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국내 배터리 산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배터리 생산기업을 중심으로 IRA 시행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됐고 양극재 수출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배터리 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상반기에 IRA 세액공제 예상 금액 2112억원을 영업실적에 반영했으며, SK온 역시 AMPC 수혜액 1670억원을 2분기 영업실적에 처음으로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북미지역에 가동 공장이 없는 삼성SDI는 2025년을 기점으로 수혜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IRA 수혜액은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북미 생산능력을 확대함에 따라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증권사들은 2024년 LG에너지솔루션이 2조4000억원이 넘는 AMPC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 IRA는 최종적으로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자동차(EV)에 대해서만 세액공제 형태로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했을 때와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광물을 40% 이상 사용했을 때 각각 375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생산기지 확보에 적극 나서는 등 미국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완성차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나란히 현대자동차그룹과 협력해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조지아에 각각 전기자동차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지역에만 총 8개의 공장을 가동 또는 건설하고 있다.
삼성SDI 역시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인디애나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GM(제너럴모터스)과도 합작해 2026년 양산을 목표로 30GWh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SK온은 포드(Ford Motor)와 합작해 2025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는 블루오벌SK 공장을 포함해 모든 북미공장을 가동하면 185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2차전지 소재인 양극재도 미국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2023년 1-7월 양극재 미국 수출액은 18억3600만달러(약 2조4545억원)로 전년동기대비 177.8%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에게 당장은 IRA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으나 핵심광물 탈중국화는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기업들이 최근 IRA를 우회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산업계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한국-중국 합작기업에 대한 규제 가능성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