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산업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른 경제침체의 영향에서 벗어나 사업환경이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
정밀화학 및 스페셜티(Specialty) 화학기업들은 자동차‧반도체용 수요가 증가하면서 2020년 하반기부터 영업실적이 회복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75달러 수준으로 폭등하고 나프타(Naphtha) 역시 톤당 600달러대 중반에서 등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회복을 타고 수요가 급증함으로써 2020년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자동차‧반도체용 호조가 건축, 전자 등 다른 산업용으로 파급될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들어서면서 수요 변화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광범위한 분야에 고부가가치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정밀‧특수화학은 성장영역을 비롯한 시장흐름을 빠르게 파악하고 변화하는 니즈에 대응해 더욱 부가가치가 높은 소재를 공급할 것이 요구된다.
새로운 생활양식이 비즈니스 기회로…
정밀‧스페셜티화학은 의약품, 화장품‧일상용품, 자동차, 전기‧전자, 주택, 농업 등 의식주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원료 소재를 공급하고 있
다. 페인트, 인쇄잉크, 점‧접착제, 계면활성제, 화장품, 농약 등이 대표적이다.
친환경 화학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대량으로 생산하는 벌크 화학제품과는 달리 다품종 소량 생산에 수요처 지향적인 소재가 많아 시장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니즈에 대응하는 연구개발(R&D)이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생활양식이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발생하고 있으며, 항균‧항바이러스 등 위생분야, 비대면 수요에 대응한 센서 소재, 식품포장 등 재택 관련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재택근무 및 통신환경 정비에 따른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 확대, 물류체제 재정비에 따른 드론(무인항공기)‧로봇 개발, 자율주행 자동차, 배터리 보급 등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의료 및 헬스케어 관련분야도 부상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첨단공정 관련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IoT(사물인터넷)가 보급됨에 따라 구세대 공정도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5G용으로 유전율을 낮출 수 있는 소재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인구 증가에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성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탄소중립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
서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휘발유(Gasoline) 자동차 퇴출을 추진하면서 전기자동차(EV) 등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밀‧스페셜티 화학기업들은 LiB(리튬이온전지) 소재 개발‧공급체제를 정비하고 경량화를 중심으로 차세대‧친환경 자동차에 대응하는 소재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정밀‧스페셜티화학 분야에 강점을 보유한 일본 화학기업은 시장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최근 포트폴리오 개혁에 주력하고 있다.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함과 동시에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 경영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특히, 화학 메이저들은 범용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고부가가치 및 수익성이 높은 특수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기초 석유화학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 석유화학기업들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정밀‧스페셜티 화학기업들은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도 경쟁이 치열해지면 차별화가 요구되기 때문에 현장에서 축적한 기술‧경험을 바탕으로 신속하게 대응하는 자세를 중요시하고 있다.
글로벌 화학 시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활성화됨에 따라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세계적으로 새로운 가치관이 형성됨으로써 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해지고 있다.
해양 플래스틱 쓰레기 등 지구환경 문제 해결도 화학산업의 몫이며, 특히 고부가가치를 추구해온 정밀‧스페셜티 화학기업들은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이 요구되고 있다.
맥킨지, 2025년 4000억달러대로 성장
스페셜티화학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맥킨지(McKinsey)는 글로벌 스페셜티화학 시장이 2018년 7100억달러에 달한 가운데 아시아가 3300억달러로 47%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역성장이 불가피했지만 2021-2022년 성장성을 회복하고 아시아는 2025년 4000억-4150억달러로 2018년에 비해 21-26% 성장함으로써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맥킨지는 스페셜티화학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전제 아래 아시아를 가장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의 총주주 수익률(TSR)을 조사한 결과, 범용화학기업은 연평균 6%, 종합화학기업은 5%에 그쳤으나 스페셜티 화학기업은 10%로 높았기 때문이다.
경제적 이익(EP)도 2015-2018년 기준 스페셜티 화학기업은 1740만달러에 달한 반면 범용화학기업은 540만달러, 종합화학기업은 1260만달러로 차이가 상당했다.
아시아는 조사 대상이 192사에 달한 가운데 일본(51사)은 사업규모가 크고 투하자본이익률(ROIC)이 높으면서 전자산업 등 전방산업이 대형이라는 점에서 수익률이 높고, 중국(36사)은 민간‧국영을 가리지 않고 규모화를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실시해 EP가 급증했으며, 인디아는 상업기술 시장의 성장과 인건비 안정화 등을 통해 소규모이지만 높은 이익률을 올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규모화와 ROIC 향상은 공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셜티화학 시장은 다양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투자대상을 선정할 때 분야별 과거 퍼포먼스와 아시아 지역에 대한 가동성, 매크로 트렌드 영향, 가치창조 잠재성 등 3가지 관점에 따라 40개 분야에서 성장 기회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맥킨지는 40개 분야 가운데 아시아는 특수 폴리머, 전자화학제품 등 12개 분야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스페셜티화학 시장은 2018-2025년 1100억-1300억달러 성장하고 아시아가 6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중국, 인디아가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고성장이 기대되는 스페셜티화학 분야에 진출해 경쟁 우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장‧기술‧생산제품 등 플랫폼 선택 △자율적 성장 혹은 인수합병을 통한 비자율적 성장 등 진출 수단의 선택 △시장개척 능력과 조직 디자인‧문화, 오퍼레이팅 모델 등 섹터 고유의 조직적 강점 취득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접착제, 고기능‧고성능화 니즈 확대
접착제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나 기술 트렌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수요처인 건축 분야에서는 기술자 부족의 영향으로 속경화 등 시공인력을 줄이고 간편화하는 솔루션이 요구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대책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잠재수요가 높은 보수시장에서는 타일 이탈 방지 등 건축 양식별로 미세화되는 니즈에 대한 대응과 시공을 효율화하는 방안이 강조되고 있다.
공업용은 수요처 기술 혁신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며 전자부품 관련은 오염관리가 엄격하게 요구됨과 동시에 유전특성 등 고기능화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용은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자동차(HV), 연료전지자동차(FCV) 등 차세대 자동차에 요구되는 새로운 기능에 대한 니즈가 발생하고 있으며 생산성, 실링성 등 기본적인 기능의 요구수준도 고도화되고 있다.
지속가능사회 실현을 위한 역할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접착제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함유량이 적고 유기용제를 함유하지 않는 등 환경부하를 저감하는 대책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탄소중립 등 새로운 시대에 맞춘 접근이 중요해지고 있다.
페인트, 항균‧항바이러스제품 기대…
페인트는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침체됐으나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건축용을 중심으로 페인트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동시에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항균‧항바이러스제품이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넓은 의미의 위생환경 실현에 기여하는 콘셉트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코로나19에도 유효성을 나타내는 증거가 등장해 새로운 장르를 확립하고 있다.
건축외장 및 건축자재 분야는 전체적으로 침체된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자동차 분야는 신규 자동차 판매량이 대폭 증가했으나 세계적인 마이크로 칩 반도체 부족이 자동차 생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보수용 페인트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계, 전기기계, 금속제품 분야에서 통신기기는 대체로 호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건설‧공작기계는 수요가 불투명성이 강화되고 있다.
목공제품은 가구류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이벤트 및 점포 관련수요가 침체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도로용 페인트는 공공공사 예산 감소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가정용 페인트는 DIY(Do it Yourself) 및 인터넷쇼핑 활성화로 호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 2020년 페인트 생산량이 148만톤으로 약 10% 줄었고 선저용을 제외하고는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잉크, 지속가능성‧탄소중립이 키워드
잉크는 포장재용 그라비어잉크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유럽‧미국에서는 출판용 잉크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은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면서 주택 및 옥외광고용 UV(자외선) 경화형 잉크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럽, 미국, 중국은 재택 관련니즈가 증가하면서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장 분야에서는 폐플래스틱 문제에 대응해 지속가능한 포장재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단일소재를 채용하는 포장재에 대응해 올레핀(Olefin)에 대한 밀착성이 뛰어난 잉크, 배리어성 보강 접착제 등이 개발되고 있으며 종이포장재용 배리어성 코팅제 등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일본은 탄소중립을 중시하고 있어 2019년 무렵부터 바이오매스 잉크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DNP(Dai Nippon Printing)는 2021년 1월부터 일본에서 가동하고 있는 모든 공장에서 사용하는 연포장재용 그라비어잉크를 바이오매스제품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잉크 생산기업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위생에 대한 니즈에도 중점을 두고 잇따라 항균 니스를 출시하고 일본 항균제품기술협의회(SIAA) 인증을 획득하고 있으며 사카타잉크스(Sakata Inx) 등은 항바이러스 니스를 상품화했다.
일본 인쇄잉크 시장은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27만9000톤으로 12.1% 급감했다.
광고 전단지를 포함한 산업용 인쇄, 옥외광고, 출판 수요가 모두 급감했기 때문이며 포토레지스트, UV 경화형 잉크 등 고부가가치제품도 출하액이 2565억엔으로 7.3% 줄었다.
농약, 스마트화에 인력절감 솔루션 주력
농약은 식재료와 직결됨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중남미,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본은 고부가가치제품 판매 확대, 드론 살포에 대응한 제형 투입에 따른 작업 효율화, 스마트 농업에 대한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은 풍부한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인디아‧브라질 농약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북미지역에서는 Biorational 사업을 강화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농업 디지털전환(DX)에 주력하고 있다.
신젠타(Syngenta)는 2021년 벼 담수직파용으로 코팅 처리된 종자 Risocare XL을 출시했다. 직파재배는 벼 생산에서 문제점이 많아 보급되지 않았으나 독자적으로 개발한 종자처리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생산 확대, 산간지역 인력 절감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Nihon Nohyaku는 2021년 벼용으로 시작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AI 병충해‧잡초진단의 대상으로 양배추, 배추, 양상추 등 채소 5종을 포함시켰다. 앞으로 Nissan Chemical, Nippon Soda, Mitsui Chemicals Agro와 제휴해 진단결과에 따라 판매제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Kumiai Chemical은 2021년 2월 싱가폴 AAI의 지분 6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함으로써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에 구축하고 있는 판매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일본은 2020년 농약 출하량이 18만552톤으로 1.9%, 출하액은 3391억6700만엔으로 0.3% 감소했다.
계면활성제, 코로나19 특수로 회복조짐
계면활성제 시장은 주춤하고 있다.
일본 계면활성제공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1-10월 계면활성제 생산량은 85만4282톤으로 전년동기대비 7%, 판매량은 65만6122톤으로 8%, 판매액은 1980억100만엔으로 6% 감소했다.
2018년에는 생산량과 판매량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2019년부터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미국-중국의 무역마찰로 산업용 수요가 부진하고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화장품‧향료제품 수요가 둔화된 가운데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산업용 수요가 크게 침체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0년 후반부터 서서히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어 다시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계면활성제 판매량이 1994년 96만9000톤, 생산량은 1992년 124만톤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전환됐고, 리먼 브라더스 사태의 영향을 받은 2009년에는 생산량이 88만7954톤, 판매량이 72만5945톤으로 줄었으나 2010년 증가세로 전환된 후 샴푸, 트리트먼트 등 화장품‧향료제품용, 세탁세제 등 일용품용 수요가 확대돼 2018년 생산량이 120만톤, 판매량이 94만톤을 돌파했다.
2019-2020년에는 다시 감소세를 나타냈으나 최근에는 코로나19 관련 특수가 발생하고 있다.
손세정제는 2020년 1-9월 판매량이 11만3086톤으로 55%, 판매액이 426억4200만엔으로 59% 폭증했으며 청결에 대한 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앞으로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계면활성제 수출량은 2020년 1-11월 기준 6만9258톤으로 13.3% 감소했으며 최근 몇 년간 증가세를 계속하던 수입량도 8만3737톤으로 1.4% 줄었다.
표, 그래프: <아시아에서 매력도 높은 12개 화학분야, 글로벌 스페셜티케미칼 시장 전망, 중국 스페셜티케미칼 시장동향, 일본 스페셜티케미칼 시장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