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제시했다.
SAF는 기존 항공유와 물리적·화학적 성질이 같아 항공기 개조 없이 기존 항공유와 섞어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로 현재까지 항공업에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으로 주목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국내 정유기업 최초로 SAF 생산을 공식 인증하는 ISCC 탄소 상쇄 및 감축제도(CORSIA) 인증을 획득했으며, HD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최초 SAF 수출에 성공한 바 있다.
앞으로 항공사와 구매계약 체결이 진전되고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구체적인 생산·수출량이 집계될 것으로 예상되며 8월30일에는 대한항공의 인천-하네다 노선 항공기에 에쓰오일의 SAF가 급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로서는 SAF 활용 확대가 항공운임 인상 요인이 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SAF는 폐식용유, 동물성 유지, 팜 부사물 등으로 생산돼 기존 원유보다 공정 절차가 복잡하고 시세도 일반 항공유의 2.5배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다만,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SAF 활용 확대에 따른 운임 인상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SAF 혼합 비율이 전체 연료의 1%로 매우 적은 양이고 예상 비용을 계산해도 인천-파리 노선 승객 1명당 추가되는 비용이 6000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사는 SAF를 사용함으로써 탄소배출권을 덜 사도 된다”며 “결국 실질적인 비용은 더 낮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공사들은 2027년 CORSIA 의무화에 따라 국제항공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수준으로 동결하고 초과량은 배출권을 구매해 상쇄해야 하며 SAF를 혼합 급유하면 그만큼 탄소 배출이 감축돼 개별 항공사가 부담해야 하는 탄소배출권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국토부는 운임 인상을 억제할 수 있는 별도의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국제항공 운수권 배분 시 항공사별 점수를 매기는 과정에서 SAF 비용의 운임 전가 정도를 반영하는 것이 대표적이며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공항시설 사용료를 개편하거나 승객들에게 SAF 도입 항공편을 이용하면 마일리지 또는 포인트 혜택을 제공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부도 정유기업의 생산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현재는 기존 정제공정에 바이오 원료를 투입해 SAF를 생산하나 SAF 전용공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투자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 제공을 검토하고 있으며, 항공사들이 기존 항공유와 SAF를 한번에 구매할 수 있도록 원스톱 공급 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한국은 8월30일부로 세계에서 20번째, 아시아에서는 4번째 SAF 상용 운항을 시작한 국가가 됐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