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순수(Ultra Pure Water) 국산화를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파악된다.
초순수는 물 속에 포함된 불순물을 극히 낮은 값으로 억제함으로써 이론상 순수한 물에 가장 근접시킨 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태양광 패널 분야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생산하지 않아 일본산에 대한 의존도가 100%에 달하고 일본이 생산기술 특허 71%를 차지하고 있어 생산장치 건설 및 가동에서도 일본에 의존하는 부분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초순수 수요는 2020년 21조원에서 2024년 23조원, 2026년에는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요 대부분은 아시아‧태평양에 집중되고, 특히 한국은 초순수 수요 중 가장 많은 반도체 생산 점유율이 약 80%에 달하기 때문에 수입의존도 해소가 시급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에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가 절실하다는 판단 아래 환경부를 통해 2021년 4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사업비 480억원을 투자해 초순수 생산공정 국산화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초저농도 유기물 제거용 자외선 산화장치와 고순도 공업용수 설계, 플랜트 시공, 운영 통합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며 SK, 한수테크니칼서비스, 세프라텍, 삼양사, 한성크린텍,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증 플랜트는 SK실트론 구미공장에 도입해 SK실트론의 웨이퍼 제조공정에서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해외 장비를 사용했지만 설계‧시공을 국산화한 버전의 1단계 플랜트 1200톤이 도입됐으며 2023년 말에는 국산 장비를 적용한 2단계 플랜트 1200톤까지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는 세프라텍의 분리막 제조기술을 활용해 물 속 산소 농도를 1ppb(10억분의 1) 이하로 낮추는 탈기막(MDG) 개발을 추진하고 있고, 한수테크니칼서비스와는 초순수 설비 운영에서 협력하고 있다.
삼양사와 한성크린텍은 SK실트론이 1조원을 투자하는 3공장용으로 각각 초순수 생산에 필요한 이온교환수지 공급, 생산설비 설계‧시공과 기자재 조달을 맡는 형태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다만, 2025년 2400톤을 상용화해도 전체 수요의 60%만 대체 가능한 수준이고 일본은 노무라(Nomura), 쿠리타(Kurita) 등이 초순수 플랜트 설계‧시공‧운영까지 일괄 진행하나 환경부 프로젝트는 장치‧소재별로 나누어 추진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밸류체인 형성이나 경쟁력 확보 전략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2025년 실증 종료 후 SK실트론이 기술 이전료를 지불하고 자사 설비로 가동할 계획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초순수 품질 평가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연속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5년 이후 2030년까지 초순수 수질 분석, 실증‧검증을 위한 플랫폼 센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실제 수요기업의 니즈와 산업계 특성을 반영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