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를 중심으로 식량과 경쟁하지 않는 2세대 바이오 에탄올(Ethanol) 생산이 본격화되고 있다.
화학산업은 화석자원 대신 바이오매스 베이스 원료로 전환하는 추세이며 타이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에서 식물자원 베이스 에탄올 및 그린 케미칼 사업 추진이 활성화되고 있다.
바이오 에탄올은 동남아에서 정유공장의 연료용으로 사용되는 한편으로 세계적으로는 화학제품 원료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스미토모상사, PTTGC와 바이오에탄올 상업화
PTTGC(PTT Global Chemical)의 자회사 GGC(Global Green Chemical)는 타이 북부의 나콘사완(Nakhon Sawan) 바이오 컴플렉스(NBC)에서 2022년 봄 KTIS(Kaset Thai International Sugar)와의 합작 프로젝트를 통해 사탕수수를 원료로 하루 600킬로리터의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하는 설비를 완공했다.
2단계로는 PTTGC와 카길(Cargil)이 50대50 비율로 합작한 네이처웍스(NatureWorks)를 통해 2024년까지 사탕수수로 PLA(Polylactic Acid)를 생산하는 프로젝트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스미토모(Sumitomo)상사도 2022년 6월 GGC와 포괄적 연계협정을 체결하고 사탕수수 등 재생가능 자원을 원료로 제조하는 환경부하 저감 화학제품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타이는 에너지 공급 안정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바이오 에탄올 생산을 확대해 대부분을 연료용(휘발유 혼합)으로 공급하고 있으나 자동차 전동화와 설탕 수요 감소로 에탄올 공장 가동률이 70%에 머무르며 수출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일본 NCC(Naphtha Cracking Center) 가동 석유화학기업 대부분이 2025년까지 원료 전환을 선언해 바이오 에탄올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BC에 신규 생산설비를 건설함으로써 식량과 경쟁하지 않는 2세대 바이오 에탄올을 상업화하는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생산하고 있는 바이오 에탄올은 99%가 사탕수수나 옥수수에서 추출한 폐당밀, 전분 등을 원료로 생산하는 1세대이며 제조공법이 확립돼 안정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곡물 가격상승, 식량과의 경쟁이 문제시되고 있다.
스미토모상사는 GGC와 사탕수수 찌꺼기, 목질계 셀룰로스(Cellulose) 등 비식용 원료로 제조하는 2세대 바이오 에탄올을 상업화함으로써 폴리올레핀(Polyolefin) 생산설비 등에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오 에탄올 수요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2030년까지 생산능력 5만킬로리터 수준의 설비를 1-2기 도입해 브라질에 한정된 2세대 바이오 에탄올 생산기지를 아시아에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탄올 생산 외에는 사탕수수에 함유된 글루코스를 베이스로 에틸렌(Ethylene), 프로필렌(Propylene) 등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프로젝트까지 준비하고 있다.
타이어 생산기업과 협력해 C3, C4 이후의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스미토모상사는PTTGC, 쿠라레(Kuraray)와 부타디엔(Butadiene) 유도제품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어 일본 화학기업과 함께 NBC에서 유사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스미토모상사는 2021년 가을 미생물을 사용해 이산화탄소(CO2) 베이스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미국 스타트업에 출자했고 앞으로 GGC와의 연계 강화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키스이, 바이오 리파이너리 실증 플랜트 가동
세키스이케미칼(Sekisui Chemical)은 바이오 리파이너리를 통해 바이오 에탄올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파일럿 플랜트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활용해 10분의 1 스케일로 플랜트를 건설했으며 2022년 시험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 동안 실증실험을 진행함으로써 플래스틱이나 지속가능 항공연료인 SAF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2025년 이후 상업화해 1000억엔대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비석유 자원 베이스 에탄올 생산기술은 이미 상업화했으나 바이오 리파이너리는 다양한 유기물을 활용한다는 점에 차이가 있으며 다른 기술로는 취급이 어려운 폐기물을 모두 순환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사회 실현에 필수적인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바이오 리파이너리는 폐자원을 활용하는 CR(Chemical Recycle) 기술로 세키스이케미칼은 유기계 폐기물을 가스화해 일산화탄소(CO)와 수소(H2)로 정제한 다음 토끼 장내 미생물의 발효 기능을 활용하는 LanzaTech 기술을 통해 에탄올로 변환하는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힘을 빌림으로써 상온‧상압에서 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고 빵 효모처럼 안전한 미생물일 뿐만 아니라 미생물 중에서도 능력이 높은 것만 추출해 사용한다면 원생 미생물의 10배 이상으로 에탄올 반응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증류 프로세스를 거쳐 농도를 높이면 JAAS 규격 99.5% 농도를 충족시킬 수 있어 일반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에탄올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성능을 부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료 폐기물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현재 기술과 큰 차이로 파악된다.
원료에 포함된 칼로리량 등으로 효율이 달라지는 것은 비슷하나 기본적으로 유기물이라면 무엇이든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추고 있다. 폐기물 종류나 양의 변화에 좌우되지 않는 안정된 생산성을 갖춤으로써 다른 곳에서는 처리되지 못하고 소각되는 폐기물까지 자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탄올로 제조할 때 72%의 에너지량을 확보할 수 있어 폐기물에 포함된 탄소량으로 계산하면 투입량의 3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탄소를 에탄올로 변환할 수 있다.
세키스이케미칼은 2014년부터 사이타마현(Saitama)의 요리이마치(Yoriimachi)에서 1000분의 1 사이즈로 파일럿 플랜트를 가동해왔고 플랜트 평가 중 LCA(Life Cycle Assessment) 계산을 통해 폐기물을 소각할 때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35% 감축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최근 가동한 실증 플랜트는 파일럿 플랜트의 성과를 반영한 것으로 이와테현(Iwate) 구지(Kuji)에 10분의 1 스케일로 건설했다. 10분의 1 스케일은 일반적인 소각로와 비슷한 수준으로 하루 20톤 정도의 폐기물을 처리해 1-2킬로리터의 에탄올을 생성하고 있다.
가스화는 그동안 ORIX Resource Recycling Service를 통해 진행해왔으나 Mitsubishi Heavy Industries Environmental & Chemical Engineering 기술로 가스화 개질로까지 일관 시스템으로 완성했다.
신규설비에는 구지에서 수집한 가연 폐기물을 분별공정 없이 그대로 투입하기 때문에 금속 등 비가연물이 플랜트에 데미지를 입힐 가능성이 있으나 모든 가능성을 감안하고 기존 처리장과 동일한 시스템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다만, 구지에서 얻을 수 있는 일반 가연물질원은 대도시권에 비해 플래스틱 함유량이 적어 우선 구지에서 기술을 확립한 다음 칼로리가 높은 대도시권 폐기물에 대응해나갈 예정이다.
폐자원 활용 통해 나프타 3000만톤 대체
세키스이케미칼은 바이오 리파이너리 사업을 Unison 브랜드로 추진하기 위해 상표를 출원했으며 앞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새로운 자원순환 시스템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Unison은 지구와 인간, 자연과 화학이 공동으로 작업해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브랜드 로고에 표기한 Unique Solution for Nature는 다른 곳과는 차별화한 플래스틱 자원순환 방안을 의미하고 있다.
Unison 시스템으로 생산한 에탄올은 파트너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의 폴리올레핀(Polyolefin) 원료용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스미토모케미칼을 통해 다양한 성형제품으로 사용된 Unison 적용제품이 폐기 후 바이오 리파이너리로 돌아와 재자원화되는 흐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등유로 전환한 다음 SAF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여러 항공기업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에탄올 생산에만 상당한 코스트가 필요해 범용 플래스틱으로 공급하는 것은 어려우나 부가가치를 확보할 수 있는 화학제품부터 공략하고 자원순환의 가치를 이해하는 수요기업을 중심으로 공급하는 것을 사업화 초기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보급 촉진을 위해 관련기업 및 지방자치단체를 폭넓게 파트너로 확보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다.
원료 폐기물 조달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폐기물 처리기업, 공장 운영기업과의 연계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자원순환에 관여하는 출구기업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별로 입구 및 출구전략을 세우는 방안과 중장기적으로 라이선스 사업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며 공장 폐자재는 1사 단독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회수할 수 있는 루트를 만들 계획이다.
현재는 에탄올 생성을 검토하고 있으나 에탄올로 생성이 불가능한 이소프렌(Isoprene)이나 이소프로판올(Isopropanol) 등 다양한 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다른 미생물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anzaTech와의 협업 외에도 자체 연구로 미생물 활용의 폭을 넓힐 계획이며 ArcelorMittal과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바이오 리파이너리 활용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만약 ArcelorMittal 기술을 바이오 리파이너리에 적용한다면 다양한 플랜트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일본은 2016년 일반폐기물 및 산업폐기물이 6000만톤으로 칼로리 환산 약 200조킬로칼로리에 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화석자원인 나프타(Naphtha)는 3000만톤에 150조킬로칼로리로 원료‧연료 자원인 나프타 수입량보다 폐기물이 더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는 MR(Material Recycle)과 CR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나 폐자원 회수망 정비가 시급하고 코스트 문제 등으로 아직까지 리사이클 처리되지 못한 채 소각되는 폐기물이 훨씬 많은 실정이다.
순환경제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배출권 거래제도와 폐기물 처리 코스트 상승이 불가피한 가운데 세키스이케미칼은 코스트 저감을 통해 광범위한 사회에 보급할 수 있는 새로운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