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화학기업들은 2022회계연도에 양호한 영업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나 불확실성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화학공업일보가 매출액 1000억엔 이상 화학‧소재 상장기업 66사(3월‧10월‧12월 결산 포함)를 대상으로 2022년 상반기 영업실적을 조사한 결과 매출이 감소한 곳은 5사에 그쳤으나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은 43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원료가격 급등분을 판매가격에 전가함으로써 매출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자동차 감산에 따른 화학제품 시황 하락과 수요 둔화 등은 영업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스트림 화학기업일수록 경기 변동 영향을 심하게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에 반도체 부족으로 타격
일본 화학기업들은 여름철 이후 글로벌 경기가 침체로 전환되고 중국 경제, 일본 내수가 모두 둔화되면서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을 비롯해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 도소(Tosoh),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 일본촉매(Nippon Shokubai) 등 화학 메이저들은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반면, 2022년 전체 영업이익 전망은 4조3250억엔으로 전년대비 1.7% 증가하고, 당기순이익 역시 3조400억원으로 1.1% 늘어나는 등 5월 말 예상에 비해 각각 1.6%포인트, 4.9%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다만, 영업이익 증가를 예상한 곳은 34사, 감소를 예상한 곳은 32사로 대조적인 양상을 나타냈다.
영업이익 전망치를 수정한 곳은 46사이며 상향 조정한 곳은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 미쓰이케미칼, 닛토덴코(Nitto Denko), 닛산케미칼(Nissan Chemical), 쿠레하(Kureha), 일본소다(Nippon Soda), 쿠라보(Kurabo), 간사이페인트(Kansai Paint) 등이다.
반도체 소재와 농화학제품, 의약품 위탁생산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서 이익을 확보하고 엔화 약세 영향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향 조정한 곳은 미츠비시케미칼 그룹과 스미토모케미칼, 아사히카세이, 도레이(Toray), 테이진(Teijin), AGC 등으로 원료가격 급등분을 판매가격에 전가하지 못했고 석유화학 시황 하락, 반도체 부족에 따른 자동차부품 생산 둔화 등을 이유로 들었다.
국제유가와 나프타(Naphtha) 강세,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전체 66사 매출은 49조8270억엔으로 50조엔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예상치에 비해 6.2%, 전년대비로는 15.0% 많은 수준이다.
47사는 매출액 전망치를 수정했으며 대부분이 상향 조정했으나 시세이도(Shiseido), 코세(Kose) 등 화장품 생산기업들은 하향 조정했다.
유럽‧미국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추어 사회‧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있으나 중국의 도시 봉쇄 영향이 여전해 매출 증가를 기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영업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 요소로는 반도체산업 흐름을 들었다.
반도체 소재를 생산하는 화학기업들은 중장기 성장전략을 수정하지 않고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생산 흐름 및 재고 조정에 따라 수익 압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은 에틸렌(Ethylene) 크래커 가동률이 2022년 10월까지 3개월 연속 손익분기점 기준 90% 이하에 머물렀고 자동차 생산 회복이 더디며 중국 경제 침체에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우크라이나 정세, 미국-중국 무역마찰에 따른 타격도 계속돼 2023년 상반기까지 수익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SCC, 2022년 영업이익 410억엔에서 0엔으로 하향 조정
스미토모케미칼은 2022회계연도 석유화학 사업 부진 타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미토모케미칼은 2022년 5월까지 석유화학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에센셜케미칼 사업부분의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코어 영업이익을 410억엔으로 예상했으나 11월 0엔으로 하향 조정했다.
연평균 170억엔 상당의 이익을 꾸준히 올려왔던 싱가폴 사업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사우디 페트로라비(PetroRabigh)도 4-6월에는 영업이익 4억달러를 올렸으나 7-9월에는 4억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대폭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석유화학 시황 부진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중국의 신증설 투자 확대가 야기한 공급과잉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스미토모케미칼은 당초 2023년까지 석유화학 사업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설정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2024년까지 약 100억엔의 손익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다시 세웠으며 코스트 감축과 고부가가치 폴리머 판매 확대로 커버할 계획이다.
의약품 사업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결 자회사 Sumitomo Pharma의 주력제품이면서 북미 매출액만 20억달러에 달하는 Latuda의 독점판매 기간이 2023년 3월 만료되며 주요 수익원을 상실하게 됐고, Latuda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신약 3종을 개발하고 승인 취득에 나섰으나 예상보다 일정이 밀림으로써 영업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반도체 소재에 배터리‧농약 투자 적극화로 대응
수익성 악화 속에서도 2022년 4월부터 시작한 3개년 경영계획에서 설정했던 7500억엔의 성장투자는 유지할 방침이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프로젝트별 투자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나 잠재력이 충분한 프로젝트만 골라 투자함으로써 타격을 피할 계획이다.
미국 텍사스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용 프로세스 케미칼 공장은 2024년 가동하고, 농약은 미국 일리노이 소재 바이오라쇼널(Biorational) 리서치센터에 2500만달러를 투자해 개발능력을 확대한다.
아울러 바이오 스티뮬런트(Bio-Stimulant) 등 40개 이상의 신규 프로젝트 개발을 가속화한다.
2022년 12월까지 이미 성장투자액의 30% 이상을 소화했으며 앞으로는 LiB(리튬이온전지) 양극재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분리막(LiBS)은 2024년까지 약 100억엔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농약 사업은 천연물 베이스 농약 확보를 위한 M&A(인수합병)를 검토하고 있으며 2030년 이후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CR(Chemical Recycle) 실증 및 양산 투자도 진행한다.
스미토모케미칼은 2022회계연도 코어 영업이익이 1900억엔에 불과하고 2023회계연도에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부채자본비율(D/E Ratio)은 2021회계연도 말 0.8배였으나 의약품 사업 인수, 수익 감소 영향으로 2022회계연도에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2024년 회계연도 말까지 목표로 설정한 0.7배 달성을 위해 자산 압축과 수익성 강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24회계연도 영업이익 목표인 3000억엔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V자 회복이 필요해 농약, 반도체 소재 등 정보전자화학, 배터리 소재를 포함한 에너지‧기능 소재 3개 사업부문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에센셜 케미칼과 의약품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중요하나 현재까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목표 수정은 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