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이트바이오 기술 수준이 미국에 3년 이상 뒤처진 것으로 파악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2020년 기술수준평가를 인용해 국내 화이트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이 미국의 78-85%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핵심기술인 친환경 바이오 소재 기술과 바이오 및 폐자원 에너지화 기술 수준은 각각 3년, 4년의 격차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트바이오 기술 관련 특허와 논문의 전체 건수 대비 피인용 건수로 산출한 특허 및 논문 영향력 지수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친환경 바이오 소재 기술은 특허 영향력이 0.7에 그쳐 미국(2.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논문 영향력은 7.9로 EU(10.3), 미국(10.2)에 비해 낮았다.
화이트바이오는 식물 등 재생 가능한 자원을 이용하거나 미생물, 효소 등을 활용해 기존 화학소재를 바이오 기반으로 대체하는 산업이며 석유 기반 화학제품과 플래스틱 사용 증가에 따른 환경오염을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화이트바이오제품인 생분해성 바이오 플래스틱은 분해 기간이 5년 이내여서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병의 450년이나 비닐의 20년보다 친환경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은 2019년 기준으로 1인당 일회용 플래스틱 폐기물량이 44kg으로 오스트레일리아(59kg), 미국(53kg)에 이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3번째로 많았다.
글로벌 화이트바이오산업은 연평균 10.1% 성장해 2019년 2378억달러(약 281조원)에서 2028년에는 약 5609억달러(약 66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30년 세계 바이오 경제에서 화이트바이오가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이 레드바이오(의약·의료), 그린바이오(식품·농업·자원)를 제치고 39%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전경련은 주요 국가 대부분이 화이트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고 있어 한국 정부도 관련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 설계와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통해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바이오프리퍼드(Biopreferred) 프로그램을 통해 연방 정부가 앞장서서 바이오매스 기반제품을 구매하고 소비자들에게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바이오 인증제와 라벨을 도입하고 있다.
프랑스는 재활용 플래스틱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20-2022년 2억유로(약 2692억원)를 투입하며, 일본은 2035년 폐플래스틱 재활용률 100%를 목표로 해양 생분해성 플래스틱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2021년 화이트바이오 분야에 대한 정부의 R&D 투자가 전체 바이오 예산의 2.8% 수준인 831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바이오와 화학 분야의 융합인재를 양성하고 화이트바이오 신기술 실용화를 위해 규제 완화 등 정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