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제마진 악화로 적자 확대 … 일본3사, 가동률 안정화 관건
정유기업들은 영업실적 개선에 고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3년 2분기 매출이 18조727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22년 2분기 2조3292억원에서 2023년 2분기 마이너스 106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정유 사업에서만 영업적자 4112억원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쓰오일은 매출이 7조8196억원으로 31.7%, 영업이익은 364억원으로 97.9% 격감했다. 정제마진 악화로 정유 사업에서 영업적자 2921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 6조9725억원에 영업이익은 361억원으로 97.0% 급감했고, 특히 정유 사업에서 영업적자 395억원을 기록했다.
GS칼텍스는 매출이 10조7733억원으로 33.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조1321억원에서 마이너스 19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정유 사업은 영업이익이 2조76억원에서 마이너스 234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에네오스(ENEOS Holdings), 이데미츠코산(Idemitsu Kosan), 코스모에너지(Cosmo Energy Holdings) 등 일본 정유기업 3사 역시 영업이익이 대폭 악화됐다.
3사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폭등함에 따라 재고자산 평가이익이 확대되며 막대한 수익 증가 수혜를 누렸으나 2023년 들어 오히려 재고자산 평가가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외부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에서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며 기초화학제품을 중심으로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주요 수익기반인 정유공장 가동 안정화가 시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사업 환경 불확실성 지속에도 불구하고 3사는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영업실적 전망치를 조정하지는 않고 있다.
에네오스는 재고자산 평가 영향을 제외하면 석유제품 영업이익이 415억엔(약 375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광물유 및 화학제품 마진이 개선되면서 약 300억엔(약 2712억원)의 영업이익이 추가됐고, 특히 석유화학 사업에서 P-X(Para-Xylene)를 중심으로 100억엔(약 904억원)의 흑자를 낸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이데미츠코산은 재고자산 평가 영향을 제외해도 연료유 수출 마진 악화 및 정기보수에 따른 판매량 감소로 영업이익과 지분법 평가 손익이 574억엔(약 5189억원)으로 32.4% 급감했다.
81억엔(약 732억원) 흑자를 기록했던 기초화학제품 사업은 마이너스 14억엔(약 12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정기보수로 생산 및 판매량이 감소했고 수선비가 증가했으며 P-X 마진이 상대적으로 호조를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화학제품 판매가격이 나프타(Naphtha) 하락에 따라 떨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고기능 소재 사업은 영업이익이 55억엔(약 497억원)으로 68.4% 급증했다.
2022년 급등했던 BPA(Bisphenol-A) 등 기능화학제품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소재 판매가 감소했음에도 윤활유 래깅효과가 해소된 덕분으로 파악된다.
코스모에너지는 재고자산 평가 영향을 제외한 영업이익이 271억엔(약 2448억원)으로 44.3% 급감했다. 정제마진 악화 및 판매량 감소로 정유 사업 영업이익이 격감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자회사 마루젠석유화학(Maruzen Petrochemical)이 판매하는 MEK(Methyl Ethyl Ketone), 벤젠(Benzene) 시황이 하락했고 에틸렌(Ethylene)도 약세를 나타냄으로써 석유화학 사업에서도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정유3사 영업실적 악화는 가동률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상압증류장치 가동률은 이데미츠코산, 코스모에너지가 정기보수 기간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에네오스는 정기보수 기간 외에도 78%로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에네오스는 설비 트러블로 가동률을 낮추었으나 재발 방지에 집중하며 계획 외 가동중단 비율을 50% 가깝게 낮춤으로써 약 130억엔(약 1173억원)의 수익개선 효과를 얻은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이데미츠코산은 정기보수 일정이 겹쳐 상압증류장치 가동률이 64%에 그쳤다. 일부 정유공장에서 트러블이 발생했으나 가동중단은 대부분 정기보수에 따른 것으로 정기보수 완료 후 가동률은 약 90%를 회복했으며 2023회계연도 평균 가동률은 80%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