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광발전(PV) 패널 리사이클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다.
일본 Shinryo는 접착제 수지를 열분해 등으로 깨끗하게 제거하는 기술을 상용화했으며, 도쿠야마(Tokuyama)는 홋카이도(Hokkaido)에서 진행하고 있는 독자기술 실증시험이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최대 유리 생산기업인 AGC 역시 플로트판유리 품질을 훼손하는 커버글래스 함유성분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프로세스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10년 후 폐패널 대량 폐기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도 리사이클 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PV 패널 부품 재이용이 현실화하고 있다.
한국, 정부 주도로 녹색 신산업으로 육성
정부는 2023년 1월 국무조정실 주도로 태양광 폐패널 관리 강화 방안을 심의·확정했다.
신재생에너지 트렌드가 확대됨에 따라 PV 보급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7년을 기점으로 폐 PV패널 발생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폐패널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 따르면, 폐패널 발생량은 2025년 1223톤에서 2027년 2645톤, 2032년 9632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폐패널은 알루미늄(Aluminium), 은, 구리, 실리콘(Silicone) 등 유용자원을 회수할 수 있어 자원순환 측면에서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정부는 국무조정실, 환경부, 산업부 등 관계부처를 중심으로 폐패널 발생 증가에 대비하고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태양광 패널의 생애 전주기를 고려한 태양광 폐패널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3년 내 폐패널 재활용·재사용률 80% 이상을 목표로 패널 생산단계부터 재활용을 고려하도록 유도함은 물론, 태양광 설비 해체공사 시 안전관리 강화, 규모별·상황별 수거 및 처리 체계 확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재활용 처리 전 재사용 가능성을 점검해 폐패널 감량화를 유도하고, 폐패널 관련 통계체계를 정비하는 등 관리·서비스 기반도 강화할 방침이다.
관계부처인 환경부는 재활용 산업계의 건의를 반영해 2024년 2월 태양광 폐패널 보관 규제를 완화해 핵심광물과 희소금속을 다량 포함하는 태양광 폐패널의 보관량과 기간을 1일 처리량 기준 30일 이하에서 180일 이하로 확대했다.
4월에는 4억원을 지원하는 태양광 사용 후 패널 자원순환 녹색융합클러스터 조성계획 및 조성 로드맵 마련 연구를 공고하는 등 태양광 폐패널 자원순환을 녹색 신산업으로 육성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한화큐셀, 솔라사이클과 패널 재활용 파트너십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미국 재활용 전문기업과 협력을 강화한다.
한화큐셀은 2024년 2월 미국 태양광 재활용기업 솔라사이클(Solar Cycle)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솔라사이클은 미국에서 태양광 패널을 폐기·소유·설치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양사는 수입 원자재에 대한 의존도 감소와 순환형 청정에너지 공급망 확립이라는 비전을 가속화하고 알루미늄, 은, 구리, 실리콘, 저철분 유리 등 패널에 포함되는 소재를 미국 공급망에서 재사용하기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솔라사이클이 보유한 특허 기술은 태양광 패널 모듈 가치의 95% 이상을 추출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화큐셀은 솔라사이클과 협력해 자사의 패널 재활용은 물론 수요기업의 재활용 니즈에도 대응할 방침이다. 솔라사이클은 한화큐셀의 태양광 모듈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효율적인 해체 노하우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솔라사이클은 현재 텍사스 오데사(Odesa)와 애리조나 메사(Mesa) 사업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미국 태양에너지 공급기업 40곳 이상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한화큐셀은 솔라사이클과의 협력을 통해 더 효율적이고 가치 있는 방식으로 패널을 재활용해 더 많은 원자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2040년 폐패널 최대 80만톤 배츨
일본은 폐패널 배출량이 2035-2040년 사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와 환경성 등에 따르면, 일본은 앞으로 폐패널 배출량이 17만-28만톤(약 1000만-1700만장) 수준으로 예상되나 2040년에는 최대 80만톤에 달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존재하는 등 세부적인 예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2012년 고정가격계약(FIT) 제도를 시행함에 따라 난립한 태양광 패널이 수명을 다해 대량 폐기가 도래하고 있음은 확실시된다.
일본은 태양광 패널 가운데 약 95%가 실리콘계로 추정되는데 실리콘계 패널은 구조적으로 플래스틱 백시트와 커버글래스가 실리콘 셀과 구리배선을 감싸는 형태이며 접착제도 EVA(Ethylene Vinyl Acetate) 수지를 사용한다.
폐패널은 리사이클 방법이 확립되지 않으면 산업폐기물로 매립할 수 밖에 없으며, 유리는 분쇄해 노반 소재나 유리섬유 원료로 사용하는 기존 리사이클 방법이 있으나 대량 폐기가 예정된 폐패널을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폐패널 중량의 최대 63%를 차지하는 커버글래스 리사이클은 자원 절약에 있어 매우 중요하게 평가된다.
Shinryo와 도쿠야마는 높은 기술장벽을 극복하고 폐패널 고도 리사이클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AGC는 양사로부터 확보한 리사이클 유리 분쇄파편으로 건축용 유리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커버글래스부터 알루미늄에 은까지 리사이클 필요
태양광 패널 리사이클은 기술적으로 높은 난도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커버글래스 리사이클을 저해하는 기술장벽 가운데 하나는 접착제로 사용하는 EVA가 패널 구성부품을 강력하게 접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EVA를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은 매우 난해하며 Shinryo와 도쿠야마는 열을 이용해 완전히 용해한 다음 선별공정을 거쳐 커버글래스와 기타 소재의 불순물 혼입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또 커버글래스에 포함된 소포제용 안티몬(Antimony)이 야기하는 물성 문제도 높은 기술장벽으로, 투명도 열화 등을 야기해 커버글래스 베이스 분쇄파편으로 건축용 판유리를 생산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다만, AGC는 플로트 판유리 생산에 사용하는 분쇄파편의 커버글래스 베이스 비율을 조정해 물성 열화없이 플로트 판유리 생산이 가능함을 증명했다.
AGC는 판형 유리 생산에도 성공해 폐패널 수평 리사이클로 건축용 유리를 생산하는 기술을 실증했다.
일반적으로 플로트 판유리 생산용 분쇄파편은 생산·가공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소재를 원료의 30-70% 수준으로 적용할 수 있는데 AGC는 앞으로 커버글래스 베이스 분쇄파편 비율을 높여도 판유리 품질에 영향이 발생하지 않는 기술을 연구할 방침이다.
10년 후 패널 대량폐기 시대를 앞두고 커버글래스 뿐만 아니라 알루미늄과 은이 포함된 실리콘 셀, 구리선 등 모든 소재의 수거부터 공급을 포함하는 네트워크를 통한 방식이 이상적인 리사이클로 기대되고 있다.
Shinryo, 고도 리사이클 설비 상업가동
Shinryo는 2023년 6월 고도 태양광 패널 리사이클 공장 상업가동을 개시했다.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의 계열사인 Shinryo는 2018년부터 실리콘계 패널을 분쇄처리해 노반 소재로 공급하거나 외부 산업폐기물 처리기업에 의뢰하는 사업을 영위했으며 2023년부터는 10년 동안 개발한 기술을 상용화해 산업폐기물 처리비용 절감 및 재활용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거두
고 있다.
설비는 열분해로와 선별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질소를 혼입한 섭씨 500도 로에서 스팀 가열해 EVA를 분해한다.
배기가스는 열 재활용을 통해 에너지 절약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손된 태양광 패널은 설비 투입 시 3회에 달하는 선별공정을 통해 커버글래스 뿐만 아니라 구리선, 실리콘 셀로부터 불순물을 철저하게 제거하고 진둥체와 풍력선별, 에어테이블 설비를 거쳐 금속탐지기를 통한 최종 점검 후 리사이클 분쇄파편으로 완성된다.
Shinryo는 90평방미터 설비의 24시간 연속가동을 시작했다. 폐패널 처리능력은 9만장(약 1500톤)으로 알려졌으나 폐패널 발생량이 적은 현 단계에서는 아직 가동률이 낮은 수준이다.
분리한 유리 분쇄파편은 주로 글래스울 생산기업에게 공급하고 있으며 AGC가 Shinryo의 커버글래스 베이스 분쇄파편으로 판형 유리 생산에 성공함에 따라 유리 생산기업이 사용하는데 충분한 순도의 리사이클 분쇄파편 공급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Shinryo는 10년 후 패널 대량 폐기 시대까지 처리능력을 최소한 100% 이상 증설할 방침이다. 1개 라인을 추가해 처리능력을 18만장으로 확대하고 요카이치시(Yokkaichi) 소재 미츠비시케미칼 사업장에도 설비를 건설할 계획이다.
아울러 폐기물 처리기업에 대한 라이선스 등으로 일본 전국에 리사이클 설비를 건설해 현지 생산·소비를 활용한 처리능력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도쿠야마,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공급에 활용
도쿠야마는 NEDO와의 촉매를 이용한 태양전지 모듈 리사이클 기술개발 공동연구 완료를 앞두고 있다.
홋카이도에서 2019년 연구동을 건설하고 핵심기술인 열분해 테스트와 최적화를 진행했으며 2022년 완전 자동화 프로세스 개발을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마무리하는 등 순조롭게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연속생산을 통한 품질 안정성을 검증하고 있으며 2025-2026년 사업화할 계획이다.
도쿠야마는 폐패널 리사이클 비즈니스 모델 검토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반도체 소재 원료로 활용하는 연구개발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분해 시스템은 Shinryo와 유사하며 300-450도에서 EVA와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등을 용해·가스화해 보일러 열효율화에 이용하고 있다.
도쿠야마는 구성부품의 불순물 혼입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에서 독자성을 확보해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도쿠야마의 설비는 인치당 구경과 사이즈를 미세 조정한 규소 다공질 세라믹필터(CF)를 사용해 수지를 용해·낙하시켜 CF 내부에서 완전히 열분해함으로써 유리, 수지, 셀, 리본을 분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CF에는 특수 주문 촉매가 코팅돼 열분해를 가속화하며 처리능력은 10만8000장 수준이다.
폐패널 유상 수거 및 재활용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 동시에 수거·배송망과 처리공장 배치를 최적화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으며 라이선스 사업도 고려하고 있다.
커버글래스 수요처 확보 가능성이 구체화되는 반면, 실리콘 셀 재이용은 기술적 과제로 남아 있다.
도쿠야마는 반도체용 고순도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나 최근 원료용 금속 실리콘 코스트 가 일시적으로 급격하게 상승해 고전하고 있다.
도쿠야마는 열분해로 얻은 실리콘 셀을 실리콘 공급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폐패널을 실리콘 공급망 안정화에 활용할 방침이다. (윤우성 선임기자: yy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