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의 2차전지 공급망 구축이 국내 배터리산업에 기회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차전지 공급망 변화에 따른 기회와 도전과제 보고서에서 “19세기까지는 골드러시, 20세기는 오일러시 시대였다면 기후변화와 포스트 팬데믹(Pandemic: 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이 화두가 된 21세기는 배터리 러시와 데이터 러시가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며 강조했다.
미국‧유럽 등 주요국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완성 전기자동차(EV)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배터리는 해외에서 조달해왔다.
이에 따라 한국‧중국‧일본 3국이 세계 배터리 공급망을 주도하게 됐고 배터리 4대 소재인 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도 3국의 생산량이 세계 전체의 80-9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유일하게 배터리 원자재 채굴 및 가공에서 소재 가공, 셀·모듈·팩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보유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주요국들은 배터리를 자국에서 생산하도록 공급망 재편에 나서고 있다.
보고서는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한국기업의 배터리 점유율은 2020년 34.7%로 중국의 37.5%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고 한국은 공급망 재편에 나선 국가 및 완성차기업들과 자유무역협정(FTA), 배터리 제조 파트너십을 맺으며 신뢰와 협력체계를 구축해왔기 때문에 다른 경쟁국보다 유리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도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반기고 현지진출 확대를 계획하고 있어 주요국의 2차전지 공급망 구축이 국내 산업계에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기회를 활용하기 위한 과제로 안정적인 원료 공급선 구축을 제시했다.
배터리 생산이 증가하면서 원료도 수요가 급증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양극재의 필수 원료인 리튬은 최근 2012년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코발트도 수급타이트가 심화되고 있다.
보고서는 중장기적으로 정부가 로봇이나 도심항공교통(UAM) 등 배터리와 관련된 주변 산업을 활성화해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에 따른 국내 배터리 생산 및 수출 감소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역협회 조성대 연구위원은 “규모의 경제로 압도해야 하는 배터리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국가 간 우호 관계 형성과 완성차-배터리 생산기업 사이의 파트너십을 다지는 노력도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