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운스트림 개선으로 영업이익 폭증 … 싱가폴 정제마진은 마이너스
에쓰오일(대표 안와르 에이 알 히즈아지)은 정제마진 폭락으로 수혜가 기대된다.
에쓰오일은 2024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9조570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4% 급증했으며 영업이익은 1606억원으로 341.1% 폭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정제마진 하락에 따른 정유 부문 적자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 증가와 윤활유 부문의 양호한 영업이익 덕분에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정유 부문은 매출액 7조4514억원, 영업적자 95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중심의 휘발유 수요 부진과 해상운임 상승으로 유럽 경유 수출이 제한되면서 정제마진이 약세를 나타냈으며, 두바이유(Dubai)는 4월 이후 주요국 경기지표 부진의 영향을 받아 하락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액 1조3085억원, 영업이익 1099억원을 기록했다. P-X(Para-Xylene)와 벤젠(Benzene) 시장은 다운스트림 수요 증가와 아시아 정기보수 집중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됐으며, PP(Polypropylene)는 정기보수와 중국 포장재 수요 개선으로 시황이 유지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싱가폴 복합 정제마진은 9월 첫째주 배럴당 1.62달러로 8월 첫째주에 비해 68% 급락하며 2020년 이후 계절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일찍 저점에 진입했다.
유안타증권은 정제마진이 2024년 9월5일 마이너스 0.31달러로 폭락한 후 9월6일 1.42달러로 회복했다고 강조했다.
계절적 성수기인 6-8월 드라이빙 시즌에도 미국의 휘발유 소비가 부진했으며 중국의 경기침체로 석유 수요가 급감한 영향으로 손익분기점인 4-5달러를 하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에는 공급 조절에 따른 정제마진 회복, 미국 허리케인 우려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2.7달러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멕시코만은 미국 원유 생산량의 14%를 차지하나 1등급 허리케인 프랜신(Francine)이 9월11일 멕시코만에 상륙함에 따라 산유 설비의 가동이 중단됐다.
미국 안전 및 환경집행국(BSEE) 집계에 따르면, 9월14일까지 일일 52만2000배럴의 원유 생산설비 가동이 중단됐으며 허리케인 영향에 따른 주간 생산 감소분이 182만배럴에 달했다.
에쓰오일은 최근 3년간 변동비 차감 후 정제마진이 마이너스 2달러에서 7.5달러 범위에 있었으며 2024년 1분기 5.0달러에서 2분기 0.5달러로 급락했다.
에쓰오일은 온산공장 정제능력이 일일 65만배럴 수준이며 최근 7년간 평균 매출이 24조원,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또 10조원을 투입해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석유화학 설비를 증설한다.
에쓰오일에 따르면, 샤힌 프로젝트 진행률은 2024년 2분기 말 기준 부지정지 94.9%, 설계·조달·시공(EPC) 30.9%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에쓰오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GS칼텍스는 AA+, SK에너지는 AA, HD현대오일뱅크는 AA-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에쓰오일이 글로벌 산업활동 위축에 따른 수요 침체에도 경쟁기업들의 신사업 부진과 글로벌 수급 타이트 등으로 국내 정유4사 가운데 가장 양호한 수익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관측했다.
글로벌 정유설비 증설은 2021년 설비 폐쇄 사이클로 마이너스 43만배럴을 기록한 후 2022년 54만배럴, 2023년 164만배럴로 급증했으나 2024년 100만배럴, 2025년 37만배럴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24년에는 상반기 나이지리아 Dangote 65만배럴, 쿠웨이트 KPC 62만배럴 등 대형 설비 양산 이후 하반기부터 증설 압박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신증권은 2024년 글로벌 정유 시장이 미국의 가동률 상승에 따른 북미·유럽 석유제품 재고 수준 정상화, 중동·아프리카 정제설비 증설 등의 영향으로 석유제품 수급이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