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아염소산나트륨(Sodium Hypochlorite)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경기침체의 영향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일본은 2021년 수요가 3년만에 증가세로 전환됐으나 출하량은 90만톤에 미치지 못했다.
최근에는 원료, 전력, 운송비 등 코스트가 급등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21년 가을 관공서용 인상을 단행했으며 민간용도 인상을 위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차아염소산나트륨은 주로 폐수처리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수요처 입장에서는 되도록 비용 절감을 원함에 따라 가격상승에 대응해 사용량을 줄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차아염소산나트륨은 다양한 분야에 필수적으로 투입되고 있으며 재해가 발생했을 때는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어 안정공급체제 유지‧강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화학섬유‧비철금속‧전력용 수요 증가
차아염소산나트륨은 공업적으로 가성소다(Caustic Soda)에 염소가스를 투입해 생산하고 있으며, 무색투명한 액체로 염소 냄새가 강하고 공기, 열, 빛 등에 매우 불안정해 방치하면 서서히 유효염소를 잃어버려 장시간 수송 및 보관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CA(Chlor-Alkali) 생산기업들이 공장 주변을 중심으로 공급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이유이다.
최근에는 대규모 수요기업들이 식염용액을 전해산화함으로써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얻는 온사이트(OnSite) 설비를 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일본은 차아염소산나트륨 출하비중이 산화 등 화학반응을 포함한 화학공업용 36%, 소독·살균 등 상하수도용 18%, 탈묵·표백 등 종이‧펄프용 7%로 3가지가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처리‧폐수처리, 식품, 유리용이 뒤를 잇고 있다.
2021년 출하량은 87만5514톤으로 전년대비 1.5% 증가했다.
종이‧펄프용은 5만8932톤으로 2.1% 감소했으나 화학공업용은 31만4888톤으로 1.0%, 상하수도용은 16만1530톤으로 2.8%, 수처리‧폐수처리는 5만5527톤으로 0.7%, 식품용은 2만4201톤으로 2.0% 증가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은 2020년에 비해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대책으로 수영장, 온천 등 레저시설 영업 제한이 계속되고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어 수영장 소독, 호텔의 침구 표백 등에 사용되는 수요가 부진했다.
종이‧펄프용도 마찬가지로 호텔 화장지용 수요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
이밖에 화학섬유, 비철금속, 전력 등은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무기약품, 비누‧세제, 철강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요가 감소세를 계속하고 있다.
전체 출하량이 113만톤을 기록한 1996년에는 종이·펄프용이 18만3790톤에 달했고 전체 출하량이 101만톤이었던 2004년에는 상하수도용 수요가 25만톤에 육박했다.
종이·펄프용은 환경부하 저감을 위한 탈염소화 흐름 속에서 표백이 염소를 함유하지 않은 ECF(Elementary Chlorine Free) 공법으로 전환되면서 과산화수소 등으로 대체돼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상하수도용은 오사카(Osaka), 도쿄(Tokyo) 및 주변지역을 중심으로 고도정수처리가 정비됨에 따라 프로세스 전체적으로 염소 사용량이 감소한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10년 동안은 전체 수요가 90만톤 안팎을 유지하며 감소세가 둔화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어 앞으로는 날씨에 따라 수요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처리용, 장마‧폭염으로 수요 급증
일본은 2018년 예년에 비해 짧은 장마가 지나간 후 폭염 여파로 수질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잇따른 태풍으로 비가 많이 내려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함으로써 일시적으로 생산 및 배송이 늦어져 수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차아염소산나트륨 생산기업들은 재해 및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체제 구축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19년에는 간토(Kanto) 지역의 하천 수위가 상승해 침수피해를 일으킨 태풍 15호, 나가노(Nagano), 후쿠시마(Fukushima)에서 둑이 무너져 큰 재해를 일으킨 태풍 19호 등 가을 들어 태풍이 잇달았다. 특히, 태풍 19호가 발생한 당시에는 하수처리장이 범람해 일반적인 재생처리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직접 투입해 소독하면서 방류할 수밖에 없어 차아염소산나트륨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9년 여름은 더위가 심하지 않아 정수장용 수요가 부진했으나 하수용이 커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날씨의 영향으로 수요가 늘어났다. 일본은 2020년 장마 기간이 예년에 비해 매우 길었고 강수량은 142-195% 많아 하수처리장에서 소독용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요가 증가했다.
장마가 끝난 후에는 8월 폭염이 기승을 부렸고, 특히 나고야(Nagoya)와 오사카는 평균 최고기온이 섭씨 36도에 육박함으로써 정수장 수질이 악화돼 상수도용 차아염소산나트륨 수요가 급증했다.
2021년에는 장마 기간이 평년 수준을 유지했고 태풍도 많이 발생하지 않아 날씨보다는 경제 회복의 영향으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가격 인상으로 사용량 감축 가능성
일본 차아염소산나트륨 생산기업들은 최근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전에도 운반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으나 2021년 이후에는 원자재, 전력, 운반 등 모든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추가적인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차아염소산나트륨 가격이 일본 수도협회(JWWA) 규격을 충족하는 수도용과 기타 용도로 양분화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관공서용은 이미 가격 인상을 완료했으며 민간용도 협상에 들어가 요구금액대로 협상에 성공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가격 인상으로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동북지방 대지진 당시에는 간토 및 도호쿠(Tohoku) 소재 CA 6사가 7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연료 부족, 도로 상황 악화 등이 물류에 영향을 미쳐 차아염소산나트륨 공급부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고 정수장은 관리를 강화하면서 수질을 컨트롤하고 차아염소산나트륨 절약으로 대응했다.
최근에는 가격 인상으로 정수장 뿐만 아니라 다른 용도에서도 절약하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차아염소산나트륨 사용을 아예 중단할 수는 없으나 사용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상수도용, 고품질제품 수요 확대
JWWA는 수도용 차아염소산나트륨을 품질에 따라 특급, 1급, 2급, 3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대부분 정수장은 1급 및 특급을 사용하고 있으며 원수 수질에 따라 염소 주입률이 높거나 여름철 높은 기온으로 약품의 염소산 농도가 높아질 우려가 있을 때 염소산과 관련된 수질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차아염소산나트륨을 투입하고 있다.
특급은 JWWA 기준으로 염소산 함유량이 kg당 2000mg 이하이나 시장에서는 100mg 이하인 고품질제품도 거래되고 있다.
특급을 생산하는 CA 공장은 일본 동부지역에 집중돼 있다.
간토 지역에서는 도아고세이(Toagosei), 쇼와덴코(Showa Denko), AGC가, 도호쿠 지역에서는 도소(Tosoh)가, 죠신에츠(Joshinetsu) 지역에서는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이, 도카이 지역에서는 Nippon Light Metal(NLM)이 생산하고 있다.
일본 서부에서는 유일하게 도아고세이가 도쿠시마(Tokushima)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나 특급에 대한 니즈가 높아짐에 따라 1급에서 특급으로 전환하고 있다.
선박평형수용, 전기분해 도입으로 고전
신규 용도로 부상한 선박평형수 시스템은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의 G8 가이드라인에 따른 설비로 일본기업이 개발한 7개 기종과 해외 14개 기종, BWMS에 대응한 일본 4개 기종, 해외 9개 기종에 대해 형식 지정 또는 설비 확인이 이루어졌다.
선박평형수 등에 포함된 수생생물 등을 제거하는 방식은 다양하나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사용하는 타입은 모두 일본기업이 개발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최근 전기분해를 도입한 시스템이 증가하고 있다.
바닷물에서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얻는 일종의 온사이트 설비로 결과적으로는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사용하나 구입제품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어서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아직 처리장치를 탑재하지 않은 선박은 2022년 대부분 탑재기한이 도달함에 따라 일정수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아염소산나트륨은 기존 용도의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워 신규용도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