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소자에서 발생하는 열을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김경민 교수 연구팀은 산화물 반도체의 열-전기 상호작용을 활용한 열 컴퓨팅(Thermal computing)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소자에서 발생하는 열은 에너지 소모를 늘리고 정상적인 동작을 방해하기 때문에 열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이 반도체 기술의 관건으로 여겨지나 연구팀은 오히려 열을 컴퓨팅에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연구팀은 온도에 따라 부도체에서 도체로 전기적 특성이 변하는 열-전기 상호작용이 강한 모트 전이(Mott Transition) 반도체 소자를 활용했다.
낮은 열 전도도와 높은 비열을 지닌 PI(Polyimide) 기판 위에 모트 전이 반도체 소자를 제작해 발생한 열이 PI 기판에 저장될 수 있도록 했다. 저장된 열은 일정 시간 유지되며 공간적으로도 전파되기 때문에 시간적·공간적 정보로 활용해 컴퓨팅을 수행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열 저장·전달 기능을 최적화해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의 100만분의 1 수준의 에너지만으로 경로 착지 등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성공했다.
김경민 교수는 “단순히 전기 신호만 사용하던 컴퓨팅 기술은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며 “AI(인공지능) 발전으로 대두하는 컴퓨팅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초저전력 컴퓨팅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열 컴퓨팅 연구는 KAIST와 미국 샌디아 국립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결과는 6월18일 글로벌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에 게재됐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