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래스틱협약, 2025년 협상위원회 재개 … 다양한 접근방법 모색 필요
국제사회는 2024년 말 환경 관련 회의를 잇달아 개최했으나 확실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10월부터 12월까지 생물다양성협약(CBD), 기후변화협약(UNFCCC), 사막화 방지협약(UNCCD) 등 UN(유엔) 3대 환경협약 당사국총회(COP)가 이어졌고 기후변화협약 COP와 사막화 방지협약 COP 사이에 부산에서 플래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가 개최됐다.
하지만, 11월 기후변화협약 COP-29 개막 직전 기후위기를 부정하고 파리(Paris) 협정에서 탈퇴했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 공조는 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과 관계없이 파리기후협약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고 있으며, 특히 30년 전부터 이어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구분하는 낡은 프레임 역시 비판받고 있다.
기후변화협약 포함 3대 UN 환경협약은 브라질 리우(Rio) 회의가 개최된 1992년 채택됐으나 기본협약에 불과해 의정서와 협정 등으로 세부 사항에 대한 보완이 요구되고 있다.
이후 최초 수정안인 1997년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에는 미국이 선진국들에게만 온실가스(GHG) 감축 의무를 부과하는 편파적인 내용에 반대를 표
명하며 불참한 바 있다.
1990년대에는 선진국들이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으나 앞으로 중국, 인디아의 배출량이 증가하면서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을 역전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결국 2015년에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의 감축을 추진하는 파리협정이 체결됐다.
파리협정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도입이 핵심이다. NDC는 교토의정서와 달리 다른 국가와의 협상 없이 국가별로 자주적으로 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법적 의무가 아니어서 달성하지 못해도 국제법 위반과 무관하나 정기적인 달성도를 보고하게 함으로써 연성 압박을 가하는 등 유연성을 살려 개발도상국까지 온실가스 감축 프레임으로 흡수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개발도상국 구도가 이어졌고 COP-29는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기후자금 증액이 쟁점을 형성했다.
기후자금은 개발도상국이 기후변화 대책을 추진하기 위한 자금으로, 파리협정 체제에서도 산업혁명 이래 누적 배출량을 고려하는 공동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CBDR) 원칙에 근거해 선진국이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가 발전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중국과 인디아를 언제까지 개발도상국으로 취급할지 주목된다.
중국과 인디아가 탄소중립 시기를 2060년과 2070년으로 설정하고 있는 가운데 21세기 말 섭씨 1.5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등 일부에서 파리협정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가운데 최근 기후변화 대책에 대해 협약으로 대표되는 단일 중심에서 출발하는 접근법 대신 다중심적인 대안들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와 같은 투자가가 피투자기업에게 기후 정보 제공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ICLEI(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지방정부협의회)처럼 도시, 지역 단위에서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글로벌로 확대되고 있다.
COP-29에 이어 개최된 INC-5에서도 글로벌 공조의 어려움이 드러났다. 국제사회는 부산에서 협약 성안을 위해 최종교섭을 마칠 계획이었으나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2025년 추가 협상위원회(INC-5.2)를 다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인 방안을 두고 일률적인 플래스틱 생산규제를 주장하는 유럽연합(EU) 등과 플래스틱 자체가 아닌 폐기물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사우디, 러시아 등 생산국이 격렬하게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INC-5.2가 다시 무산되지 않기 위해서는 파리협정에서 의장국이었던 프랑스 정부와 같은 수완과 유연한 NDC처럼 묘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윤우성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