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스프, 가스 공급부족으로 셧다운 우려 … 아시아 수급 영향 주목
TDI(Toluene Diisocynate)는 유럽 지역의 수급타이트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에너지 코스트가 급등해 화학제품 제조단가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TDI를 비롯한 화학제품 수급타이트가 진행되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글로벌 TDI 수요는 250만-260만톤에 달하고 있으며 총 생산능력은 360만톤으로 바스프(BASF)와 코베스트로(Covestro), 중국 완후아케미칼(Wanhua Chemical) 3사가 과점하고 있다.
유럽 TDI 생산설비는 독일과 헝가리에 있으며 글로벌 생산능력의 약 25%에 달하는 93만톤으로 파악된다.
TDI 제조단가 상승은 러시아산 가스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에너지 코스트 비용이 급등하자 주요 TDI 생산기업들이 플랜트 가동률을 50%까지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독일에 해저 파이프 노르트스트림1을 통해 550억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공급했으나 2022년 6월 공급량은 전월대비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공급중단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는 노르트스트림1의 정기 점검을 이유로 7월11일부터 10일 동안 천연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했으며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가스 수급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가 발표한 공급중단 기간을 의심하고 있으며 장기화에 대비해 가스 비축분을 늘리고 있다.
JP모건은 러시아가 유럽으로 송유하는 가스 흐름을 감축하면서 유럽 공급량이 전쟁 발발 전 평균보다 53%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겨울철 난방 수요가 최고조에 달할 때 유럽 천연가스 저장량 수준이 목표치인 80%에 훨씬 미치지 못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유럽에서 가스 도매가격은 6월 초부터 2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파악되며 유럽 전역의 경기 침체 우려 역시 확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바스프의 루트비히스하펜(Ludwigshafen) 컴플렉스가 러시아산 가스 공급 감소로 생산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고, 유안타증권 황규원 연구원은 “겨울철에 접어들면 천연가스 할당 우려로 생산량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스프는 러시아산 가스를 전력 생산(60%)과 암모니아(Ammonia), 아세틸렌(Acetylene)을 포함한 화학제품 생산 원료(40%)로 사용하고 있으며 루트비히스하펜 단지는 독일 전체 가스 수요의 약 4%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 코스트로 TDI를 생산하고 있으며 다운스트림 수요 부진과 국제유가 하락으로 중국 내수가격은 7월14일 1만7150위안으로 전주대비 200위안 하락했다.
6월 유럽과 중국의 TDI 가격 차이는 톤당 1500달러까지 벌어졌으며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추세이다.
유럽 수급타이트가 예상되나 국내 TDI 생산기업들은 역외수출 확대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내 3사는 수출 비중이 높은 편이나 주로 중국과 인디아에 수출하고 있으며 유럽의 화학물질 역외수입관세, 물류비용 부담, 바스프와 긴밀한 관계를 다진 유럽 수요기업 확보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 관계자는 “현지 생산을 제외하면 물류비 등 제한이 많아 고전하는 상황”이라며 “바스프의 유럽 거래선을 새로 확보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다른 관계자는 “유럽 수급 불안정 심리가 확대돼 국내기업들도 기회를 탐색하고 있는 단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TDI 생산능력은 36만톤으로 한국바스프 16만톤, 한화솔루션 15만톤, OCI 5만톤이다.
바스프는 TDI 공급 차질을 우려해 한국바스프를 비롯해 미국 16만톤, 중국 16만톤 플랜트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한국바스프의 TDI 유럽 수출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루트비히스하펜 컴플렉스 셧다운은 바스프로서도 부담이 상당하고 독일 정부 역시 위기에 빠진 바스프 구하기에 나서는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는 천연가스 공급 축소로 위기에 빠진 관련기업 지분을 사들일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산 가스 수입기업 유니퍼(Unifur)의 구제금융 요청이 법 개정을 촉진한 것으로 파악되며 독일 정부는 바스프를 비롯한 가스 의존도가 높은 산업까지 지원 대책을 추가할 계획이다.
바스프는 에너지 수급이 여의치 않으면 공정을 프로젝트 단위로 나눈 후 단계별로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TDI 공급 축소 우려에도 가격 상승 폭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폴리우레탄(Polyurethane) 수요의 30%를 차지하는 의류 소비가 중국 경기 침체로 감소하는 등 수요 감소 역시 공존하고 있고 국제유가를 비롯한 산업 원자재 가격 역시 안정화 추세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