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2차전지용 핵심 광물 시장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과시킴으로써 중국산 광물 의존도를 낮추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핵심 광물은 산업에 필수적이나 단기간에 대체재를 찾기 어렵거나 자원이 편재돼 있어 공급 리스크가 존재하는 광물로 국가별 지정 현황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주요 핵심 광물로 리튬, 코발트, 니켈, 흑연, 백금족, 희토류를 선정했다.
국내기업들은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해 중국을 벗어나 칠레, 아르헨티나 등으로 원광석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안정적인 핵심 광물 공급처로 오스트레일리아를 주목하고 있다.
원광석 수입선 다변화에도 금속상품 중국 의존도 절대적
한국은 핵심 광물을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주요 핵심 광물의 원광석을 대부분 수입한 후 처리하고 있어 중국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으나 중국의 자원무기화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 양극재에 투입되는 리튬광석 생산은 오스트레일리아와 칠레가 77%를 차지하고 있으나 중국이 상품성 금속으로 처리하는 비중이 58%에 달하고 있다. 코발트는 콩고, 니켈은 인도네시아가 주로 생산하고 있으나 역시 중국이 대부분 처리하고 있다.
음극재에 투입되는 흑연, 모터와 발전기에 투입되는 희토류 금속은 중국이 생산과 처리를 모두 장악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주도하는 백금족을 제외하면 저탄소 에너지 전환을 위한 광물자원의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3억대의 전기자동차가 필요하고 풍력발전 터빈에 필요한 희토류,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수소 전해조 및 연료전지용 니켈과 백금족이 필요해 2040년 재생에너지 산업용 광물 수요가 3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은 핵심 광물 자급률이 0%에 가까워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2019년 핵심 광물 전략과 2020년 제조업 현대화 전략 등을 통해 핵심 광물 투자, 기술개발, 인프라 확충을 추진하고 있으며 핵심 광물 처리분야를 중점육성 분야로 선정해 활성화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산업과학자원부는 자원 및 에너지 수출액을 2021-2022년 2050억AUS달러에서 2022-2023년 4190억AUS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리튬, 니켈 등 원광석 개발을 위해 오스트레일리아에 4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KOTRA 관계자는 “오스트레일리아는 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을 통해 글로벌 핵심 광물 강국 도약에 나섰다”며 “오스트레일리아와의 자원 협력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수산화리튬, 중국 의존도 80% 이상 ”포스코 기대“
오스트레일리아는 세계 2위 리튬광물 매장국으로 스포듀민 광석에서 가공을 거쳐 리튬 정광을 생산하고 있으며 2021년 생산량은 5만5000톤으로 세계 리튬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칠레가 26%, 중국이 14%, 아르헨티나가 6.2%를 차지했다.
오스트레일리아산 스포듀민은 중국에서 리튬 정광으로 가공한 후 한국, 일본 등 배터리 공장이 있는 국가로 수출하고 있다. 스포듀민 수출량은 2024년까지 300만톤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바라미네랄스(Pilbara Minerals)는 Pilgangura 확장 프로젝트를 통해 스포듀민 생산능력을 68만톤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수산화리튬 생산을 위해 설립한 합작법인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PPLS)을 통해 스포듀민 31만5000톤을 조달할 방침이다.
2027년에는 세계 수산화리튬 정제용량의 약 20%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오스트레일리아는 광물 등급, 순도, 밀도 충족과 가공공장의 원활한 승인 및 건설조건의 간소화가 요구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배터리 등급의 수산화리튬 생산을 위한 정제시설에도 600만AUS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2027년 글로벌 수산화리튬 정제용량의 약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PPLS 합작법인 설립으로 오스트레일리아산 광석 리튬을 확보하는 한편,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염호를 인수하며 염수 리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지질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이 수입하는 수산화리튬의 80% 이상이 중국산으로 의존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에는 리튬 광산이 없어 국내 부존자원과 재활용 기술 개발을 비롯해 해외자원 개발에 대한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니켈, 오스트레일리아 매장량 22%에 생산 6% 불과
니켈은 건축 내외장재, 주방용품, 의료기기, 자동차부품 및 2차전지 등에 투입되고 있다.
광산 개발기업 BHP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전기자동차 1대에 들어가는 배터리에는 니켈 70kg, 리튬 11kg, 코발트 9kg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니켈 가격은 2022년 3월8일 톤당 4만2995달러까지 급등해 런던금속거래소(LME)가 니켈 거래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강하게 대응한 바 있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최근에는 거래가 재개되면서 수급 안정화와 함께 7월26일 톤당 2만1513달러로 폭락했으며 2024년에는 2만달러 수준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트레일리아 산업과학자원부에 따르면, 글로벌 니켈 매장량은 9500만톤, 2021년 생산량은 270만톤으로 파악된다.
니켈 프로젝트는 주로 인도네시아에 있는 중국 자본이 진행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의 생산 확대로 Class2(니켈 순도 99% 미만) 공급이 증가할 전망이나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Class1(니켈 순도 99% 이상) 수급은 수요 급증과 함께 불안정한 공급이 예상된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니켈 매장량은 세계 22%로 인도네시아에 이어 2위이나 생산량은 6% 수준에 그쳐 앞으로 주요 공급국으로서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니켈 생산 및 운송, 제련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돼 환경문제가 뒤따르는 가운데 급증하는 배터리 수요 대응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충족 여부가 중요해지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광산 개발기업 BHP는 2022년 7월 포드자동차(Ford Motor)와 니켈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으며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광물 채굴과 함께 정제 기술에도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코발트, 오스트레일리아 생산량 연평균 5.3% 증가
코발트는 배터리, 합금, 화학, 세라믹 등에 사용되는 원자재로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핵심 광물로 가격이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2025년 코발트 수요는 배터리용이 11만7000톤에 달하고 기타 용도를 포함하면 총 22만2000톤으로 예상된다.
코발트 매장량과 생산량은 콩고민주공화국에 집중돼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매장량은 350만톤으로 알려졌으며 2021년 코발트 생산량은 12만톤으로 글로벌 생산량의 70%를 차지했다.
코발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콩고민주공화국 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코발트 광물 보유국이 앞으로 에너지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세계 코발트 매장량의 20%를 보유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생산량이 3%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2010-2020년 연평균 생산량 증가율이 2.4%에 불과했으나 2021-2029년에는 연평균 5.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트레일리아는 68개 코발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글렌코어(Glencore)의 머린머린(Murrin Murrin) 니켈·코발트 광산이 최대 단일 코발트 생산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콩고민주공화국의 광산업 환경은 아동 노동력 착취를 포함한 인권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윤리적인 코발트 공급원으로 오스트레일리아를 주목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코발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5억6000만AUS달러를 투입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1만6700톤의 고순도 황산코발트를 생산할 계획이다. (홍인택 기자: hit@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