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은 PVC(Polyvinyl Chloride) 사업에서 수익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PVC는 우수한 단열성, 내구성을 갖추어 바닥재·지붕재·창호·파이프 등 건축자재에 투입되며 수급 동향이 주요 전방산업인 건설과 연관돼 있다.
2023년에는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인디아가 운송 인프라 확충을 본격화하며 PVC 시황 하락을 저지했고 LG화학과 한화솔루션도 PVC 판매가격 반등을 통해 일부 수익 보전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인디아는 일본산 PVC를 우대하고 있어 한국산이 인디아 수입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기존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침체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국내 PVC 생산기업들의 수익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인디아 수출 호조에 중국 수출 급감
LG화학은 글로벌 PVC 생산능력이 128만톤이며, 한화솔루션은 113만톤으로 인디아 수출 호조가 없었으면 PVC 사업에서 수익 악화를 막지 못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인디아는 2023년 3월 1220억달러(약 160조원)를 운송 인프라 확충에 투입하며 PVC 수입을 대폭 늘렸으며 몬순(우기) 동안 강우량이 역대 최저를 기록해 건설 투자를 예정보다 빠르게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PVC 수요가 급증했으며 2024년 몬순 이전까지 수입량을 유지하며 글로벌 수요를 일정수준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산 PVC는 인디아 수출량이 2019년 30만5426톤을 기록했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물류난이 확대되며 2020년 22만2479톤으로 급감했으나 2021년 23만3816톤을 회복했다.
이후 국내기업들이 중국 수출에 집중하며 2022년 18만9462톤으로 줄었으나 2023년 인프라용 호조를 타고 33만8381톤으로 전년대비 78.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디아는 2007년부터 한국산 PVC에 대해 LG화학에게 0.03%, 한화솔루션에게 1.36%, 기타 8.0%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했으나 2014년 재심을 거쳐 반덤핑관세율을 0%로 정하며 사실상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 수출장벽이 높지 않은 편이다.
다만, 인디아는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타이완산 등에도 반덤핑관세를 부과하지 않으며 일본산에 특히 유리한 관세 구조로 일본산 수입량이 2022년 54만3600톤에 달했고 2023년에도 61만8947톤으로 급증해 한국산이 인디아 시장에서 다른 수입제품과 경쟁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릴라이언스 150만톤에 DCM도 대규모 투자
최근 인디아가 자체적으로 PVC 신증설을 확대하고 있는 것 역시 국내 2사에게 우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인디아는 PVC 수요가 350만톤 이상이나 생산능력이 150만톤 수준이고 2025년 수요가 430만톤으로 연평균 6-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생산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릴라이언스(Reliance Industries)는 다헤지(Dahej)와 잠나가르(Jamnagar)에 원료부터 이어지는 PVC 150만톤 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다.
인디아 2대 CA(Chlor-Alkali) 메이저인 DCM Shriram은 2028년까지 1200억루피(약 2조원)를 투입해 구자라트(Gujarat)에 대규모 PVC 플랜트를 포함한 CA 체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가성소다(Caustic Soda), 염소, PVC, PVC 컴파운드, 시멘트, 칼슘카바이드 등을 상업화할 계획이며 기존 CA 체인과 함께 67만5000톤 체제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자라트는 염전이 있어 전해용 공업염을 안정적으로 확보 가능하고 신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전기요금이 동남아에서 저가인 말레이지아 수준까지 낮아 CA 투자에 최적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국내 생산기업들이 PVC 사업에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중국시장 회복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중국,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
2023년에는 국내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시장인 중국에서 최대 부동산 개발기업 헝다그룹이 파산 신청을 낸 영향으로 PVC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우려됐다.
특히, 중국이 글로벌 PVC 생산능력 중 40%를 장악하고 있고 2023년에만 총 100만톤 수준의 신증설 프로젝트를 진행해 생산능력을 2900만톤으로 확대한 결과 수입을 대폭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에 대한 PVC 수출량은 중국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화학공장 가동을 규제하며 수입을 늘린 영향으로 2020년 7만4743톤으로 8배 가까이 폭증했으나 이후 중국기업들이 일부 가동을 재개하며 2021년 5682톤에 그쳤다.
2022년 2만1675톤을 기록하며 코로나 이전 수준을 되찾았으나 2023년에는 중국이 신증설 플랜트 가동을 본격화한 영향으로 1만4674톤으로 3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헝다그룹의 파산 신청을 전후로 중국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중국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2023년 12월 부동산 판매량(면적 기준)이 1년만에 23.0% 급감했으며 주요 100개 도시의 기축주택 가격 하락률이 3.5%에 달했다.
부동산 GDP(국내총생산)가 전체 GDP의 25%를 차지하고 중국인 대다수가 보유 재산의 80% 상당을 부동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침체는 내수 및 소비 둔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PVC 수입은 2024년에도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PVC 페이스트로 내수 유지…
일본은 PVC 페이스트를 통해 인디아 수출 뿐만 아니라 내수도 일정수준 유지하고 있다.
PVC 페이스트는 벽지, 바닥재, 자동차 내장을 비롯한 언더보디 코팅용이 주력 용도이며 국내에서는 LG화학이 발암물질 문제로 2019년 여수공장의 PVC 페이스트 8만톤 라인을 폐쇄했으나 일본산은 우수한 디자인성과 가공편의성 등 기능성이 호평을 받고 있다.
일본은 2022년 PVC 페이스트 내수 판매액이 339억엔으로 15.9% 증가하며 2001년 310억엔을 달성한 이래 처음으로 300억엔대를 회복했다.
다만, 판매량은 12만7659톤으로 2.7% 감소했으며 2013년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낸 가운데 판매액은 275억엔에서 23.2% 증가했기 때문에
약 10년 동안 가격이 20% 상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판매액은 2016년부터 증가세를 이어왔고, 코로나19 확산으로 나프타(Naphtha) 가격이 급등했을 때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PVC 페이스트를 주요 원료로 사용하는 가공제품 역시 가격 인상이 추진되고 있다.
일본 PVC 벽지 점유율 50%를 장악하고 있는 인테리어 메이저 Sangetsu는 2021년부터 2022년에 걸쳐 3회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벽지는 인테리어 공정 중 마지막에 사용해 납기를 맞추는 것이 까다롭고 대규모 프로젝트에서는 1년 이상에 걸쳐 납품되는 등 가격 인상안이 수용되기까지 상당시간이 소요되나 2023년 주택건설기업, 종합건설기업 등 발주처에서도 신규 가격을 수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PVC계 벽지 내수 출하량은 2022년 5억9700만평방미터로 1.6% 감소했다.
단독주택 및 임대주택, 대규모 재개발 등 상업시설 수요 감소에 따른 것으로 파악되나 호텔 등 인바운드 수요는 계속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벽지용 이어 자동차용 신소재 개발 강화
일본 PVC 페이스트 생산기업들은 신소재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도소(Tosoh)는 주력 생산기지인 야마구치현(Yamaguchi) 슈난시(Shunan) 소재 난요(Nanyo) 사업장에서 PVC의 주요 원료인 전해 및 VCM(Vinyl Chloride Monomer)부터 PVC 페이스트 생산까지 스케일 메리트를 살려 일관생산하고 있다.
내수 시장용은 벽지·바닥재 뿐만 아니라 자동차용을 주요 용도로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VC 페이스트 연구개발은 요카이치(Yokkaichi) 소재 고분자소재연구소에서 추진하고 있다.
수요기업과 더 가까운 장소에서 용도를 개발할 계획이며 인접한 우레탄 연구소, 기능성 폴리머 연구소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도소는 우수한 폴리머 연구능력을 응용한 신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주력인 벽지용은 시공성과 균열내성 향상은 물론 자동차용으로서 사용자의 니즈인 탄소중립성을 고려한 그레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친환경 솔루션 제시하며 고부가화
가네카(Kaneka)는 Kanevinyl Paste 브랜드로 PVC 페이스트를 공급하고 있다.
일본과 말레이지아를 합쳐 3개 공장에서 공급할 정도로 아시아 지역에서 유수의 공급능력과 폭넓은 그레이드 라인업을 갖춘 것이 강점이며, 가네카의 안정적인 공급망은 일본 및 글로벌 수요기업이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수용은 주택·오피스 등 내장용 벽지 및 바닥재용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벽지용 그레이드는 원료와 최종제품의 부가가치를 전체적으로 향상시키는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다.
친환경 PVC 페이스트 공급에도 계속해서 주력하고 있다.
프로세스적으로 에너지 절약과 재생제품 이용 등 이산화탄소(CO2) 감축에 기여하는 PVC 페이스트에 대한 수요기업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가네카 역시 순환형 재활용 시스템 구축 및 친환경제품 솔루션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hindai-Ichi Vinyl은 Zest 브랜드를 통해 범용 및 PVC 페이스트를 공급하고 있다. PVC 페이스트 사업은 벽지·바닥재용이 주력으로 약 80%를 차지하며 신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hindai-Ichi Vinyl은 수요기업에 대한 기술 서비스를 기반으로 사업활동을 펼칠 계획이며 PVC 페이스트의 신규 용도 개척은 물론 확대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의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사업에 한층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 (윤우성 기자: yy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