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몬순 전 성수기에도 수요 둔화 … FPC, 가격 인상 실패
PVC(Polyvinyl Chloride)는 상승세가 둔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FPC(Formosa Plastics)는 3월 중국 수출가격을 톤당 795달러, 인디아 수출가격은 820달러로 각각 전월대비 30달러 인상했다.
중국 춘절 연휴가 끝나고도 PVC 수요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고 원료 에틸렌(Ethylene)은 아시아 시황이 톤당 950-960달러로 1월 말에 비해 4-5% 높은 수준을 형성해 코스트 전가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FPC 수출가격은 아시아 PVC 가격 기준으로 활용되나 실제 거래에서는 인상 폭이 10-20달러에 그치고 30달러 인상을 제시하면 거래 성사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은 PVC 내수가 침체된 상황이며 생산기업들이 수출에 강한 의욕을 나타내고 있어 내수가격이 780달러 이하에서 800달러 이상 수준에 머무름에 따라 FPC 가격이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 메이저는 3월 인디아 수출가격을 850-870달러로 2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했으며 중국 뿐만 아니라 그동안 아시아 수요 증가세를 견인했던 인디아 시장이 침체 양상을 나타냄에 따라 4월 이후 한동안 원료가격 상승을 이유로 PVC 수출가격을 인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디아는 2023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PVC 수요가 급증했으며 아시아 수급을 지탱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로 관개용 경질 PVC 파이프 등 농업 인프라 자재 관련 수요가 가파른 증가세를 계속했으며 2023년 들어 부동산 침체 및 재고 조정으로 내수가 급감한 일본 등이 수출에 주력한 영향으로 PVC 수입량이 320만톤으로 70% 가까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산 수입량은 33만8381톤으로 전년대비 23.2% 급증했으며, 기존 주요 수입국인 일본산 수입량은 약 48만톤으로 41% 급증하고 중국산도 100만톤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전까지 PVC 수출량이 100만톤 정도였으나 2022년 이후 부동산 침체가 심화되며 주택용 PVC 수요가 침체됨에 따라 수출에 주력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전체 수출량이 240만톤으로 16.0% 급증하며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디아는 PVC 수요가 350만톤 이상이나 자체 생산능력이 150만톤에 불과해 수요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2024년에는 인디아 수요 호조가 종료되며 한국, 중국, 일본 등 주요 아시아 PVC 수출국들이 일제히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3년 10월 몬순 시즌이 종료된 이후부터 2024년 6월 다시 몬순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수요 증가세가 저조하고 릴라이언스(Reliance Industries) 등이 자체 생산능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릴라이언스는 다헤지(Dahej)와 잠나가르(Jamnagar)에 원료부터 이어지는 PVC 150만톤 플랜트를 건설하고, 인디아 2대 CA(Chlor-Alkali) 메이저인 DCM Shriram은 2028년까지 구자라트(Gujarat)에 대규모 PVC 플랜트를 포함한 CA 체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인디아 PVC 수요는 2024년 500만톤 이상으로 10% 증가하고 2025년까지 연평균 6-8%대 증가율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의 인디아 PVC 수요 침체가 상반기 일시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인디아 총선이 종료된 5월 이후 수요를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 성장 전망에도 FPC는 중국에 밀리며 단기적‧중장기적으로도 인디아 수입 PVC 시장에서 영향력이 축소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3월 수출가격으로 7만톤 이상을 판매한 가운데 인디아 수출량 2만톤은 수요기업들이 구매를 주저하며 수천톤 가량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아 PVC 수요기업들은 정부가 1220억달러(약 160조원)를 운송 인프라 확충에 투입한 2023년 PVC 수입을 대폭 늘리며 재고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로 파악된다.
여기에 FPC가 에틸렌 가격 상승을 이유로 큰 폭으로 올린 수출가격도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중국산 카바이드(Carbide) 베이스 PVC가 750-760달러에 거래됨에 따라 60-70달러 수준 더 높은 FPC 생산제품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시아 시장 전체적으로도 유일하게 수요가 일정수준 유지되고 있는 인디아에서 가격이 낮은 중국산이 주로 거래되고 FPC 생산제품은 거래되지 않는다면 하락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