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VC(Polyvinyl Chloride)는 세계적으로 호황을 이어갔으나 2022년 봄철 이후 강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PVC는 미국에 닥친 허리케인, 대한파 등 자연재해와 중국의 전력 공급 제한에 따른 공급 감소로 2020년 가을 이후 국제가격이 초강세를 나타냈고 2021년 12월 일시적으로 주춤했으나 2022년 들어서도 봄철 성수기를 맞아 강세를 재연했다.
그러나 5월부터 수요 감소가 표면화돼 초강세가 누그러짐은 물론 글로벌 경기 침체를 타고 2020년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양상이다.
글로벌 PVC 수요는 아시아, 미국을 중심으로 계속 증가해 2022년 5000만톤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인디아가 수입을 줄이면서 2022년에도 5000만톤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공급과잉
PVC는 중국산 공급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시황이 악화되고 있다. 
PVC 현물가격은 8월 중순 CFR China가 톤당 895달러, CFR SE Asia는 940달러, CFR India도 1020달러로 하락했다. 6월29일 CFR China가 1105달러로 30달러 급락하고 CFR SE Asia는 1170달러로 60달러 폭락했으며 CFR India는 1225달러로 120달러 대폭락한 이후에는 폭락과 급락을 반복했으며 7월 말부터 소폭 등락하고 있다.
에틸렌(Ethylene)이 CFR NE Asia 톤당 820달러로 폭락한 가운데 EDC(Ethylene Dichloride)가 CFR China 350달러로 떨어지고 VCM(Vinyl Chloride Monomer)이 CFR China 710달러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수가격은 에틸렌 베이스가 톤당 6625위안, 카바이드(Carbide) 베이스는 6500위안을 형성했다.
중국이 상하이(Shanghai)를 중심으로 주요 도시를 봉쇄함에 따라 수요가 줄어들면서 동남아시아에 덤핑공세를 펼치고 있는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타이완 메이저는 수요 감소에 대응해 인디아 공급가격을 톤당 150달러, 중국 수출용은 130달러를 낮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본은 인디아에 1200달러대를 제안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이 도시 봉쇄 완화와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으나 별 영향이 없었으며 오히려 봉쇄 완화로 PVC 공장이 재가동하면서 공급과잉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디아의 PVC 생산기업들이 정부에 중국산 PVC에 대한 수입관세 부과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인디아는 6월부터 우기가 시작되면서 주택 및 인프라 분야의 작업 수요가 위축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인상으로 건설시장 수요 회복 전망이 밝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PVC 수출에서도 인디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2022년 5월 수출량은 8035톤으로 1월에 비해 67.2% 급감했다. 한국산은 인디아 수출가격이 5월 톤당 1299달러로 1300달러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디아의 PVC 파이프 생산기업들은 재고관리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PVC와 원자재 구매를 줄였고 중국의 덤핑공세가 예상됨에 따라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2021년 수출량 약 3배 폭증
PVC는 상하수도용 파이프, 전선, 토목용 시트, 농업용 필름, 벽지, 바닥재, 건축 내외장재, 전기기기, 식탁매트, 욕실커튼, 텐트, 의약품 포장재, 자동차부품, 의료용 파우치‧튜브, 랩, 창틀, 장갑, 부츠, 크리스마스트리, 밸런스볼 등 매우 다양한 용도에 투입되고 있다.
특히, 인프라‧주택 건설과 연관성이 깊어 인구 증가, 경제성장과 동시에 수요가 확대되는 특징이 있다.
글로벌 PVC 수요는 2020년 4576만톤, 2021년 4923만톤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2022년에는 5147만톤으로 증가하고 2023년 이후에는 연평균 2% 수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수요국인 중국은 인프라용을 중심으로 내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가공제품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생산능력은 2713만톤으로 카바이드 베이스가 78%, 에틸렌 베이스가 22%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2021년 수출량이 183만1000톤으로 2.8배 늘어 과거 최고였던 2014년 111만1000톤을 크게 상회했다.
국제가격이 대폭 상승하면서 수출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으로, 타이완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으며 세계 최대인 미국 수출량에 육박했다. 
2014년에는 인디아 수출량이 가장 많았으며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에도 수출했다. 이후 인디아 수출은 반덤핑관세의 영향으로 감소했으나 2021년에는 32만톤으로 약 7배 폭증했다.
수입은 2020년 8년만에 100만톤을 돌파했으나 2021년에는 48만3000톤으로 50% 이상 감소했으며 미국산은 3만3000톤으로 약 90% 격감했다.
인디아는 국책으로 관개용수 정비를 진행하고 있어 농업용 파이프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해 파이프‧커플링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는 전선‧케이블, 창틀, 압출성형제품, 필름‧시트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주택 착공건수 증가로 수급타이트
미국은 2021년 주택 착공건수가 증가함에 따라 PVC 내수가 557만8000톤으로 10.9% 증가했으나 생산량은 698만6000톤으로 0.9% 감소해 수급타이트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주택 착공이 감소한 영향으로 중고주택 가격이 상승해 신규 주택 착공건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상하수도용 파이프는 대구경 그레이드 이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주택용은 창문섀시, 펜스, 데크 등에서 목재를 대체하고 있다.
미국은 2년 연속 PVC 수출이 감소했다.
2021년 수출량은 193만톤으로 21.5% 줄었으며 2019년에 비해서는 100만톤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주지역 수출은 대체로 증가했으나 아시아 수출은 급감했다. 미국 거래가격이 아시아에 비해 계속 높은 수준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중국 수출은 2020년 24만3000톤에서 2021년 2만1000톤, 인디아 수출은 5만8000톤에서 1만1000톤, 한국 수출은 3만6000톤에서 9000톤, 베트남 수출은 3만7000톤에서 2000톤, 파키스탄 수츨은 3만9000톤에서 1000톤 이하로 감소했다.
미국은 2021년 11월 총 1조달러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법을 제정하고 앞으로 5년간 도로‧교량, 수도 인프라, 브로드밴드 정비 등에 5500억달러를 투입할 방침이어서 PVC 수요가 안정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말에는 미국 신텍(Shintech)이, 2022년 봄에는 인도네시아 아사히매스케미칼(Asahimass Chemical)이 PVC를 증설했으며 중국에서는 2022-2023년 에틸렌 베이스를 중심으로 여러 신증설 계획이 부상하고 있으나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디아 릴라이언스(Reliance Industries)도 아부다비(Abu Dhabi)에서 신규 플랜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수출단가 상승으로 수출액 사상 최고치
일본은 2021년 PVC 내수출하가 99만6364톤으로 5.7%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제조장치 등에 사용되는 평판용, 주택 단열성능을 높이는 창틀용, 주택 몰딩 등에 사용되는 이형압출제품용 등은 10%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수출은 생산능력 축소의 영향으로 56만9980톤으로 14.5% 줄었다.
이에 따라 총 출하량은 156만6344톤으로 2.7% 감소했다.
그러나 수출액은 968억엔으로 294억엔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디아 수출가격이 일시적으로 톤당 2000달러를 넘는 등 수출단가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수출량은 인디아가 36만873톤으로 7.9%, 중국은 9만4982톤으로 31.1%, 베트남은 7만7651톤으로 31.3% 감소한 반면, 타이는 2만2812톤으로 3.2% 증가했다.
일본 PVC 생산기업들은 2021년 이례적으로 3회에 걸쳐 공급가격 인상을 단행함으로써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고, 2022년 들어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원유 및 나프타(Naphtha)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3월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한화솔루션·LG화학은 내수시장 공략 집중
국내 PVC 생산기업 한화솔루션과 LG화학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내수판매와 아프리카, 유럽 지역 등 역외 수출을 늘리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국내 관계자들은 내수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6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 전망치는 93.6으로 전월대비 10.2 상승해 건설기업들이 경기 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6월에는 계절적인 영향으로 CBSI가 상승하고 지수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2022년 1-4월 PVC 생산량은 54만9529톤으로 전년동월대비 3.2% 증가했으며 국내 판매량은 34만2124톤으로 3.0% 늘어났다.
국내 PVC 관계자는 “국내수요가 부진하면 수출에 집중하겠으나 현재 내수시장이 나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내수와 수출, 역내와 역외 수급 조절로 시황에 맞춰 대응하고 있으며 아시아 시장에서 굳이 가격을 낮추면서 경쟁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여전히 카바이드 베이스 PVC가 주력이기 때문에 한국산 PVC의 경쟁력이 더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5월 기준 PVC 수출량은 인디아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터키, 나이지리아, 이집트, 베트남, 브라질 순으로 나타났다.
터키 수출량은 4만3707톤, 수출단가는 톤당 1497달러로 인디아보다 약 200달러 높았다. 터키 수출비중은 2021년 9.4%에서 2022년 5월 기준 16.6%로 확대됐으며 이집트 수출량은 1만3582만톤으로 2.3% 베트남은 1만1056톤으로 1.6% 콜롬비아는 1.6%, 폴란드 역시 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수출선 다변화를 추진하며 아시아 약세를 돌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강하고 미국이 기준금리를 대폭 올리면서 달러화 강세가 이어져 글로벌 불황을 우려하고 있다. (홍인택 기자: hit@chemlocus.com)
표, 그래프: <PVC 가격동향(2022), 국내 PVC 수출동향, 중국의 PVC 수요비중(2021), 인디아의 PVC 수요비중(2020), 아시아의 PVC 수출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