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가 전기자동차(EV) 생산을 시작했다.
현대자동차는 인도네시아에 동남아 최초의 전기자동차 공장을 건설했고, 중국 우링(SAIC-GM-Wuling Automobile)은 소형 전기자동차를 출시해 2022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세계 최대 생산량을 갖춘 니켈부터 이어지는 서플라이체인 구축에 나서고 있어 앞으로도 한국‧중국기업의 투자를 바탕으로 전기자동차 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자동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으로 배터리셀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1위인 중국 CATL과 코발트 메이저 화유코발트(Huayou Cobalt) 등은 인도네시아에서 채굴한 니켈 광석을 배터리용으로 가공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 LG에너지와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대자동차는 2022년 3월 인도네시아 공장을 완공했다.
SUV(스포츠유틸리티 자동차), MPV(다목적 미니밴) 뿐만 아니라 동남아 최초로 현지에서 생산하는 100% 전기자동차(BEV)인 아이오닉5도 생산하며 초기 생산능력은 15만대로 파악되고 있다. 앞으로 15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생산능력을 25만대 체제로 확대할 계획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공장 준공식에서 아이오닉5에 대해 “인도네시아 전기자동차 개발의 중요한 마일드스톤”이라며 “앞으로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전기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한 만큼 인도네시아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30년까지 정부 소유 자동차 13만대를 전기자동차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내거는 등 앞장서서 전기자동차산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주요 도시 자카르타(Jakarta)는 교통정체가 극심해 평소에도 번호판 끝자리 숫자가 홀수인지 짝수인지에 따라 사용 가능한 도로를 통제하고 있으나 전기자동차는 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전기자동차산업은 이제 출발단계로, 인도네시아 자동차제조업자협회(GAIKINDO)는 2021년 전기자동차 판매대수가 700대이고 아이오닉, 코나 등 현대자동차 차종이 90% 가까이 차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자동차 출시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배터리셀을 직접 생산하기 위한 합작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합작 비율은 50대50으로 자카르타 근교 카라왕(Karawang)에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채용한 LiB(리튬이온전지)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이미 생산을 시작한 자동차 공장에 배터리를 직접 공급함으로써 아이오닉 등 전기자동차 차종의 가격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상업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우링 Air EV 앞세워 아이오닉 추월
현대자동차에 이어 중국 우링도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자동차 생산을 시작했다.
2022년 8월 출시한 소형 전기자동차 Air EV가 큰 인기를 누리며 2022년 1-10월 전체 전기자동차 판매대수 6000대 가운데 4000대로 1위를
차지했다.
2021년까지 1위를 달리던 현대자동차 아이오닉은 2022년 1-10월 판매대수가 1500대 수준에 그쳐 2위로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는 11월 발리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대형 세단 제네시스 G80 전기자동차 모델 87대를 공용 자동차로 투입했고 제네시스 G80 리무진 44대, 아이오닉5 262대 등 전체 393대에 달하는 자동차를 제공했다.
그러나 우링 역시 Air EV를 300대를 제공했고,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가 렉서스의 전기 SUV 모델인 UX300e를 143대 기증하는 등 인도네시아 인지도 높이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본은 기존에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의 90%를 장악했으나 전기자동차에서는 한국‧중국에 밀리고 있다.
니켈, 수출 규제하며 배터리산업 육성 총력전
인도네시아 정부는 계획대로 전기자동차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전기자동차 보급을 좌우하는 것은 충전 인프라이기 때문에 인프라 정비가 불충분한 인도네시아의 보급 속도가 늦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현지 매장량이 풍부한 리튬을 LiB 원료로 공급하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니켈부터 배터리, 전기자동차까지 이어지는 서플라이체인 구축을 진행하고 있어 아시아 지역의 전기자동차 생산 허브로 부상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니켈 제련공장을 다수 가동하며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2020년부터는 니켈 광석 수출을 차단하는 동시에 스테인리스 원료용 니켈철철(NPI)과 페로니켈 수출에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니켈 광석을 배터리용으로만 사용하도록 하는 등 산업구조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화광 베이스로 고품위 그레이드 생산 도전
니켈 광석은 크게 러시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생산된 황화광과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중심으로 생산되는 산화광으로 구분되며 황화광은
배터리 소재로 사용되는 Class1 니켈로 정련되나 산화광은 NPI와 같은 Class2 니켈 원료로 주로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며 인도네시아에서 산화광 베이스로도 배터리용 투입이 가능한 고품위 니켈을 회수하는 고압황산침출(HPAL) 프로젝트가 다수 진행되고 있다.
일본 한와흥업(Hanwa)은 2018년부터 술라웨시(Sulawesi) 소재 QMB New Energy Materials(QMB)에게 출자하고 2022년 8월에는 HPAL 프로젝트 가동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QMB는 LiB 생산에 적합한 고순도 니켈‧코발트 화합물(MHP)를 광석부터 일관생산하기 위해 설립된 전문기업으로 한와흥업 뿐만 아니라 중국 스테인리스 생산기업 Qingdao Iron & Steel, 배터리 메이저 CATL 등이 출자하고 있다.
CATL, 인도네시아산 니켈 활용방안 모색
CATL은 인도네시아와의 관계를 심화시키고 있다.
2021년부터 관련기업을 통해 현지 광업 메이저 Merdeka Copper Gold와 협력하며 니켈, 코발트, 리튬, 구리, 망간, 알루미늄 등 배터리용 금속 서플라이체인 구축을 위한 투자 플랫폼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면 CATL이 일부 권리를 보유하는 형식이다.
2022년 4월에는 그룹기업을 통해 인도네시아 국영 니켈 생산기업인 Aneka Tambang(ANTAM), 민간기업 IBC(Indonesia Battery)와 니켈 채굴‧가공부터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소재 생산과 배터리 생산, 배터리 리사이클로 이어지는 일관 서플라이체인을 구축하는 인도네시아 전기자동차 배터리 통합 프로젝트 추진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프로젝트 투자액은 총 59억6800만달러로 인도네시아 북부 말루쿠(Maluku)의 할마헤라(Halmahera) FTH 산업단지에 건설할 계획이다.
ANTAM은 인도네시아 국영 광업기업 MIND ID 산하기업이며 IBC는 MIND ID와 ANTAM, 국영 석유기업 페르타미나(Pertamina), 국영 전력기업 PLN이 전기자동차 서플라이체인 구축을 위해 2021년 4월 설립했다.
CATL은 ANTAM과 배터리 공장 건설에 협력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화유코발트 중심 니켈 프로젝트 가속화
인도네시아산 니켈에 주목하고 있는 중국기업은 CATL뿐이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화유코발트는 2021년 말 인도네시아 중부 술라웨시에서 중국 칭산(Tsingshan) 그룹, China Molybdenum과의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혼합 수산화물 침전물(MHP) 시험생산에 성공했다.
칭산그룹, 폭스바겐(Volkswagen)과는 인도네시아에 160GWh 수준의 배터리 원료용 니켈과 코발트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화유코발트는 2022년 9월에도 니켈 채굴기업인 Vale Indonesia, 포드(Ford)와 HPAL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도 합의했다. 배터리 소재용 니켈 8만4000톤을 생산해 포드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10월에는 중국 양극재 전구체 생산기업 CNGR Advanced Material과 칭산그룹 산하 싱가폴기업의 합작기업이 인도네시아 중부 술라웨시에서 니켈 매트(Nickel Matte) 제련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니켈 매트는 배터리용 황산니켈 중간제품으로 생산능력은 1만톤이며 장기적으로 6만톤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Chengtun Mining 역시 웨다만 산업단지에서 싱가폴기업과 함께 3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니켈 매트 4만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