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사태로 설비투자 20% 감축 … 글로벌화‧친환경화는 강화
아람코(Saudi Aramco)가 설비투자액을 20% 감축한다.
아람코는 2020년 매출이 7681억리얄로 전년대비 30%, 영업이익은 3833억리얄로 43% 격감하고 최종이익도 1837억리얄로 44%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하고 두바이유(Dubai) 가격이 4월 한때 배럴당 23달러로 급락하는 등 약세를 계속한 영향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자기자본 비율을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탄탄한 재무적 건전성을 확보했다고 자평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기술 도입에 속도를 냄으로써 경영 효율화 성과를 올렸을 뿐만 아니라 친환경 기술 개발에도 진전이 있었다고 자부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 환경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가 낮아 2021년 설비투자액은 당초 계획했던 400억-450억달러에서 350억달러로 20% 정도 줄이기로 했다.
2020년 270억달러에 비해서는 확대하는 것이지만 수익성 방어를 우선시하며 투자에 더욱 신중히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화학사업에 대한 투자는 계속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는 2020년 6월 사빅(Sabic)을 자회사화하는 등 화학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2021년 2분기에는 말레이지아 국영 페트로나스(Petronas)와의 합작기업을 통해 석유정제‧석유화학 컴플렉스 PIC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상업가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인디아에서도 현지 메이저 릴라이언스(Reliance)가 분사한 석유‧화학 자회사 O2C의 지분을 20% 취득하며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인디아 서부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에서 현지 국영기업 3사가 추진하고 있는 석유정제‧석유화학 컴플렉스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
아람코는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에너지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중국에 대한 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다.
중국 국영 노린코(Norinco)와는 원유처리능력이 하루 30만배럴인 정유공장과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 100만톤의 NCC(Naphtha Cracking Center)를 건설하는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다소 연기됐으나 계획 자체는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아람코 주주인 사우디 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강화함으로써 아람코도 재생에너지 등 관련 사업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2021년 3월 새로운 기후변화 대책 사우디 그린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사우디 뿐만 아니라 중동 국가들이 대부분 사막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를 입고 있어 산유국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히고 있다. 모래바람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은 연간 13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앞으로 100억그루의 나무를 심어 사막화를 방지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한편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50%대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과 협력해 중동지역을 대상으로 한 기후변화 대책인 중동 그린 이니셔티브를 제창한 바 있다.
사빅은 2021년 3월 바스프(BASF), 린데(Linde)와 함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최대 90% 줄일 수 있는 에틸렌 전해 크래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람코 그룹은 사우디 최대 국영기업으로 사우디와 중동의 기후변화 대책에 협력해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