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대표 신학철)이 CAPEX(설비투자)를 줄이기로 했다.
LG화학은 7월25일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당초 4조원을 계획했던 캐팩스가 2023년과 유사한 3조원 초중반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기자동차(EV)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과 석유화학 부문의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 첨단소재 부문의 다운스트림 수요 부진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LG화학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05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3% 급감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하반기에는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과 운임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당초 예상보다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운영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2차전지 소재 가운데 하나인 분리막 사업은 확장을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배터리 소재의 수요 성장과 중국 분리막 생산기업의 경쟁력 등을 고려해 기존 생산량 확장 계획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설명했다.
당장 일본 도레이(Toray)의 분리막 사업 전략 방향 변경 및 시장 현황 등을 고려해 기존 도레이와 협의된 내용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LG화학은 당초 도레이와 합작해 헝가리 분리막 원단 라인을 설립하고 2028년까지 8억평방미터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양극재 출하 전망치 역시 주요 완성차기업의 전기자동차 전략 조정에 따라 전년대비 40% 증가에서 20% 증가로 하향했으며 투자도 조정할 예정이다.
LG화학은 구미공장 램프업(생산량 확대)과 2026년 6월 초도 양산 예정인 미국 테네시 공장 건설은 계획대로 진행하되 2026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검토하던 국내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 공장과 모로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관련 투자는 순연하기로 결정했다.
청주 LFP 양극재 라인 양산 계획은 기존 2026년에서 2027년으로 미루고 개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용 LFP를 개발할 계획이며 복수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과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은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축소 등 부정적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전기자동차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투자 확대보다 기존 자산 효율화와 가격혁신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수요기업과의 물량 계약을 전제로 증설수준을 확정하는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