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미토모·신에츠, 한국에서 생산 … JSR은 벨기에 통해 우회 공급
반도체용 포토레지스트(Photoresist)는 일본 의존도가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필수 소재 가운데 하나이며 전공정인 노광공정에 투입되는 핵심 소재이다. 포토레지스트는 노광공정에 쓰이는 빛의 파장에 따라 ArF(불화아르곤), KrF(불화크립톤),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 등으로 구분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관련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반도체 포토레지스트 시장은 2019년 약 13억9000만달러로 추산되며 JSR, TOK,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 후지필름(Fujifilm) 등 일본 화학기업이 글로벌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JSR은 전체 시장의 27%, TOK가 26%로 양사가 과반을 차지하는 과점 구조이며 국내 주요 반도체기업들도 포토레지스트의 대부분을 JSR, TOK, 신에츠케미칼 등 일본기업으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일본은 포토레지스트 수출액이 2021년 3680억1844만엔으로 전년대비 19.5% 증가했으며 한국이 15.4%를 차지했다.
일본은 한국 수출이 2018년 381억700만엔으로 30% 급증했으나 2019년 일본 정부가 한국을 대상으로 수출규제를 강화하면서 2019년 1.6% 감소했다.
일본 정부는 2019년 7월4일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인 화학제품 3종의 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시행한데 이어 8월7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함에 따라 포토레지스트의 한국 수출이 개별수출 허가로 변경됐다.
다만, EUV용 포토레지스트에 대해서만 특정포괄허가로 완화하면서 2020년부터 다시 한국 수출액이 19.4%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26.9% 급증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국내기업들은 일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했으며 동진쎄미켐 등은 EUV용 포토레지스트의 국산화를 위해 연구개발(R&D)에 집중했다.
표면적으로는 일본 의존도 낮추기에 진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포토레지스트 수입량 가운데 일본산 비중은 2020년 94.2%에서 2021년 91.0%, 2022년 1-10월 89.5%로 하락했다. 2020년 1분기에는 일본산 비중이 95.4%에 달했으나 점차 줄어 2022년 3분기에는 88.7%까지 떨어졌다. 관세청 기준으로는 2019년 85.5%, 2021년 79.3%에 이어 2022년 1-9월 76.8%까지 급락했다.
코트라는 일본 의존도 하락 추세에 대해 포토레지스트 수입량 일부를 벨기에와 타이완에서 조달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2022년 1-9월 90% 이하였던 일본산 수입 비중이 10월에는 93.3%로 높아졌으며 일본기업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포토레지스트를 공급하기 위해 국내공장을 확보하거나 다른 국가에서 우회 수출하는 등 일본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스미토모케미칼은 한국 자회사 동우화인켐 익산공장에서 2022년 6월 EUV용 포토레지스트 출하를 시작하며 삼성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은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익산공장에 ArF 이머전(ArFi) 포토레지스트 생산라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TOK는 2020년 EUV 포토레지스트 생산라인을 송도로 옮겼으며 ArF, KrF 포토레지스트도 생산하고 있다. 신에츠케미칼은 TOK 송도공장에서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을 타진하고 있다.
최근 수입비중이 늘어난 벨기에산 역시 일본 JSR이 벨기에 반도체 연구 허브인 아이멕(IMEC)과 합작한 RMQC에서 EUV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고 한국으로 우회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JSR은 최근 한국 자회사 JSR일렉트로닉머트리얼즈코리아(JEMK) 지분을 전량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승진 후 2022년 12월 2번째 해외 출장으로 베트남을 방문했으며 앞으로도 주요 반도체 시장을 둘러보며 JSR 등 일본 반도체 소재 생산기업들과 공급망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동진세미켐이 2019년 ArF 포토레지스트 성능평가 역량을 확보했으며 최근에는 EUV 포토레지스트 역시 국내 반도체 생산기업에서 성능평가를 통과해 본격적인 양산과 상용화를 앞둔 것으로 파악되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수요의 일부 대응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관계자는 “포토레지스트 국산화를 위한 기술개발 노력과 더불어 일본기업의 움직임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