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기업들은 국제유가 고공행진으로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월 넷째주 싱가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13.87달러로 전주대비 6.11달러 급등하며 통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고 1분기 평균 정제마진도 7.70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90달러 폭등했다.
국내 정유기업들은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을 4달러 전후로 보고 있다.
정제마진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석유 수요가 급감한 영향으로 2020년 마이너스를 나타냈고 2021년 상반기까지도 1-2달러 수준에 머물렀으나 하반기 이후 회복세를 이어오고 있다.
정제마진 개선과 더불어 정유기업들이 저유가일 때 구매한 원유비축분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재고평가이익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Dubai)는 2022년 1월 초 배럴당 76.88달러에서 3월 말 107.71달러로 40% 급등했다.
이에 따라 정유기업들은 1분기 역대급 영업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부문의 수익 호조를 바탕으로 영업이익이 7874억원으로 56.7%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전망치를 발표한 한화·KB증권·유안타증권은 영업이익으로 1조2000억-1조4000억원을 제시했다.
에쓰오일은 영업이익이 1조1334억원으로 80.1% 급증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존 최대 영업이익은 2008년 2분기의 7041억원이다.
그러나 정유기업들은 앞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3월31일 주주총회 직후 “2022년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 사업의 순이익이 대규모로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국제유가는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고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며 “국제유가는 급등락보다는 안정적인 흐름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인 바 있다.
국내 정유기업들은 2021년 하반기와 2022년 초 풀가동 체제를 이어왔으나 글로벌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정유 관계자는 “보통 2-3개월 전에 원유 도입을 확정하기 때문에 당장 가동률을 조정하지는 않겠지만 5월부터는 보수적 가동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