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 건축소재는 탄소 배출 규제를 타고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축은 세계적으로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비중이 50%에 달할 뿐만 아니라 폐기물 배출량 비중도 20-50%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산업으로 분류된다.
또 철강 등 기초소재와 수도‧단열재 등 건축자재, 기계설비, 조경 등 연관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건축산업의 친환경 트렌드는 관련 산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건설 시장에서는 탄소 배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해외 항만‧터널, 빌딩 등 건설 입찰에서 시공‧운영 단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정량적 감축을 요구하거나 저탄소 건설자재 사용에 대한 요건이 추가되는 추세이다.
건강친화형 주택으로 친환경 실천
최근 친환경 트렌드를 타고 건강친화형 주택 건설이 확대되고 있다.
건강친화형 주택은 환경오염물질이 적게 방출되는 건축자재를 사용하고 새집증후군 문제를 개선함으로써 일정수준 이상의 실내 공기질과 환기 성능을 확보한 주택으로, 의무기준을 모두 충족하면서 권장기준 중 2개 이상의 항목에 적합한 주택을 의미한다.
의무기준은 사업 주체가 건강친화형 주택을 건설할 때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필수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기준, 권장기준은 오염물질을 감축에 필요한 기준이다.
건강친화형 주택은 재생에너지 시스템 도입과 친환경 목재, 재활용 소재, 유기농 마감재 등 친환경 건축소재 활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에너지‧자원 사용, 유해화학물질 배제, 환경오염 최소화를 목표로 하며 국토교통부는 친환경 건축자재 품질 점검에서 건강친화형 주택 건설기준을 따르고 있다.
현대건설, 저탄소‧고성능 자재로 ESG 강화
현대건설은 저탄소 건축자재 연구개발(R&D) 확대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2년 10월 국내 상장 건설기업 최초로 2045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며 이후 공표한 이행 전략에 따라 그동안 종합 건설사업을 통해 축적해온 EPC(설계·시공·조달) 역량을 바탕으로 친환경‧저탄소 사업 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콘크리트에서 시멘트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2017년 산업부산물을 활용한 시멘트 대체 소재 연구에 착수해 현대제철에서 발생하는 제철 슬래그를 분말화해 활용한 저탄소 시멘트 H-ment를 개발했다. 
보급형 H-ment는 기존제품의 단점을 보완해 콘크리트 초기 강도를 최대 21% 높였으며, 저발열형 H-ment는 온도 상승량을 9%까지 저감해 슬래그 양을 60%까지 늘려도 기존 강도 유지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화열 발생을 줄여 콘크리트 균열을 안정적으로 방지할 수 있으며 기존제품 대비 35%의 탄소 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철 슬래그 미분말을 40% 활용했음에도 기존 파일보다 강도가 더 높고 탄소 배출은 16% 감축한 초고강도 그린 PHC(Pretensioned Spun High Strength Concrete) 파일을 개발해 국토교통부로부터 녹색기술로 인정받았으며, 시멘트를 친환경 소재로 대체한 콘크리트 및 지반 고화재, 제철 슬래그를 활용한 층간소음 저감용 고밀도 몰탈 등 저탄소 건설 소재를 개발해 현장에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3년 5월 글로벌 친환경 건설자재 생산기업 홀심(Holcim)과 저탄소 건설 소재 공동 개발 및 기술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홀심은 스위스와 프랑스에 기반을 둔 시멘트, 골재, 콘크리트, 몰탈, 아스팔트 등 건설자재 전문기업으로 연구센터 6곳과 1500여개 유효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대폭 감축한 시멘트와 콘크리트를 비롯해 친환경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양사는 소성점토 칼사인드 클레이(Calcined Clay)를 활용한 저탄소 신소재, 해양환경에 대응 가능한 고내구성 콘크리트 기술 개발 등 탄소중립 관련 연구를 추진하고 저탄소 건설소재의 적용을 확장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한국위원회에서 기후변화 대응 부문 2년 연속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됐고 5년 연속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CDP는 2000년 영국에서 설립된 비영리 국제단체로 글로벌기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경영전략, 리스크 관리능력, 온실가스 감축 노력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구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도배지, 가구자재, 석고보드 등 환경성적표지 인증제품을 9종 이상 적용하고 레미콘, 배수‧식재용 인공토양 등 저탄소 인증제품 7종 이상을 활용해 건축기자재 부문 대상(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현대L&C, R-PET필름 국내 최대 공급
현대L&C는 부산 두산위브더제니스오션시티 전세대(3048세대)에 국내 최대의 친환경 가구용 R(Recycle)-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필름을 공급하기로 했다.
친환경 가구용 R-PET필름은 재활용 원료 함량이 최대 80%로 기존 PET필름에 비해 약 20% 정도의 이산화탄소 발생량 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L&C 관계자는 “500ml 용량 폐PET병 약 360만개를 재활용해 33톤의 탄소 감축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재활용제품에 대한 부담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름의 단층을 3중 구조로 제작하고 소비자의 피부가 닿지 않는 중간층에만 재활용 원료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현대L&C는 친환경 건축자재 사업의 저탄소, 생분해, 업사이클 부문 중 업사이클 부문에 특히 주력하면서 국내용 제품군을 확대하고 국내 업사이클 사업 매출 비중을 현재 20%에서 5년 후 50%까지 높일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 대응해 국내 철강기업 최초로 철근‧형강에 대한 GR(Good Recycled: 우수재활용) 인증을 받는 등 건설용 강재 전반으로 인증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2023년부터 500평방미터 이상 공공건축물을 시작으로 제로에너지건축물인증(ZEB) 의무화를 시행하고 있으며 GR 인증제품은 환경부 녹색제품에 해당해 현대제철의 철근·형강을 사용하면 녹색건축 인증 획득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환경성적표지인증(EPD)과 GR인증 등을 통해 친환경 건설용 강재를 확대하고 2023년부터 공공부문을 시작으로 녹색건축물 시공 의무를 가진 건설산업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친환경 건축자재 품질 관리 지속 강화
국토교통부는 친환경 건축 자재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 11월13일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방 가구, 페인트, 실링재, 벽지, 륨카펫(바닥재의 일종) 등 친환경 건축자재 5개 품목을 대상으로 불시 점검을 실시했다.
2023년 점검 대상은 지속적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5개 품목에 20개 관련기업을 선정했으며 공동주택에 해당 품목을 납품하고 있거나 납품 예정인 관련기업을 불시에 방문하는 방식으로 실행했다.
주방가구는 소비자 평가에 민감한 품목이고 페인트와 벽지는 새집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실링재는 창호·욕실에, 룸카펫은 거실, 주방 등 주요 공간에 사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자재별로 채취한 시료를 공인시험기관에 의뢰해 총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 톨루엔(Toluene) 방출량 등 건강친화형 건설기준 및 친환경 성능과 한국산업표준(KS) 품질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관련 기준이나 품질에 대해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해 관련 법령에 따른 조치를 요청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협회에 점검·조치 결과를 공유하고 관련기업의 건의 사항을 청취해 불합리한 제도를 발굴·개선하도록 힘쓸 계획이다.
친환경 건축자재 합동점검은 부실한 친환경 자재를 공동 주택에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18년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총 16개 품목, 95개 관련기업에서 부적합 자재 21건을 적발해 전량 폐기 또는 재시공 조치를 진행했다.
2022년에는 인조대리석 등 4개 품목의 19개 관련기업을 점검해 친환경·KS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건축자재 3건을 확인하고 유통 중지 및 전량 폐기를 지시한 한 바 있다. 주방기구‧강화합판마루는 VOCs 기준을 초과했고 수성 페인트는 냉동 안전성 성능을 미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혜령 국토부 주택건설공급과장은 “지속적인 점검으로 2022년 친환경 자재 부적합 판정 건수를 2019년 대비 절반 이하로 크게 줄였다”며 “관련산업 전반에 경각심을 고취하는 것은 물론 자발적으로 품질을 관리하고 고품질 건축자재를 생산, 유통하는 문화가 자리잡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녹색건축 인증제도 개정
녹색건축인증제도는 기존 7개 전문분야 분류체계에서 4개 분류체계로 간소화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녹색건축센터는 9월6일 개최된 녹색건축한마당에서 녹색건축인증(G-SEED) 개정 초안을 발표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공청회를 개최했다.
녹색건축인증제는 분류체계를 토지이용 및 교통, 에너지 및 환경오염, 소재 및 자원, 물순환 관리, 유지‧관리,생태 환경, 실내 환경 등 기존 7개 전문 분야에서 통합계획과 관리, 지속가능한 외부공간, 건강한 실내환경,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와 자원관리 등 목적 중심형 4개 분야로 개편하고 통합계획과 관리 분야를 통해 녹색건축 전체 프로세스 고려 및 친환경 건축물 특성 강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또 녹색건축인증 전문가의 설계 및 시공 참여를 본 평가항목으로 구성해 설계 초기 단계에서 인증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의 개선 및 통합설계를 유도할 방침이다.
녹색건축인증제는 글로벌 자원 및 에너지의 효율적 활용으로 총 사용량을 절감하며 환경오염을 줄이는 기술과 사업을 인증‧지원하는 녹색인증제의 일환으로 건축물 입지 계획, 자재 선정, 시공, 유지‧관리, 폐기 등 건축의 전 주기를 대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 평가하는 인증 제도이다.
개정안은 건축물의 탄소저감 효과를 정량화할 수 있도록 신규 인증항목을 도입하는 등 평가지표를 개발하고 인증현황 분석을 통해 녹색건축인증 고도화를 달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장대희 녹색건축센터장은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을 바탕으로 온실가스 배출저감 항목을 강화하는 한편 ESG, 웰빙 등 사회적 이슈를 반영할 수 있도록 개정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녹색건축인증제는 국토교통부와 환경부가 주관하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운영을 맡고 있으며 공식 지정된 녹색건축 인증기관은 한국녹색환경연구원, 한국그린빌딩협의회, 크레비즈인증원, 한국부동산원, 한국생산성본부 인증원, 국토안전관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LH토지주택연구원, 한국환경건축연구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10곳으로 파악된다.
녹색건축인증을 받은 건축물에는 인센티브가 주어져 등급별로 취득세를 3-10% 경감할 수 있고, 용적률이나 높이제한 등 건축물 기준도 3-9% 이하 범위에서 완화 적용하며 조달청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에서 가산점을 최대 1점까지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희 기자: kj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