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자일렌(Xylene)을 상온에서 고순도로 분리할 수 있는 다공성 소재를 개발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나명수·민승규 교수팀은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 전형필 교수팀과 상온에서 자일렌 이성질체를 분리할
수 있는 다공성 흡착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이성질체는 구성 원소와 원자 수는 같지만 분자 구조가 다른 물질로 용도가 각기 다르며, 자일렌은 오르토(Ortho), 메타(Meta), 파라(Para) 등 3가지 이성질체가 있다.
O-X(Ortho-Xylene)는 살충제나 염료 중간체 제조에, P-X(Para-Xylene)는 생수병이나 합성섬유의 원료로 하용되고 있다.
실제 석유화학 공정에서는 3가지 이성질체 뿐만 아니라 비슷한 에틸벤젠(Ethylbenzene)까지 총 4가지가 섞인 혼합물 형태로 나오기 때문에 고온·고압의 추가 분리 정제공정이 필요하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다공성 금속-유기 골격체(MOF)는 혼합물을 상온에서도 효율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MOF는 금속 이온과 유기물 분자가 연결돼 생긴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수준의 기공으로 이루어진 물질로 기공이 이성질체 분자들을 걸러내는 체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연구진이 개발한 MOF는 일반적인 MOF와 달리 측면 통로가 막히고 위아래 방향의 수직 통로만 열린 구조로 설계돼 수직 방향 입구로만 이성질체들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휘어진 형태의 O-X는 입구부터 걸러지고, 길쭉한 모양의 P-X와 에틸벤젠은 기공을 통과해 내부에 흡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명수 교수는 “상온·상압에서도 특정 이성질체를 분리할 수 있어 고온·고압에 의존하던 기존 공정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며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석유화학 분리 기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7월18일 전통 화학 분야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온라인판에 게제됐다. (강)