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1-10월 글로벌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20.2%로 전년동기대비 3.5%포인트 하락했다.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2021년 1-10월 31.7%에서 3년만에 20.2%까지 추락했다. 반면, 중국 CATL과 비야디(BYD)는 합산 점유율이 39.7%에서 53.6%로 상승하며 국내기업의 점유율을 가져갔다.
아울러 국내기업들은 전기자동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강점을 지닌 각형 및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 등 다변화 전략으로 추격에 나섰다.
다만, 중국기업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내수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화재 등 안전 문제가 부각되면서 완성차기업(OEM)의 관심은 중국기업이 주력하는 각형 배터리로 집중됐다. 배터리 폼팩터 가운데 하나인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캔에 셀을 넣어 외부 충격에 강하고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우수하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각형 점유율은 2023년 70.9%에서 2024년 1-10월 78.3%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각형 배터리를 공급하던 삼성SDI에 이어 각형 개발을 공식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2월3일 미국 GM(제너럴모터스)과 각형 배터리를 개발해 GM의 차세대 전기자동차에 탑재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각형은 후발주자이나 GM과의 공동개발을 시작으로 수요기업의 요구에 선택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방침이다.
SK온 역시 각형 배터리 개발을 완료하고 다수 완성차기업과 양산 시기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SK온은 각형 배터리를 2024년 6월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중국 저장지리홀딩(Zhejiang Geely Holding) 그룹에 공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3사는 주력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더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LFP 배터리 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 대비 약 30% 저렴하다.
다만, LFP 시장 역시 중국기업이 탄탄한 공급망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생산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뒤늦은 진입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으며 국내기업은 LFMP(리튬·인산·망간·철) 배터리와 저온 성능을 개선 LFP 배터리 개발 등 기술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배터리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가 품질, 안전성, 가격 경쟁력 등 측면에서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발전했고 종합적으로 한국 배터리가 역전당했다고 봐도 이상하지 않다”며 “빠르게 기술을 확보해야 점유율을 탈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우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