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은 회복 둔화가 우려되고 있다.
일본 도카이카본(Tokai Carbon)은 2023년 영업이익이 340억엔으로 전년대비 16.2%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450억엔으로 10.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2023년 11월 IR을 통해 전기로용 흑연전극 및 반도체 제조장치 부품용 파인카본 수요 회복이 둔화됐고 전기 아크로용 탄소전극 역시 반도체 수요 위축의 영향으로 영업실적이 3년 만에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도카이카본은 주요 5대 사업 가운데 타이어 원료를 제외한 4개 부문의 영업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흑연전극 사업은 유럽에서 재고 평가 마이너스 16억엔을 계상하면서 2023년 3분기에 영업적자 4억엔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17억엔으로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로 생산효율화를 위한 흑연전극 대구경 그레이드를 생산하는 미국 사업장은 가동률이 90-95%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계속되는 유럽·아시아 철강 시황 악화와 경쟁 심화로 판매량 및 판매액이 모두 부진했다.
유럽 사업장은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졌으며 아시아 사업장은 50%대에 머물렀다. 유럽 경제가 심각한 부진에 빠졌으며 유럽과 아시아 시장 모두 경쟁기업이 사업을 본격화함에 따라 영업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흑연전극은 탈탄소화 트렌드를 타고 전기로 전환을 추진하는 철강 생산기업이 증가함에 따라 중장기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료인 코크스는 전기자동차(EV)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LiB(리튬이온전지) 소재용 수요가 증가해 수급이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우려된다.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철수하는 흑연전극 생산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메모리 반도체와 파워반도체 제조장치용 부품에 사용되는 파인카본 사업은 영업이익이 100억엔으로 32.5%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Silicone) 웨이퍼 에칭 장치용 SiC(탄화규소) 등은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커 계속되는 반도체 시장 조정 영향을 받고 있다.
알루미늄(Aluminium) 전해용 전극 등을 생산하는 스멜팅&라이닝 사업부 역시 영업이익이 5억엔으로 62.8% 격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크로용 탄소전극은 실리콘웨이퍼의 조원료인 금속 실리콘 제조공정 등에서 사용되며 파인카본과 마찬가지로 반도체 수요와 관련이 깊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요기업이 비축한 재고 해소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영업실적 악화에 일조하고 있다.
반면, 카본블랙 부문은 영업이익이 1900억엔으로 54.6%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도카이카본은 전망치를 30억엔 상향 조정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트랙·버스용 대형 타이어 생산조정이 영향을 미쳤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부족이 해소됨에 따라 자동차 생산대수가 증가하고 승용 자동차 타이어용 카본블랙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카이카본은 2024년 후반부터 반도체 시장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장의 움직임을 고려하면 회복 시기는 2025년까지 늦어질 공산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