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고순도 유기용매를 친환경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 교수 연구팀은 2차원 다공성 탄소 기반의 유기용매 정제용 초고성능 나노여과막 개발에 성공했다.
유기용매를 분리하기 위해서는 혼합물을 이루는 물질 간의 끓는점 차이를 이용해 분리하는 증류법이 사용되나 대용량 혼합물을 끓여야 하는 만큼 막대한 에너지와 비용이 소모되고 가열 과정에서 고부가가치 생성물의 화학적 변성 위험을 배제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단순히 압력을 가하는 것만으로 유기용매를 높은 효율로 분리할 수 있는 분리막 기술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구팀은 2나노미터 이하의 작은 기공을 갖는 제올라이트(Zeolite) 내부에 탄소를 채워 넣은 후 제올라이트만을 선택적으로 녹여냄으로써 판 형태의 2차원 탄소 물질 합성에 성공했고 극도로 균일한 크기의 마이크로 기공들이 벌집 구조로 빽빽하게 배열된 2차원 탄소 시트들을 적층시켜 얇은 두께의 분리막을 제조했다.
분리막을 유기용매 나노여과에 적용한 결과 탄소 시트의 기공보다 큰 용질은 효과적으로 걸러냄으로써 고순도의 유기용매를 얻을 수 있었으며, 특히 높은 기공 밀도 덕분에 기존 분리막들보다 비약적으로 높은 유기용매 투과도를 보여 유기용매의 대량 정제에도 매우 적합한 것을 확인했다.
최민기 교수는 “극도로 균일한 크기의 마이크로 기공이 초고밀도로 존재하는 2차원 다공성 탄소의 합성 방법은 세계적으로 보고된 바 없던 새로운 개념”이라며 “개발한 탄소 물질은 분리막 뿐만 아니라 배터리나 축전지 같은 전기화학적 에너지 저장장치 및 화학적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AIST 응용과학연구소 김채훈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연구 성과는 세계적 권위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2월10일 게재됐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