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제(Solvent)는 페인트, 인쇄잉크, 수지 용제, 접착제, 의약‧농약, 섬유, 전자소재나 기계 세정제 등 광범위한 용도에 사용되고 있다.
일본은 2020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페인트, 세정제를 생산하는 수요기업들이 생산을 줄인 영향으로 용제 생산량이 감소했으나 2021년 전방산업 수요 회복에 따라 다시 증가로 전환됐다.
페인트 생산량은 2021년 152만8113톤으로 2.8% 증가했다.
인쇄잉크는 종이에서 전자매체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시장 자체가 축소됐으나 식품포장에 사용하는 그라비아 잉크용은 비대면 수요를 타고 급증하고 있다.
산업용 세정제 역시 2020년 자동차부품 등 대부분 용도에서 수요 부진이 심각했으나 2021년에는 회복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전자소재용 고순도 용제는 한국, 타이완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했고 앞으로도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MEK, 일본산 수입량 9만3800톤으로 급증
MEK(Methyl Ethyl Ketone)는 뛰어난 용해성을 갖춤으로써 페인트, 인쇄잉크, 접착제, 수지 가공 용도에 투입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마루젠석유화학(Maruzen Petrochemical), 에네오스(Eneos), 이데미츠코산(Idemitsu Kosan) 3사가 MEK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수요 70% 정도가 아시아에서 발생하고 있고 일본이 중국과 함께 아시아 주요 생산국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본은 MEK 생산량이 2021년 27만6485톤으로 18.9% 증가했다.
2020년 생산기업 2사가 정기보수를 진행함으로써 생산량이 감소한데 따른 반동효과이며 마찬가지로 정기보수가 없었던 2019년과 비교하면 0.3% 정도 증가에 그쳐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수출은 2021년 16만3953톤에 달했다.
정기보수로 생산량이 감소하며 일본 수요기업에게 우선 공급했던 2020년에 비해 27.1% 급증했으나 2019년과 비교하면 2.4% 증가에 그쳤다. 다만, 한국·타이완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에는 한국 수출이 절반 이상인 9만3800톤으로 33.7% 급증했으며 2019년에 비해서도 1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은 1만7006톤으로 28.9%, 인도네시아도 1만6836톤으로 30.8% 급증했고 타이는 1만6182톤으로 12.3% 감소했다. 말레이지아는 1만2292톤으로 21.5% 증가한 반면, 2019년 1만톤을 넘어섰던 인디아는 2882톤으로 급감했다.
2022년 상반기 수출은 4만4153톤으로 49.4% 급감했다. 한국 수출이 2만8028톤으로 46.4% 줄어든 영향으로 파악된다.
MEK 수입은 2011년 동북지방 대지진으로 일본 플랜트들이 피해를 본 이후 중국산 수입에 주력했으나 2016년부터 1톤 미만에 불과하는 등 거의 수입하지 않고 있다.
생산량에서 수입‧수출량을 가감한 일본 수요는 11만2552톤으로 8.8% 증가하며 최근의 10만-13만톤 수준을 유지했다.
IPA, 도쿠야마 진출로 LG화학·이수화학 긴장
알코올계 대표 용제인 IPA(Isopropyl Alcohol)는 페인트, 인쇄잉크, 전자소재용 세정제, 농약 등의 합성원료, 계면활성제, 의약·농약 추출용제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일본 IPA 생산기업은 도쿠야마(Tokuyama), 에네오스,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 3사이며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높아 수출이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IPA 내수는 식품포장 등 필름 인쇄에 사용하는 그라비아 잉크용이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냄으로써 최근 수년 동안 13만톤 이상을 형성하고 있고, 수출 역시 호조를 계속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반도체 등 전자소재 세정용 고순도제품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생산량은 2021년 21만9715톤으로 2.3% 늘어나며 2020년에 이어 증가추세를 이어갔고 2022년 1-4월에도 7만7753톤으로 3.9% 증가했다.
IPA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소독용 수요가 급증했으나 최근에는 특수가 종료돼 수급이 완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수출은 2021년 9만6620톤으로 6.2% 증가했다. 대부분 아시아에 수출했으며 타이완 수출이 2만2014톤으로 31.4% 증가했다. 싱가폴은 1만4593톤으로 6.3% 감소한 반면 말레이지아는 1만4317톤으로 59.5% 급증했고 필리핀은 1만1387톤으로 1.4% 증가했다. 건축 페인트용 수요가 대부분인 타이 수출은 1만25톤으로 20.8% 급증했다.
2022년 상반기 수출은 4만2076톤으로 13.4% 감소했다. 타이완, 싱가폴 등 아시아 수출이 대부분 감소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일본 수요는 13만8430톤으로 1.9% 증가했다.
IPA 가운데 일본기업이 특히 강점을 갖춘 전자소재 세정제용 고순도제품은 도쿠야마가 한국에 야마구치현(Yamaguchi), 타이완의 뒤를 이을 3번째 공장을 2024년까지 건설할 계획이어서 이수화학과 LG화학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이수화학과 LG화학이 IPA를 생산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코로나19 특수를 타고 수출이 급증했으나 2021년에는 코로나19 특수가 마무리되면서 수출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산에틸, 2022년 수입 감소세 전환
에스테르(Ester)계 용제인 초산에틸(Ethyle Acetate)는 일본 시장이 약 28만톤에 달하고 있으며 인쇄잉크, 점‧접착제, 편광판 등 전자소재용 접착제에 주로 투입되고 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수요와 재택근무 안착으로 식품포장용 잉크 수요가 증가했고 컴퓨터,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판매량이 증가함으로써 호조를 나타냈다.
생산능력은 쇼와덴코(Showa Denko) 10만톤, 다이셀(Daicel) 7만5000톤으로 총 17만5000톤에 달하고 있다.
쇼와덴코는 원료 에틸렌(Ethylene)에 초산(Acetic Acid)을 직접 부가하는 독자 기술로 고품질 초산에틸을 안정‧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있고, 다이셀은 바이오 메탄올(Methanol)을 원료로 환경부하를 낮춘 초산에틸을 공급하고 있다.
일본은 수요 대비 생산량이 약 60% 정도로 부족분을 중국산 수입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중국은 내수를 대폭 상회하는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어 잉여분을 수출하고 있으며 일본은 2005년부터 중국산 수입을 시작해 최근 수년 동안 매년 10만톤 수준 수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수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소했던 2020년의 반동 효과로 2021년 13만1638톤으로 29.0% 급증했다. 중국산이 11만8510톤으로 25.4% 급증했고 싱가폴산은 1만1129톤으로 61.6% 폭증했다.
2022년 상반기에는 5만3774톤으로 17.7% 감소했다. 중국산이 4만8514톤으로 18.5% 감소했기 때문이다.
초산에틸 가격은 코로나19 확산 둔화에 따른 수요 회복과 초산 가격 상승, 전력 공급 제한의 영향을 받은 중국기업들의 가동률 감축으로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2021년 10월 톤당 1500달러 수준으로 폭등했으나 이후 전력 공급 제한이 완화되며 1000달러로 폭락했다.
글리콜에테르계, 전자소재용 수요 급증
글리콜에테르(Glycol Ether)계 용제는 전자소재의 세정 용도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것은 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이며 반도체 미세화 기술 진전에 따라 용제에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지면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일본산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글리콜에테르계 용제는 크게 PO(Propylene Oxide)계, EO(Ethylene Oxide)계로 구분된다.
PO계 용제는 PM(Propylene Glycol Monomethyl Ether)과 PM에 초산을 반응시킨 PMA(Propylene Glycol Monomethyl Ether Acetate)가 대표적이며 세정제, 레지스트 박리 등 전자제품 세정제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수요 절정기는 LCD(Liquid Crystal Display) TV 생산량이 증가했던 2010년이며 현재는 아시아가 성장을 견인하는 형태로 일부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일본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수요가 둔화됐으나 2020년 하반기부터 대부분 산업계의 생산활동이 재개되면서 수요가 회복됐고, 재택근무가 정착되며 컴퓨터와 디스플레이 판매량이 증가해 전자소재용 세정제가 호조를 나타냄에 따라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PM은 수입비중이 크며 미국‧중국산 수입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21년에는 7만3636톤으로 12.0% 증가했으나 2022년 상반기에는 2만5810톤으로 28.3% 감소했다.
수출은 2021년 1만8253톤으로 12.9% 증가했다. 중국, 한국 등 전자소재용 고순도제품 수요가 많은 지역이 주요 수출처로 파악된다.
PMA 역시 전자소재용 세정제와 레지스트 박리제 등을 중심으로 아시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021년 수입은 2만7940톤으로 44.5% 급증했고 2022년 상반기에는 1만5484톤으로 15.8% 늘어나며 증가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2021년 수출량은 1만2827톤으로 19.9% 감소했다.
EO계 용제의 중심은 에틸렌글리콜모노부틸에테르(Ethylene Glycol Monobutyl Ether)이며 전체 용도의 80%가 페인트용으로 투입되고 있다.
1990년대 PO계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수요기업이 줄었으나 용제력과 가격경쟁력 면에서 안정적인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에틸렌글리콜모노부틸에테르는 일본 수요의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2021년에는 수입이 1만6581톤으로 20.0% 늘어 3년만에 증가로 전환됐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