항소 절차까지 구제명령 집행을 유예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에서 각각 2022년 1분기, 2023년 양산을 목표로 총 3조원을 투자해 배터리 1공장(9.8GWh)과 2공장(11.7GWh)을 건설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ITC 결정에 대해 60일 동안 검토하고 공익성을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LG-SK 배터리 영업비밀 관련 ITC 명령에 대한 거부권 행사 시한은 4월11일까지이다.
이에 따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통상교섭본부장 출신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이 최근 미국에서 체류하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위해 설득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불발되면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