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물연대 총파업 장기화로 국내 석유화학산업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산업 출하량은 파업 전 일평균 7만4000톤이었으나 현재는 10%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파업에 따른 출하 차질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며 “일부기업은 파업이 장기화되면 공장 가동중단 혹은 재가동 과정에서 발생할지 모를 안전사고의 위험까지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은 주로 울산, 여수, 서산 등 산업단지에 밀집해 있으며 파업 노동자들이 운송 거부에 이어 산업단지 진·출입로를 수시로 점거하면서 원재료 반입 및 생산제품 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업 첫날인 6월7일 울산 석유화학단지에서 화물차통행을 막고 경찰과 충돌을 빚은 파업 노동자 4명이 체포됐고 이후로도 국내 석유화학 산업단지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석유화학기업들은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해 출하 시기를 앞당겨 일부 물량을 미리 출고해두었으나 파업이 장기화되면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기초소재를 공급하는 석유화학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 국가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며 “화물연대는 집단운송 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운송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화물연대가 반도체 원재료 물류까지 막겠다고 예고하면서 반도체산업도 파업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6월9일 화물연대 소속 파업 노동자들은 반도체 세척에 필요한 고순도 황산을 생산하는 LS니꼬동제련, 고려아연 울산공장 인근에서 집단운송 거부를 예고하는 선전전을 벌인 바 있다.
다만, 반도체 생산기업들은 파업에 대비해 원재료 재고를 미리 확보해둔 만큼 아직은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