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전기자동차 화재로 배터리 실명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불탄 전기자동차(EV)에 알려진 것과 다른 배터리가 탑재된 것이 확인됨에 따라 관련 정보 공개 요구가 거세졌고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코리아는 8월13일 화재가 발생한 모델을 포함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기업을 공개했다.
벤츠가 공개한 목록에 따르면, 전체 29개 모델 가운데 단 9개만이 한국기업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2개, SK온이 7개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했으며 중국 CATL과 파라시스(Farasis)가 나머지 20개 모델의 배터리를 생산한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파라시스는 화재가 발생한 세단 EQE 350+를 포함해 8개 모델의 배터리를 공급했다.
앞서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기아와 BMW는 빠르게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기업을 공개했다.
공개된 전기자동차들은 일부 CATL의 배터리가 적용된 모델을 제외하면 대부분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가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에게 캐스퍼, 코나, 아이오닉6, 포터, 일렉시티 등과 기아의 니로, EV3, 봉고 Ⅲ EV, 쏘울 EV 등 14개 모델의 배터리를 공급했다.
SK온은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 아이오닉6, GV60, G80, GV70, ST1, 코나, 카운티 일렉트릭, 일렉시티 등과 기아의 레이 EV, 니로 EV, 니로 플러스, EV6, EV6 GT, EV9, 쏘울 EV 등의 배터리를 생산했다.
BMW는 iX1, iX3를 제외한 9개 모델의 배터리를 전부 삼성SDI에서 공급받았다. iX1과 iX3는 CATL이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정부는 전기자동차 포비아(공포증)를 진정시키기 위한 종합대책 수립을 위해 8월12일 환경부 차관 주재로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기자동차 및 지하 충전소 화재 안전 관계부처 회의를 개최했다.
또 8월13일에는 국토교통부가 전기자동차 제원 안내에 배터리 생산기업을 반드시 포함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자동차 산업계 관계자를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배터리는 전기자동차의 핵심부품으로 관련 정보는 통상 영업비밀로 취급돼 배터리 생산기업 공개를 강제하면 법적 문제나 통상마찰을 일으킬 우려가 있으나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은 이미 2018년부터 배터리 이력 추적 플랫폼을 통해 배터리 생산기업을 공개하고 있으며 미국 일부 주와 유럽연합(EU)도 공개를 예정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 8월 자동차 관리법 개정을 완료해 배터리 이력관리제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으며 배터리 이력관리제를 배터리 식별번호 관리 시스템 구축시기 등을 감안해 배터리 안전성 사전인증과 함께 2025년 2월 시행할 예정이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