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배터리 벤처기업 ORLIB가 실리콘(Silicone) 음극을 사용한 LiB(리튬이온전지)로 드론(무인항공기) 시장 진출을 선언해 주목된다.
실리콘은 고용량화가 가능하나 내구성에 문제가 있어 음극재 용도에서 본격적으로 실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ORLIB는 실리콘의 단점을 역으로 활용해 100회 정도 비행하는 산업용 드론 용도를 개척하고 있으며 최근 200사이클 이상의 수명을 갖춘 고용량 LiB를 개발함으로써 샘플 출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터널 내부 점검 등 장시간 가동 용도를 주목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실리콘 음극 생산기술을 강화하면서 황화물계 양극재와 조합해 고용량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ORLIB는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JST)와 대학발 신산업 창출 프로그램(START)을 통해 2020년 5월 설립한 스타트업 벤처로 다전자 반응 양‧음극재를 적용해 고용량 차세대 2차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기술 가운데 조기 실용화가 기대되고 있는 실리콘 음극은 원래 초기 충전 과정에서 SEI(Solid Electrolyte Interphase)로 알려진 안정화 층이 형성돼 전해질 안의 리튬이온이 소비됨으로써 2번 이상의 충‧방전만으로 용량이 저하되는 용량 문제가 있고, 충‧방전으로 체적이 변화해 실리콘 집전박이 벗겨지는 문제도 있어 실리콘 음극 실용화는 아직 불가능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그러나 용량 문제는 리튬을 미리 섞는 프리토프로 저감할 수 있어 ORLIB는 SEI 형성이 가능한 전해 프리토프에 주목했다.
전압을 가함과 동시에 압력을 부과함으로써 SEI가 안정적으로 형성될 수 있음을 확인했고 가압전해 프리토프로 개발한 실리콘 음극재의 에너지밀도가 kg당 350Wh로 흑연 소재의 2배 이상인 것을 규명했다.
다만, 개발제품은 사이클이 200회 정도로 800회 이상인 흑연에 비해 크게 부족하기 때문에 높은 에너지밀도와 짧은 수명을 활용할 수 있는 산업용 드론 용도가 적합할 것으로 판단했다.
인프라 점검용 드론은 일반적으로 100번 비행하면 사용한도에 도달한 것으로 간주돼 사이클 200회의 실리콘 음극 LiB로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 배터리를 장착해 실시한 실증실험에서는 기존 배터리 장착 기체의 비행시간이 9분 13초였던 반면 ORLIB의 개발 배터리를 장착한 기체는 15분 50초를 비행해 전체 비행 시간을 17배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ORLIB은 현재 산업용 드론 용도에 맞추어 샘플을 공급하고 있으며 위탁 생산처를 찾으면서 황화물계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를 조합하는 작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LiB를 능가하는 높은 에너지밀도를 갖춘 차세대 2차전지를 완성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