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02일 (목)
2024년 04월 01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둘러싼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에너지산업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이 약화되며 항공유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한 반면, 날로 대규모화되는 자연재해 및 이상기후와 업스트림 투자 부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동지역 충돌 등이 겹치면서 공급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에너지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탄소중립이 본격화되며 기존의 원유 등 화석연료 베이스로는 생존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재생에너지 도입이나 이산화탄소(CO2) 활용 사업, 지역 단위 에너지 전환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대한석유협회는 유럽연합(EU)이 2025년부터 지속가능 항공유(SAF) 사용을 의무화함에 따라 국내 정유 4사도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정유 4사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석유화학 투자에 집중하며 기존 석유화학산업의 공급과잉 위기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탈탄소‧CCUS, 2024년 이후 투자 본격화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2024년 에너지 시장에 대한 10가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산업의 탈탄소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먼저, 유엔(UN)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회의 COP28에서 글로벌 석유기업 50사가 석유·가스 탈탄소화 헌장에 참여하고 150개국이 메탄(Methane) 서약에 동참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비록 중국과 인디아가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 늘리자는 공약에 서약하지 않았으나 세계 전체적으로 기존 화석연료 사용 산업이 일정수준 탈탄소화에 협조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의 신규 메탄 배출 규정도 2024년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새로운 메탄 배출 규정을 통해 △신규 시추리그에서 추출한 천연가스를 일상적으로 연소하는 것을 금지하고 △원유‧가스정 현장과 가압기에서 메탄 누출에 대한 석유기업의 모니터링을 의무화했으며 △대량 배출원에서 대규모 메탄 배출을 감지하기 위해 제3자를 통한 원격 감지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탈탄소 관련 정책은 에너지기업들의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엑손모빌(ExxonMobil)은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EV) 100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의 리튬 생산능력을 갖추겠다고 선언하며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석유공사는 2024년이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이 상업적 수준에 진입하는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2024년에는 총 119개의 CCUS 프로젝트가 최종투자결정(FID)을 내릴 계획이며 40-50개가 실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현 가능성이 높은 CCUS 프로젝트 대부분은 북미, 유럽의 허브 구축 관련 사업이며 일본 정유기업들이 추진하는 직접공기포집(DAC) 프로젝트도 본격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4사, 보다 중장기적 투자 전략 필요…
정유기업들은 석유정제 의존에서 탈피해 신 성장동력을 육성해야 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정제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경기 흐름, 국제유가에 따라 호황‧불황이 분명한 편이며, 국내 정유 4사는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2020년 영업적자 5조50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2022년부터 코로나 확산이 약화되며 수요가 되살아나고, 특히 국제유가 강세가 이어지며 정제마진 급등을 통한 호조가 계속됐으나 2023년 국제유가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정유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밝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와 자동차 전동화, 세계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 및 소비자들의 친환경 의식 확대 등으로 강력히 요구되고 있는 탄소중립 투자는 연료유 등 석유제품 수요 감소로 이어지며 정유기업들의 수익 개선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단기적인 수익 변동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탄소중립 트렌드와 함께 석유제품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기존 석유정제 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확대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개혁에 나서야만 생존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등은 과거부터 정유기업들의 신규 사업 아이디어로 CCUS, SAF 사업화, 바이오 에너지 도입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유 4사는 2010년대 중반 당시 고수익 행진을 계속하던 석유화학 사업 진출에 집중했고 현재도 기존 생산설비를 유지하며 석유정제 사업과 보완적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한 석유화학 확대에 주력하고 있어 친환경 사업 확대에는 미진한 편으로 평가된다.
에쓰오일은 2018년 말 4조8000억원을 투입해 울산에서 PP(Polypropylene) 40만톤과 PO(Propylene Oxide) 30만톤을 포함한 RUC(Residue Upgrading Complex) 및 ODC(Olefin Downstream Complex) 프로젝트를 완공함으로써 프로필렌(Propylene)에서 PP, PO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했고, 온산단지에 9조2580억원을 투자해 스팀 크래커를 비롯한 대단위 석유화학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샤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2026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 180만톤, 프로필렌 77만톤, 벤젠(Benzene) 28만톤, 부타디엔(Butadiene) 20만톤, LLDPE(Linear Low-Density Polyethylene) 88만톤, HDPE(High-Density PE) 44만톤을 건설하는 계획으로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완공 후 전체 생산능력에서 석유화학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12%에서 25%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22년 롯데케미칼과 합작한 현대케미칼을 통해 에틸렌 생산능력 75만톤의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를 완공했으며, 비정유 영업이익 비중이 54.4%에서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칼텍스 역시 2022년 에틸렌 75만톤, PE 50만톤, 프로필렌 41만톤, 혼합 C4유분 24만톤, 열분해 가솔린 41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여수 MFC(Mixed Feed Cracker)를 완공하고 석유화학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 석유정제 탈피 가속화한다!
반면, 일본 정유기업들은 석유정제능력 감축을 진행하며 신규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대조된다.
일본의 3대 정유기업 가운데 1곳인 에네오스(Eneos)는 2023년 10월 와카야마(Wakayama) 정유공장을 폐쇄하기로 했으며, 자체 배출량에 해당하는 스코프 1 및 2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40년까지 사실상 제로(0)화하고 2050년에는 스코프3까지 감축하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했다.
에네오스는 저탄소‧순환사회 전환을 위해 먼저 수소 에너지 실용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기간 석유정제 사업에서 축적해온 노하우와 기존 사업장 등을 활용해 다양한 영역에서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수소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이산화탄소 프리 수소를 대량으로 저가에 조달하는 경로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세계 각지 관련기업과 협력하며 여러 지역에서 조달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를 주목하고 현지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수소를 일본까지 조달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동남아와 중동 정유기업이 포집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제로화한 블루수소를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적으로는 일본 정부의 청정수소 도입량 목표 절반 정도를 이산화탄소 프리 수소로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수소 수송효율이 과제이기 때문에 수소와 톨루엔(Toluene)을 반응시켜 얻을 수 있는 MCH(Methyl Cyclohexane)를 수소 캐리어로 사용하는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MCH는 상온에서 액체이며 수소를 약 500분의 1로 압축해 수송할 수 있고 휘발유와 비슷하게 취급 가능해 기존 석유정제설비나 저장설비를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쟁 우위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에네오스는 최근 재생에너지 베이스 전력으로 물과 톨루엔에서 MCH를 직접 합성하는 독자적인 다이렉트 MCH 기술 개발에 성공했으며 수전해로 얻을 수 있는 수소를 톨루엔과 반응시키는 기존 방법과 달리 공정 수가 적어 설비 코스트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소형‧중형 전해조에서 기술 검증을 진행했고 2025년까지 5MW급 대형 전해조로 실증해 2030년 이후 사업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


표, 그래프: <에네오스의 수소 서플라이체인 구축을 위한 장기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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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11년 2월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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