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SKI: 대표 김준)은 석유 사업 부진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연결 기준 2023년 1분기 매출이 19조142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750억원으로 77.3% 크게 줄었고 순이익은 마이너스 520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정제마진 강세와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영업이익 1조6491억원을 기록했던 2022년 1분기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이다.
석유 사업은 매출이 11조6069억원으로 9642억원 늘어나 9.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748억원으로 1조2309억원(81.8%) 급감했다.
다만, 2분기에는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본격화와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증가로 정제마진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회복될 여지가 있다.
화학 사업은 매출이 2조5351억원으로 2709억원(9.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089억원으로 249% 폭증했다.
화학 사업은 2분기 중국 내수 활성화가 예상돼 P-X(Para-Xylene)와 PE(Polyethylene), PP(Polypropylene)의 스프레드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윤활유 사업은 매출이 1조3023억원으로 24.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판매경쟁 심화 등의 이유로 2592억원으로 22.5% 증가에 그치며 매출 상승폭을 따라가지 못했다.
석유개발 사업은 매출이 3285억원으로 21%, 영업이익은 1135억원으로 40% 급감했다. 매출원가 상승의 영향에 따른 매출 증가보다 영업이익의 감소율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배터리 사업을 맡은 SK온은 2022년 신규 가동을 시작한 공장들의 램프업(생산량 확대)에 따라 분기 최대 매출인 3조3053억원을 거두었지만 일회성 비용 증대로 영업적자는 713억원 늘어난 3447억원을 기록해 적자 폭이 확대됐다.
1분기에 중국·헝가리·유럽 배터리 공장은 목표 수율을 상회했지만 북미 배터리 공장에서 연초 포드(Ford)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이 중단돼 목표 수율에 도달하지 못한 점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배터리 사업의 매출과 수익성 개선은 해외 신규 공장의 추가 램프업에 달려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 효과가 회계에 반영되면 추가적인 손익 개선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은 포드와 현대자동차의 북미 합작기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요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으며, 2023년 설비투자(CAPEX) 계획은 변함이 없고 가이던스로 나온 10조원에 현대자동차와의 합작기업이 이미 반영돼 있으므로 자금 조달은 대부분 정책 자금이나 파트너 자본 등으로 가능해 실제 부담분은 크지 않다는 점은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SK이노베이션은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운영 최적화로 수익성을 개선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할 계획으로 청정에너지 생산·탄소배출 감축·순환경제 중심의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 및 기업가치 제고 중심의 경영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