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상승함에 따라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정유 4사 중 정유 사업 비중이 큰 편인 에쓰오일은 2024년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54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9% 감소했으나 2023년 4분기 영업적자 564억원에 비해 크게 개선됐고, 특히 정유 사업 영업이익이 2504억원으로 한분기만에 5000억원 이상 폭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석유 사업부문 영업이익이 5911억원으로 한분기만에 7563억원 폭증했으며, HD현대오일뱅크는 정유 사업 영업이익이 2192억원으로 2800억원 상당 폭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는 아직 영업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다른 3사와 마찬가지로 정유 사업에서 큰 폭의 수익 개선을 달성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는 석유제품 수출량이 1분기 1억2690만배럴에 달하며 역대 최대기록을 갱신했다.
정유 4사는 2023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 영향이 약화됨에 따라 수익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된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란·이스라엘 간 충돌 등으로 중동지역 정세가 악화돼 원유 공급에 따른 시장 불안이 높아져 상승세를 나타냈으며 싱가폴 정제마진은 1분기 배럴당 12.6달러(2월 15달러)로 손익분기점 4-5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다만, 고유가에 따른 수익성 유지는 원유 수요가 늘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전쟁 등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간 이어지면 경기위축으로 수요가 줄어들고 정제마진도 하락해 고유가 효과가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분기는 난방유 사용 비수기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기조 지속가능성,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위축 등으로 정제마진이 1분기 대비 안정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OPEC(석유수출국기구)+가 원유 감산 정책을 유지할 예정이고 날이 따뜻해지며 본격적인 드라이빙 시즌이 도래하는 등 이동연료 수요가 증가하는 점은 우호적 요인으로 주목된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4월 정제마진은 국제유가 상승과 수요 비수기가 겹치며 7.6달러로 1분기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며 “5-7월에는 성수기 효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으나 일부 공급차질이 해소되며 제한적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Endemic: 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급증한 해외여행 수요가 2024년에도 항공유 소비량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24년 세계 항공사의 여객 운송량은 47억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최대 기록 45억명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항공유 소비량은 2023년 3467만배럴로 전년대비 약 37% 급증했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