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기업들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1분기 영업이익 6292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인 3800억원을 크게 상회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 5년 사이 최고기록을 갱신했다.
현대오일뱅크도 41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SK이노베이션도 시장전망치인 3000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5000억-6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유기업들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평가이익 상승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정유기업들이 주로 거래하는 두바이유(Dubai) 가격은 2020년 말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2021년 3월 둘째주 66.95달러로 오르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직전인 2020년 1월 수준을 회복했다.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오른 것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2020년 12월 평균 52.43달러에서 2021년 3월 평균 71.54달러로 급등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시작되면서 이동 수요가 증가했고 연초 미국 텍사스 한파로 현지 생산이 차질을 빚은 것도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정유기업들은 2분기 이후에도 회복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유 재고평가 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정제마진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폴 정제마진은 4월 5주차에 평균 3.2달러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3달러선을 회복했고 손익분기점인 4달러에도 근접하게 됐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5월 첫째주 75.22달러를 기록하며 2019년 5월 마지막주의 75.25달러 이후 약 2년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원유 수요가 하루 600만배럴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디아와 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하지만 미국, 중국 등지의 석유 수요가 늘어나 그동안 축적돼 있던 원유 재고가 2분기 말까지 모두 소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OPEC+는 수요 증가에 대비해 5-7월 순차적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대한석유협회 조상범 팀장은 “산유국들의 증산에 따른 가격 하락 압박을 수요가 얼마나 뒷받침하느냐가 2분기 영업실적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증산 발표에도 국제유가가 버티는 것으로 볼 때 수요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큰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정유기업들의 수익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항공유도 최근 수요 증가로 회복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항공유 수익을 나타내는 지표인 항공유 크랙(항공유-두바이유 스프레드)은 2020년 1월 11.1달러에서 2021년 3월 2.35달러로 폭락했으나 4월 3.82달러, 5월 5.49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