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제일제당, PHA 비닐 개발 … LG·롯데, 화장품 용기 재활용성 강화
포장재는 최근 차세대 플래스틱 적용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은 플래스틱 포장재 소비율이 1인당 하루 0.18kg으로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유럽연합(EU)이 플래스틱 포장재 재활용 목표치를 2025년 50%, 2030년 55%로 설정하는 등 글로벌 탈플래스틱 정책을 확대함에 따라 포장재 산업에서 재활용·바이오 플래스틱 등 친환경 플래스틱 소재를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Polyhydroxy Alkanoate)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PHA를 적용한 비닐 포장재를 개발해 CJ올리브영의 당일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 상품의 포장에 도입했으며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PVC(Polyvinyl Chloride) 소재를 배제했다.
PHA를 포함한 생분해성 소재로만 제조했음에도 일반 비닐과 유사한 내구성·차폐성을 확보하고 송장 스티커가 떨어지지 않는 접착성을 갖추어 배송용 포장재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24년 1월 경기도 도심형 물류기지(MFC) 2곳에서 인근 지역 CJ올리브영 오늘드림 배송에 신규 포장재를 사용하고 확대 적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국내 편의점 브랜드 CU와 PHA 코팅기술을 적용한 컵라면 용기를 출시하는 등 PHA 용도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20년 PHA 시장에 진출해 2021년 인도네시아 파수루안(Pasuruan) 바이오 공장에 전용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aPHA(Amorphous PHA) 5000톤을 상업화했다.
친환경 플래스틱 소재는 화장품에도 적극 도입되고 있다.
LG화학은 2023년 하반기 아모레퍼시픽과 친환경 패키지 개발 및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화장품 용기의 친환경화를 선도하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미장센 용기에 PCR(Post Consumer Recycle) PE(Polyethylene), 뚜껑에는 PCR PP(Polypropylene) 원료를 공급하고 있으며 바이오·열분해유 베이스 플래스틱 원료를 통해 친환경 소재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양사는 최종 소비자의 피드백을 공유해 친환경 소재 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공급-수거-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순환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친환경 PBAT(Poly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로 북미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2023년 말 씨티케이바이오캐나다(CTK Bio Canada)와 친환경 생분해 소재 개발 및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다양한 친환경제품을 상용화하고 북미시장 영업·마케팅에 협조하고 있다.
글로벌 화장품 플랫폼 전문기업 씨티케이(CTK)의 캐나다 자회사인 씨티케이바이오캐나다는 2020년 기존 플래스틱 대체소재의 공급을 위해 설립됐으며 PBAT 베이스 생분해 신소재 얼스 에디션(Earth Edition)을 개발했다.
얼스 에디션은 100% 분해를 위해 산업용 퇴비설비가 필요한 PLA(Polylactic Acid)와 달리 자연 상태에서 분해해도 폐기물, 잔류물질, 미세 플래스틱 등이 남지 않아 별도의 설비 교체 없이 기존 플래스틱 공장에서 다양한 친환경제품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2024년 서산공장에서 생분해성 고분자 소재인 컴포스트풀(Compostful) 5만톤을 가동할 예정이며 생산한 컴포스트풀을 활용해 씨티케이바이오와 협력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역시 친환경 패키징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23년 말 고부가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소재인 페트 클리어(PET CLEAR)로 만든 패키징으로 유럽의 재활용성 검증기관인 리사이클래스(RecyClass) 인증을 취득했다.
롯데케미칼의 페트 클리어는 일반 PET와 동일한 화학성분으로 구성했으나 재활용성이 더 우수하고 투명성까지 개선한 고부가 PET 소재로 우수한 성형성과 친환경성을 바탕으로 화장품·전자제품·다회용기 등에서 재활용이 어려운 투명 소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및 음료 생산기업들의 친환경 소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022년 페트 클리어를 출시했으며 재활용 가능한 소재에 대한 제3기관의 인증서를 요구하는 글로벌 화장품 메이저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리사이클래스 인증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2023년 7월 펌텍코리아와 화장품 시장의 플래스틱 순환 플랫폼 확립을 위해 친환경 소재 적용 화장품 패키징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SK케미칼은 에스티로더(Estee Lauder)의 화장품 용기에 재활용 소재를 공급한다.
SK케미칼은 2023년 하반기 에스티로더와 순환 재활용 솔루션 공급에 관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하고 에스티로더가 친환경 화장품 용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순환 재활용 소재가 적용된 에코트리아·스카이펫 CR, 사용 후 재활용이 가능한 에코젠 클라로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에스티로더는 럭셔리 색조 화장품, 스킨케어, 향수, 헤어제품을 제조하는 대표적 글로벌 화장품 생산기업으로 바비브라운, 아베다, 크리니크, 라메르 등 30여개의 유명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SK케미칼과 에스티로더는 지속가능한 화장품 용기 생태계 구축을 위해 재활용 원료 함량을 점차 높이고 리사이클이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SAN(Styrene Acrylonitrile) 등 다른 플래스틱 소재와 유리 등을 대체할 예정이다.
SK케미칼의 재활용 솔루션이 에스티로더 뿐만 아니라 여러 하위 브랜드에도 적용되면 글로벌 화장품 용기 시장의 저탄소화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SK케미칼은 국내 화장품 용기 시장에도 재활용 소재를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
3월 국내 화장품 용기 시장점유율 1위 한국콜마 자회사 연우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용기 개발과 상업화를 추진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6월에는 글로벌 1위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기업 코스맥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자회사 SK산토우를 설립해 중국 그린소재 전문기업 슈에(Shuye)의 순환 재활용 원료와 순환 재활용 PET 사업 관련 자산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재활용 플래스틱 사업을 위한 글로벌 생산기지를 마련한 바 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